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키우려다 통풍? 단백질 많이 먹으면 생기기 쉬운 부작용

2026.06.14.이란영, Dean Stattmann

근육을 더 얻으려다 놓치기 쉬운 뜻밖의 건강 리스크.

Michael Houtz; Getty Images

최근 정기 건강검진을 받던 중, 의사가 내 혈액검사 결과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시선이 보고서 아래로 향하는 걸 보면서도 난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평소 운동도 자주 하고, 일주일에 두어 번은 축구도 즐기며, 나름 건강하게 먹는 편이니까. 하지만 의사의 시선이 한 곳에 멈췄다. “요산 수치가 높네요.” 그가 말했다. “통풍 전조 증상입니다.”

통풍? 그 옛날 왕들이나 걸리던 그 ‘황제의 병’ 말인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남성이 여성보다 통풍에 걸릴 확률이 4배나 높다지만, 내가 알기로 통풍은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 같은 질환과 연관이 깊고 대개 60대 남성에게나 흔한 병이었다. 체지방률 15% 안팎의 한창 활동적인 30대 중반인 나로서는 도무지 이 프로필에 들어맞지 않았다.

그다음에 의사가 던진 말은 더 충격적이었다. “혹시 단백질을 특별히 많이 드시진 않나요?” 그는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요산 수치가 높아져 나처럼 신체 건강하고 멀쩡한 사람도 통풍에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 단백질 섭취량이 무려 200g에 달했던 내게, 의사는 내 몸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고 꼬집었다.

다행히 난 통풍이라는 지뢰를 피해 갔지만, 실제로 이 증상을 겪는 이들은 점점 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 내 통풍 환자는 1997년에서 2012년 사이 64%나 급증했으며, 오늘날 영국 통풍협회는 남성 14명 중 1명이 통풍을 겪고 있다고 추정한다. 전문가들은 장 건강 악화와 더불어,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단백질 과다 섭취’ 집착 증세가 이 같은 증가세의 주범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내과 전문의 스펜서 크롤 박사는 경고한다. “시중에 단백질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섭취를 부추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도리어 몇 가지 부작용과 마주하게 된 거죠.”

통풍이 부르는 잔혹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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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은 요산이 쌓이면서 관절에 날카로운 나트륨 요산염 결정을 만들어내 생기는 관절염의 일종이다. 흔히 관절염 중에서도 통증이 가장 극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롤 박사는 “전형적으로 엄지발가락에서 시작됩니다”라며 “하지만 통풍은 몸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고, 그 통증은 상상을 초월합니다”라고 말한다. 붉은 고기나 일부 해산물을 포함해 단백질이 풍부한 많은 식품에는 ‘퓨린’이라는 화합물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이 몸속에서 요산으로 전환된다. 단백질과 통풍 사이에 끈끈한 연결고리가 생기는 이유다.

영양사 카일리 킹에 따르면, 오랫동안 통풍은 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한 병으로 여겨졌다. 단백질이 하나의 유행처럼 퍼져나가 사람들이 섭취량의 한계를 시험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약 5년 전쯤 단백질 권장량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기 시작했던 때가 또렷이 기억납니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인터넷이나 헬스 트레이너의 말만 듣고 터무니없이 높은 단백질 식단을 짜서 저를 찾아오는 고객들이 갑자기 늘어났죠.”

그 열풍은 이후 더욱 거세져, 틈만 나면 단백질을 꾸역꾸역 밀어 넣는 ‘프로틴맥싱’이라는 잘못된 전략으로 이어졌다. 크롤 박사는 벌크업을 위해 엄청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던 한 환자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제 진료실에 들어오는데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절뚝거리시더군요. 검사 결과 요산 수치가 정상 범위를 한참 벗어나 있었습니다. 통증을 줄여줄 급성 진통제 처방과 함께, 결국 단백질, 특히 고기 섭취량을 대폭 줄이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었죠.”

‘돌’이 되어 돌아오는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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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겪고 싶지 않은 또 다른 고통스러운 질환을 꼽으라면 단연 ‘신장 결석’이다.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신장에 돌을 키우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흔한 신장 결석 종류 중 하나인 ‘요산 결석’ 역시 통풍과 마찬가지로 요산이 과다하게 쌓여 발생한다. 영양사 킹은 “대개 수분 섭취는 적은데 단백질, 특히 동물성 단백질을 과하게 먹을 때 생깁니다”라고 설명한다.

단백질을 너무 많이 먹으면 다른 종류의 결석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고 크롤 박사는 덧붙인다. 신장 결석의 약 80%를 차지하는 ‘수산칼슘 결석’이다. 이는 단백질이나 퓨린, 요산 때문에 직접 생기는 건 아니며, 역설적이게도 체내 ‘칼슘 부족’이 원인이다.

크롤 박사는 “가끔 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급격히 전환하면, 결과적으로 칼슘 결핍이 생길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예컨대 칼슘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유청 분말로 단백질만 쏙 골라 섭취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런 분들은 칼슘 결석이 생길 위험이 커지죠.”

영양사 킹 역시 “정말, 정말 고통스러운 질환이지만 단지 단백질 하나만으로 생기는 건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단백질을 많이 먹고 있다면 유제품이나 녹색 잎채소처럼 칼슘이 풍부한 음식도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또한 가족 중 신장 결석 환자가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킹은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대략 두 배로 뛴다”고 덧붙였다.

‘입냄새’라는 지독한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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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이나 신장 결석은 수분 섭취나 칼슘 조절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지만, 지독한 입냄새는 과도한 단백질 섭취가 남기는 어쩔 수 없는 부산물이다. 킹은 “단백질 과다로 인한 입냄새 문제는 아주 리얼합니다”라며 “사람들은 보통 수분이 부족해서 입이 마른 거라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대사 과정의 문제입니다”라고 지적한다.

우리 몸에서 단백질이 분해되면 질소가 되고, 이어 암모니아로 바뀐다. 이는 단백질을 얼마나 먹든 일어나는 정상적인 대사 과정이다. “하지만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숨을 쉴 때마다 그 암모니아 냄새를 풍기게 되는 거죠.”

특히 고단백 식단을 짜면서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줄였을 때도 구취가 발생할 수 있다. 킹은 “고단백·저탄수화물 식단이 결합하면 몸이 케토시스 상태에 들어가면서 아세톤을 만들어내는데, 이때 매니큐어 리무버 같은 시큼한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라며 “단백질만 무식하게 많이 먹느냐, 혹은 고단백·저탄수 식단을 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 다른 버전의 최악의 입냄새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두 경우 모두 입냄새의 근원이 입안이 아닌 ‘장’ 내부이기 때문에, 껌을 씹거나 민트를 먹는 건 총상에 반창고를 붙이는 격이다.

통풍 없이 똑똑하게 근육 키우는 법

Harun Ozalp/Getty Images

1. 당신의 몸은 그 정도로 많은 단백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당연히 첫 번째 단계는 내가 매일 실제로 얼마나 많은 단백질을 먹고 있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목표로 하는 근육량을 키우되 선을 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영양사 킹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중에서 광고하는 만큼의 단백질이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크롤 박사 역시 “하루 총 섭취 칼로리 중 단백질 비율이 40%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라며 “일반적인 사람이 하루에 200g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비타민을 과다 복용하는 것과 같죠. 흡수되지 못한 나머지는 그저 변기로 직행할 뿐입니다”라고 조언한다.

2. 통풍과 신장 결석의 위험을 피하고 장 건강을 찾는다
지독한 통풍과 신장 결석의 위험을 낮추고 싶다면 물 마시기 리스트에 얼른 체크 표시를 더하자. 크롤 박사는 “어떤 종류의 단백질을 섭취하든, 수분 섭취량을 늘리면 요산이 묽어지고 배출이 원활해집니다”라고 설명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고단백 식단이 장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도 줄여준다. 킹은 “섬유질과 수분이 받쳐주지 않는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장 기능을 순식간에 망가뜨립니다”라며 “제가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부작용이 바로 변비, 복부 팽만감, 위장관 불쾌감 같은 소화기 문제입니다”라고 말한다.

3. 모든 단백질이 요산을 올리는 건 아니다
엄밀히 말해 거의 모든 단백질 공급원에 퓨린이 들어있지만, 요산 수치 계기판을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건 적색육과 해산물이다. 이 음식들을 아예 끊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가끔은 다른 대체 단백질로 식단을 교체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크롤 박사는 “일부 식물성 및 채소 제품에도 퓨린이 들어있지만, 흥미롭게도 데이터에 따르면 식물성 퓨린은 통풍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고단백 식단에만 치우치다 보면 근성장을 받쳐줄 다른 필수 영양소들을 식단에서 밀어내기 쉽다. 식단에 식물성 단백질 비중을 늘리면 섬유질, 복합 탄수화물, 칼슘 등을 고루 챙길 수 있다. 영양사 킹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권한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을 적절히 섞어서 먹는 것입니다.”

이란영

이란영

어시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