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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걱정과 간섭에서 멀어지는 방법

2023.04.26조서형

부모님의 걱정과 간섭에서 천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법. 학교를 졸업해도, 서른이 넘어도 좀처럼 식지 않는 부모님의 사랑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한 제언. 

마음을 받아들인다.

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갑갑하고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사랑과 애정의 표현이다. 그동안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보호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보자. 머리로 생각하고 말로도 표현한다. 이 방법은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다.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하면 관계도 변한다. 의견 충돌이 있을 때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사이가 느슨해지면 서로 멀리 떨어져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게 된다.

스스로를 뒤돌아본다.

부모님이 귀가 시간을 통제하려 한다면, 그동안 내가 늦은 밤 어떤 일을 벌였는지 돌아본다. 상대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원인이 나에게 있을 수도 있다. 생활 습관 점검을 마쳤다면 변할 차례. “믿고 지켜봐 주세요.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요” 처럼 먼저 얘기를 나눠 서로 한 발 뒤로 물러나자고 제안할 수도 있다. 오래되고 단단한 매듭도 차분히 만지다 보면 결국 풀린다.

집에서 나와 독립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 아직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면 집을 나온다.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면 그로부터 독립한다. 반찬을 받아먹는 일이라도 멈추고 직접 요리를 시작한다. 사람은 중요한 위치를 지키기 위해 불필요한 조언과 지시를 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아직 자기가 유용하다는 느낌을 성인 자녀에게서 받고 싶은 부모도 있다. 이땐 아예 부모의 눈 밖으로 나가는 게 해답이다. 이왕이면 왕래와 연락도 줄여 아예 사정거리 밖으로 나간다.

기대감을 부순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너 때문에 다 참고 살았어, 일도 포기하고. 너 아니면 나는 살 이유가 없다.” 이런 부모의 말을 들으면 자식은 죄책감이 든다. 큰 사랑과 희생을 준 부모를 미워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는 부모의 잘못도 있겠지만 자기 의견을 전달하지 못한 자식의 잘못도 있다. 부모의 과잉보호와 집착에서 벗어나려면 부모의 기대감을 부술 수도 있어야 한다. 부모가 평소처럼 무례하게 사생활에 침범하려 한다면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고 불편을 표현한다. 곤란한 일은 오래 고민하지 말고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작은 데서 시작한다.

부모가 먼저 바뀌길 기대하지 않는다.

지나친 부모의 간섭 아래서 자란 사람은 자기 삶을 살기 어렵다. 부모에게 실망을 안길까 노심초사하고 대인관계에 의존적이며 쉽게 좌절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흔들림 없이 굳건한 나를 만드는 것이다. 부모가 행동과 생각을 고쳐 간섭을 멈추길 기다려서는 안 된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부모가 상황을 바꿔주길 기대하지 말고 내가 먼저 움직인다. 마찬가지로 내 변화에 부모가 어떻게 반응해주길 기대하지 않는다.

경계를 명확하게 설정한다.

부모님과 어디까지 공유하고자 하는가. 대화를 나누기 전 이 경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고 결정한다.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려면 내가 원하는 선과 그 선을 넘었을 때 초래되는 구체적인 행동을 말하고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 결정을 내린 이유를 함께 설명하면 좋다. 부모님을 당신의 세계로 초대한다고 생각하며 움직인다. 이런 것까지 일일이 설명해야 하나 싶을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은 사랑으로 나를 키우고 기꺼이 내 편이 되어줄 귀한 사람이다. 시간을 들여 설득하고 설명할 가치가 충분하다.

에디터
글 / 조서형(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