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개시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냉면집들이 있다.
시즌제 평양냉면의 원조, 부산안면옥

상호만 보면 부산에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대구에 위치한 부산안면옥은 4월에서 9월까지, 1년 중 6개월만 문을 여는 것으로 유명하다. 1905년 평양에서 처음 문을 연 이곳은 1953년 부산으로 이전했다가 1969년 대구에 정착하며 현재까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시그니처인 동그란 고기완자를 포함해 오이, 무, 배 등 다양한 고명들이 있어 다채로운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한우 양지, 양파, 파 뿌리, 생강 등을 넣고 푹 고아 낸 담백하고 깊은 맛의 육수 역시 매력적이다. 아직 평양냉면의 맛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함흥냉면도 있다. 시즌제로 운영하는 만큼 9월까지 휴일 없이 영업한다.
주소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125길 4-1
영업시간 매일 11:00~20:30
맛과 푸짐함 그 어느 하나 모자람 없는, 아줌마 냉면

메뉴판 옆에 붙은 ‘육수는 생명이다’라는 문구에서 냉면에 대한 진심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곳. 전북 익산에 위치한 32년 전통의 냉면 전문점으로 4월부터 9월 10일까지 운영한다. 보기만 해도 속이 다 시원해지는 살얼음이 띄워진 육수는 고기 육수랑 동치미 육수의 적절한 조합으로 감칠맛이 일품이다. 두툼한 계란지단, 오이, 무 등 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듬뿍 담아낸 고명에서 푸짐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다. 물 냉면과 비빔냉면을 시켜 각각 먹다가 중간 즈음 두 개를 섞어 먹으면 식초나 겨자소스를 넣을 필요 없이 간이 기가 막히게 맞다는 단골의 팁을 참고하는 것도 추천한다.
주소 전북 익산시 함열읍 와리2길 5-14
영업시간 매일 10:00~16:00
함흥냉면으로 남원을 주름잡은, 봉가면옥

‘면옥’이라는 글자만 남은 빛바랜 간판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봉가면옥은 3월부터 9월까지만 운영하는 함흥냉면 전문점이다. 고구마 가루로 직접 반죽하고 바로 뽑아내 면의 쫄깃함이 남다르며, 주문 후 주전자에 내어주는 진하고 뜨끈한 육수가 별미다. 독특하게도 비빔냉면과 회 냉면에는 참기름 같은 소스가 자작하게 고여 있는데, 참기름이 아니라 간장과 사골을 20시간 동안 우려낸 이곳만의 특제 소스다. 물냉면부터 비빔냉면, 홍어회를 올린 회 냉면, 편육과 홍어회가 같이 올라간 섞임 냉면까지 종류가 다양해 선택의 폭도 넓은 편. 사이드 메뉴인 접시 왕만두는 빠르게 품절되니 맛보고 싶다면 서두르는 것을 추천한다.
주소 전북 남원시 소리길 177
영업시간 매일 11:30~21:00
냉면 사리가 무료인 혜자로운 곳, 원조사계절칡냉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에 적힌 상호에는 사계절이 포함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4월에서 9월까지, 1.5 계절만 영업하는 칡 냉면 전문점. 메뉴는 물 냉면, 비빔냉면, 물만두, 냉면 사리로 단출한데, 냉면 사리는 가격 대신 서비스라고 적혀 있어 푸짐한 인심을 지레 짐작할 수 있다. 살얼음이 소복하게 낀 담백한 육수 위 구수한 풍미와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인 칡면과 오이채가 듬뿍 올라간 물냉면은 더위에 지친 입맛과 활력도 되찾게 한다. 이곳을 자주 찾는 단골들의 팁, 비빔냉면을 먹고 무료 사리 한 덩이를 추가해 같이 내어주는 육수를 붓고 물냉면으로 마무리하면 두 가지 스타일의 냉면을 모두 맛볼 수 있다고!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천변1길 26-23
영업시간 매일 10:00~20:00 (브레이크타임 16:00~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