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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친구와 멀어지는 순간 5

2022.11.10주현욱

언제부터 친구와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음을 깨닫는다. 다툰 것도 아니고 딱히 기분 상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친구와 점점 멀어지는 순간.

중요한 일에 허덕일 때

철없이 놀던 시절과 달리 코앞에 닥친 일들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 나이가 되면 친구와의 만남은 자연스레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즐겁게 웃고 떠드는 것도 좋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는 만남이 부담스러워 약속 자체를 기약 없이 미루기도 한다. 흔한 어른들의 말 ‘먹고 사느라 바빠서’라는 말이 절실하게 와닿는다고 할까. 당장의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은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친구와의 관계는 잠시 미뤄두게 된다.

속한 그룹이 달라질 때

학창시절 친했던 친구들과 가장 큰 변환점을 맞게 되는 때가 바로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다. 스무살이라는 설렘과 동시에 지금까지와 완벽하게 달라지는 생활 패턴, 그렇게 정신없이 대학생활에 적응을 하다 보면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엔 쉬느라 바빠서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든다. 특히 통학이 멀거나 기숙사, 자취를 하게 되는 경우라면 방학 때를 제외하고는 더 자주 못 만나게 된다. 연락은 하더라도 한계가 있는 법, 만나는 것에 제약이 있다 보니 조금씩 멀어지게 된다.

서로 소홀해지는 게 느껴질 때

아무리 막역한 사이라도 해도 서로 간 상호작용이 있어야 그 사이가 원만하게 이어진다. 나는 그 친구에게 친구로서 도리를 다하는 것 같지만 내가 하는 것만큼 친구가 나를 신경 쓰지 않을 때, 그래서 서운한 감정이 점점 커져서 관계도 조금씩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함께 친하게 지내는 그룹에서 나에게만 관심이 없고 챙겨주는 것도 없다면 나에게만 소홀한 것 같아 그 친구와의 사이가 서먹서먹해진다.

군대, 취업, 결혼, 육아 등 인생의 단계가 서로 다를 때

친구들 중 나만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왠지 모를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친구들은 못 느낄지 몰라도 모임에 자주 참석하지 못하고, 또 그 모임에서의 이야기들이 단톡방에서 회자되다 보면 끼어들 틈이 없어 그냥 읽고 말아버린다. 어린 시절 정말 질리도록 만나면서 놀던 친구들임에도 자주 만나지 못하다 보니 가끔 만날 때면 괜히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멀어지는 건가 싶은 마음도 들고…

비슷했던 취향이나 관심사가 달라질 때

꽤나 오랫동안 취향이나 관심사가 비슷비슷한 경우가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경우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로 다른 대학교로 진학을 하거나 직장도 전혀 다른 계열로 다니게 되면 어쩔 수 없나 보다. 서로에게 생긴 공백만큼 관심사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자기 할 말만 하다가 끝나기도 하고, 때로는 영혼 없는 리액션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척 할 때도 많다. 그렇게 친했던 친구와의 만남이 조금씩 불편해지기도 한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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