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차단할까, 고민되는 순간 5

2023.04.17주현욱

누구나 카톡에는 불편한 사람이 있고, 가끔은 이 불편한 리스트도 정리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카톡 차단이 필요한 순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관계가 애매해졌을 때

이도 저도 아닌 관계의 사람이 카톡 친구 목록에 보이면 괜히 마음이 불편하거나 신경이 쓰인다. 이를테면 소개팅에서 만났지만 흐지부지하게 끝이 난 사람 혹은 친구의 전 연인에 해당되는 경우다. 그 사람과의 관계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때, 가끔이라도 연락하고 지낼 일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친구 목록에서 삭제한다. 아예 메시지까지 주고받고 싶지 않다면 차단 버튼을 누르기도 한다.

연인과 이별을 했을 때

이별을 하게 되면 상대방에 대한 미련은 아주 조금이라도 남기 마련이다. 상대방의 잘못으로 헤어졌을 때나 자신의 잘못으로 헤어졌을 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연인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왠지 미련이 생길 것만 같고, 깊은 공허함과 슬픔의 나락에 빠져 허우적거릴 것 같다고 생각한다. 눈에서 보이지 않으면 멀어진다는 말이 절대적이길 바라며 카톡 친구 목록에서도 지우고 차단까지 감행한다.

철벽을 치고 싶을 때

카톡의 차단 기능은 전적으로 내 감정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 쓸데없는 관심이나 폭탄 메시지의 스트레스로부터 단번에 피신할 수 있는 것이 차단이다. 모든 사람에게 방어 기질을 보여서는 안 되겠지만, 적절하게 방패를 휘둘러야 할 때 차단 기능을 이용하면 더 이상의 스트레스 없이 내 감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물론 남발하는 것보다는 정말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자.

상대와 심하게 다퉜을 때

감정이 고조되어 있는 상태에서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게 되면 정말 밑바닥까지 볼 것 같다. 더 이상 그 사람과 감정 소모를 하고 싶지 않을 때, 아니면 친구 목록에서의 이름이나 사진이 보이는 것만으로 불쾌감이 느껴질 때 역시 차단을 해버려 자기 위안을 삼는다. 물론 이후에 직접 대면을 하든 제3자를 통해서든 관계 개선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상대방의 이름과 사진을 눈앞에서 멀리 둔다.

그냥 싫을 때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데 딱히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이 못되고 나빴다기보다는 그저 나와 같은 성향을 갖지 않고 있거나 맞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나에게는 마음의 짐이나 불편함이 된다면 그냥 그쯤에서 관계를 정리하는 게 맞다. 세상 모든 사람과 두루두루 잘 지낼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나와 맞는 사람하고만 잘 지내도 살아가는 데 아무 지장은 없다.

주현욱

주현욱

프리랜스 에디터

주현욱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기록하고, 문장으로 본질을 풀어내는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뒤 2015년 패션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GQ KOREA'를 중심으로 'VOGUE KOREA', 'Noblesse' 등 주요 매체에서 컨트리뷰팅 에디터를 겸했으며, 네이버·신세계·한섬 등 기업 브랜디드 프로젝트에서 배우부터 작가까지 수많은 인물의 인터뷰와 화보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극장의 불이 꺼지기 직전의 적막을 사랑하며, 희귀 영화 포스터를 수집하고 필름 스코어를 탐닉합니다. 모든 관람작에 예리한 평점과 리뷰를 남기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쓸데없이 집요한 구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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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