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art

지큐 디지털 디렉터가 문밖에서 보낸 시간을 기록한 에세이

2023.10.13신기호

그가 자연을 읽는 방법.

<오늘 파도는 좋아?> 이재위 에세이

“살살해.” 일이든 취미든 전력질주를 마다 않던 <지큐>의 이재위 디렉터를 향해 에디터가 늘 하던 말이다. 그렇게 사무실 안팎에서 달리고 또 달리던 그가 지난달에는 책까지 냈다. 일찍이 그가 책을 준비 중인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실물을 받아보니, 이제는 ‘작가’가 된 동료의 새 모습이 그의 책 표지만큼이나 화창하다. 책 <오늘 파도는 좋아?>에서 작가는 13년 차 매거진 에디터로 일하며 체득해온 순간들을 촘촘하게 기록한다. 산과 바다, 벽과 파도를 놀이터 삼아 뛰놀던 작가는 트래킹과 서핑, 등산과 마라톤 등 보다 전문적인 행위를 통해 더 깊숙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그렇게 작가는 자연을 탐구하고 만끽하는 과정을 지나오며, 마침내 이는 타인을 이해하는 시간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작가가 생생하게 기록한 하루하루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그가 전하는 길 안내 속에서 우리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시야 하나를 더 얻게 된다. 그가 파도 위에서, 산속에서, 길에서 마주한 모든 시간은 두 다리로 전진하며 흡수한 체험적 경험 외에도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그의 세계에서 하루쯤은 지내봐야 한다”는 철학적 경험까지 이끌어낸다. 그런 이유에서 작가의 기록은 행위를 이야기하기보다 지혜와 태도를 나누는 쪽에 더 가깝다. 오늘도 그의 SNS에는 클라이밍 홀드를 부여잡고 있다 똑, 떨어진 뒤 빙긋 웃는 모습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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