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다. 금요일 데이트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첫째, 불금에 열리는 많은 파티를 포기해야 한다. 둘째, 그 파티보다 데이트가 재밌어야 하는 압박감이 있다. 셋째, 어느 식당에 가나 웨이팅이 있다. 넷째, 평일 동안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피곤함에 절어 있다. 마지막으로, 금요일 밤에 느끼는 외로움에 쉽게 속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일요일 데이트가 좋은 이유는?
1. 일요일은 사랑하기 좋은 날이다
어릴 적 교회를 다녀봤다면 알 것이다. 일요일은 기독교 신자들이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날이다. 교인들은 예쁘게 차려입고 맘에 드는 이성과 눈빛을 교환한다. 추파를 던진다. 독실한 사람들이 연애한 지 3개월 만에 혼을 올리는 이유다. 연인에게도 일요일은 성스러운 날이다.
2. 데이트 성공에 대한 압박감이 적다
일요일에는 바 자리를 위해 2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화려한 파티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무엇보다 주중의 업무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다. 평일에 “오늘 어땠어?”라고 물으면 일에 관한 대화로 이어진다. 자기 일을 아무리 사랑해도 데이트에서까지 일 얘기를 나눌 필요는 없다.
3. 주말 동안 충전된 에너지로 기분이 좋다
하지만 일요일에 “오늘 어땠어?”라고 물으면 자연스레 상대방의 관심사를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오늘 달린 러닝 코스에 대해, 또 누군가는 험난했던 분갈이에 대해 말할 것이다. 일요일 밤은 사회적 능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간이다. 주말 동안 채팅으로, 전화로 가까운 친구들과 편안한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일요일 저녁에는 재미있는 농담을 던지는 유쾌한 사람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4. 아쉬움은 다음 데이트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대개 일요일에 하는 데이트는 통금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통 밤 11시가 되면 다음 날 출근을 고려해 즉시 데이트를 멈추고 곧장 귀가한다. 일요일 첫 데이트에 마음에 드는 상대가 나왔다면 헤어질 땐 아쉽지만 다음 데이트가 더 기다려질 것이다. 과음과 숙취로 고생할 가능성도 작다. 반면 데이트가 나빴을 경우, 월요일 아침부터 우울감에 빠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쿨하게 헤어질 수 있다는 게 참 다행이다. 데이트 상대가 마음에 안 들땐 다음 날 출근을 핑계로 그 자리를 빠져나올 수 있다.
5. 월요병을 치유해준다
마지막으로 일요일 데이트는 월요병 극복에 도움이 된다. 월요병은 주말이 끝날 때쯤 다시 일터로 돌아갈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지끈 아픈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직장인이 월요병을 날리기 위해 일요일 낮부터 술을 마시곤 한다. 일요일에 데이트를 하면, 출근의 공포를 인연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체할 수 있다. 첫 데이트를 기회 삼아 월요병의 증상을 조금은 완화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