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이 뚝 끊기는 맥커터들의 카톡 유형 5

2023.02.09주현욱

이보다 무심한 카톡은 없다. 뜬금없고 무성의한 대답으로 대화의 맥을 끊는 맥터커들의 카톡 유형 5.

✂️“ㅇㅇ”
그냥 카톡이 하기 싫으면 싫다고 말하지. 아무리 친한 사이라더라도 계속해서 ‘ㅇㅇ’라는 답장을 받게 되면 말문이 턱 막힌다. 실제로 간단한 대답이 필요하거나 카톡을 끝내는 경우야 상관없지만, 흐름이 있는 대화에서 뜬금없이 ㅇㅇ가 등장하면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구구절절 긴 내용의 답장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다시 되묻지 않을 정도의 의사 표현만이라도 해주길 바랄 뿐이다.

✂️“확인”
이토록 차갑고도 차가운 답장은 대체 무슨 의도일까. 보통 ‘확인’이라는 답장은 공지사항만을 주고받는 단톡방에서 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친분이 있고 사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카톡에서조차 이런 답장을 보게 된다면, 순간 거리감이 훅 느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친하다고 하기에 애매하고 안 친하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사이라면 받는 사람 입장에서 더더욱 뻘쭘해질 수 있다.

✂️“ㅇㅈ”
고민을 털어놓던 스스로가 민망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물론 상대방에 입장에선 내 의견에 대한 동의 표시를 보인 것일 수 있지만 이상하게 꺼림칙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다른 대답 없이 ‘ㅇㅈ’이라는 두 자음만 보냈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왠지 모르게 내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는 듯한 기분. 괜히 상대방은 듣기 싫어하는 나만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는 것 같아 맥이 뚝 끊기는 듯하다.

✂️“아”
이보다 더 무성의한 카톡은 없다. 실제 얼굴을 마주 보며 들을 때도 맥이 끊기는 말을 카톡에서 보게 될 줄이야. 차라리 할 말이 없으면 할 말이 없다고 하든지, 대답하기 귀찮으면 씹기라도 하든지, 애매한 반응의 ‘아~’는 열심히 대화에 임하던 사람의 기를 쏙 빼는 말이나 다름없다. 맥이 뚝 끊기는 것은 물론 기분까지 상할 수 있는 카톡 유형이다.

✂️“알겠”
‘알겠어’도 아니고 ‘알겠’이라니, 혹시 ‘어’까지 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가? 아니면 뭔가 불만이 있나 별의별 생각이 들게 하는 답장이다. 상대방은 별 의미 없이 보낸 OK 표시일지 몰라도, 받는 입장에선 어딘가 찝찝한 느낌이 든다. 답장을 받고 한참 동안 고민한 뒤 ‘혹시 무슨 일 있어? 마음에 안 드는 거 있어?’라고 되물을 확률이 크다.

주현욱

주현욱

프리랜스 에디터

주현욱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기록하고, 문장으로 본질을 풀어내는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뒤 2015년 패션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GQ KOREA'를 중심으로 'VOGUE KOREA', 'Noblesse' 등 주요 매체에서 컨트리뷰팅 에디터를 겸했으며, 네이버·신세계·한섬 등 기업 브랜디드 프로젝트에서 배우부터 작가까지 수많은 인물의 인터뷰와 화보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극장의 불이 꺼지기 직전의 적막을 사랑하며, 희귀 영화 포스터를 수집하고 필름 스코어를 탐닉합니다. 모든 관람작에 예리한 평점과 리뷰를 남기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쓸데없이 집요한 구석도 있습니다.

더보기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