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본인은 진상인지 모르는 카페 진상 손님 5

2023.03.27주현욱

카페 알바생을 은근히 힘들게 하는 진상 손님들의 유형을 정리했다. 

1. 주문한다 말하고 너무 길게 고민할 때

주로 사람이 많은 시간대에 직원 한 명이 주문을 받고 음료도 제조해야 하는 카페에서 싫어하는 손님 유형으로 꼽힌다. 안 그래도 주문이 밀려 음료 제조하기 바쁜데, 주문하겠다 말하고 ‘음… 뭐 마시지?’라며 그제서야 뭘 마실지 같이 온 친구와 상의하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치곤 한다. 카페 알바생들은 손님이 무엇을 마실지 상의하는 내용은 별로 듣고 싶지 않다. 바쁜 직원을 계산대 앞에 몇 분간 세워 두는 건 상대방은 물론 뒷사람에게도 민폐가 되는 행동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2. 주문할 때 조그맣게 말하거나 제대로 말하지 않을 때

친절하게 ‘주문하시겠어요?’라고 묻는데 입을 거의 벌리지 않은 채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도 카페 알바생들은 힘들어한다. 심지어 확인 차 메뉴를 다시 물어봐도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듣지 못하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도 꽤 있다. 직원 입장에서 뒤에 손님들이 줄 서 있는데 이런 식으로 주문이 지연되면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또 메뉴명을 제대로 말하지 않아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다. 여러 메뉴명을 혼합해서 말한다거나 다른 카페에서만 파는 메뉴를 주문해 곤혹스럽게 만든다.

3. 술 취해서 단체로 몰려왔을 때

술에 잔뜩 취한 단체 손님들은 카페 알바생을 긴장하게 만드는 유형에 속한다. 술 냄새 풀풀 풍기면서 여러 명이 우르르 들어올 때부터 끔찍한 상황이 예상된다. 주문할 때부터 반말은 기본, 소리를 버럭 지르기 일쑤라 알바생을 비롯한 주변 손님들도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술에 취한 손님들은 매장 바닥에 토를 하거나 그릇과 컵을 깨기도 하고, 단체로 싸움을 벌여 심하면 경찰에 신고까지 하게 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술 약속이 있는 날엔 되도록이면 집으로 가는 게 어떨까.

4. 마감이 다 되도록 일어날 생각이 없거나 마감 직전 어려운 메뉴를 주문할 때

카페 알바생들은 마감까지 10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어려운 메뉴를 주문하는 손님도 별로 반기지 않는다. 아메리카노 정도는 비교적 쉽게 제조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각종 재료가 많이 올라가거나 제조 과정이 복잡한 메뉴는 필연적으로 알바생들의 정시 퇴근을 늦출 수밖에 없다. ‘영업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봤더니 ‘괜찮다’며 꼭 매장에서 먹고 가겠다는 손님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그렇듯 카페 알바생도 자신의 퇴근이 늦어지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

5. 거의 다 먹은 음료 환불해달라고 할 때

주문할 때 다짜고짜 반말하는 사람, 바닥에 음료를 잔뜩 쏟아 놓고 말도 안 하는 사람, 여러 명이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온종일 앉아있다 가는 사람 등과 함께 카페 알바생이 가장 싫어하는 손님 유형이다. 음료를 밑바닥이 다 드러나도록 마시고는 환불해달라고 하거나 다시 새것으로 만들어달라는 사람. 음료를 조금 마신 후에 맛이 이상하다고 느끼거나 본인이 주문한 메뉴가 아니어서 바꿔 달라고 하는 경우는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음료를 절반 이상, 거의 다 마시고 나서야 이의를 제기하면 카페 알바생 입장에선 난처할 수밖에 없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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