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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산다고? 올해 절대 사지 말아야 할 유행 지난 선글라스

2025.06.23.조서형, Gerald Ortiz

에비에이터 선글라스는 더 이상 멋지지 않다. 녹색 렌즈, 금테, 물방울 모양의 선글라스를 마지막으로 경례 하고, 이제는 영구보관소에 넣을 때다.

Kelsey Niziolek; Getty Images

며칠 전, 나는 다운타운의 한 비스트로에서 저녁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두 남자가 안으로 성큼 들어와 가게를 훑기 시작했다. 그들은 너무도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단추가 채워지지 않을 정도로 꽉 끼는 블레이저, 운동복 티셔츠, 슬림 청바지, 그리고 마치 다이아몬드 상인들이 즐겨 신을 법한 로퍼를 신고 있었다. 그 로퍼는 ‘느끼한 아저씨’의 스펙트럼에서 한참 왼쪽에 위치한 것처럼 보였다. 이 모든 것도 이미 내 미묘한 미적 감각을 불쾌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지만, 그들이 얼굴에 단단히 고정한 에비에이터 선글라스는 나를 거의 기름에 질식시킬 뻔하게 했다. 나는 급히 그르나슈 와인 한 잔을 비우고 자리를 떴다.

에비에이터 선글라스는 거의 한 세기 전, 레이밴의 원래 소유주였던 바슈 앤 롬이 대중화시켰다. 이 선글라스는 미군 조종사들을 위해 개발되었으며, 당시의 부피 큰 비행 고글에 대한 우아한 대안으로 환영받았다. 넓은 시야를 덮는 물방울 모양 렌즈, 눈에 땀과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브로우 바, 헬멧 안에서도 편하게 쓸 수 있는 가벼운 금속 프레임이 모든 요소는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췄다고 여겨졌다.

그 이후 이야기는 아마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늘 위에서 국가에 충실히 복무한 뒤, 에비에이터는 점차 민간으로 돌아왔고, 곧 할리우드로 진출했다. 이후 <탑건>의 톰 크루즈 같은 박스오피스의 제왕들과 함께 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고, 일반 남성들에게는 ‘멋’을 부여하는 상징이 되었다. 1980년대 <탑건> 개봉 당시 레이밴 에비에이터의 판매량은 폭발했고, 2020년대 속편이 나오면서 다시 한 번 급등했다. 어느 시점에서는 이 선글라스가 고전적이고, 기능적이며, 쿨하다고 여겨졌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건 그냥 웃긴안경일 뿐이다.

에비에이터를 포기할 수 없겠는가? 그렇다면 사각 렌즈를 시도해보라. …혹은 프레임을 더 두껍게 해보라.

일단 자명한 사실부터 말하자. 당신은 톰 크루즈가 아니다. 그런데 에비에이터 선글라스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어, 멋이 1도 없는 남자들조차 자신이 톰 크루즈인 줄 착각하게 만든다. 에비에이터는 “이 안경 하나면 내가 마치 매버릭처럼 섹시하고, 남성미 넘치고, 존재감 터지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헛된 환상을 심어준다. 이들은 지나치게 작은 헨리넥 티셔츠, 너무 큰 시계, 너무 늘어나는 치노팬츠를 입고도 자신이 위협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존재라고 믿는다.

에비에이터는 뭔가 대단한 걸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남자들이 자주 선택하는 선글라스다. 특히 신랑 친구들이 ‘신랑 보디가드 콘셉트’로 우스꽝스럽게 변장할 때 기본 소품으로 애용된다. 당신 동네 썬글라스숍 벽면에 붙어 있는, 굉장히 잘생긴 프로 모델들조차 이 선글라스를 멋지게 소화하지 못한다면 우리 같은 일반인이 멋져 보일 확률은 거의 없다.

덧붙여 중요한 예외를 언급해야겠다. 내가 특히 싫어하는 에비에이터, 그날 밤 식욕을 떨어뜨릴 뻔했던 그것은 특정한 디테일을 공유한다. 조악한 금속 프레임, 초록빛 틴트 렌즈, 존재감 없는 브로우 바 등이다. 물론 그보다는 나은 에비에이터도 존재한다. 얼굴을 너무 많이 가리지 않는 모델, 물방울 모양을 사각 형태로 다듬은 모델, 브로우 바 자체를 없앤 모델 등이다. 실루엣을 더 두껍게 만들고, 감각적인 색상의 렌즈를 장착한 제품은 내가 비판하는 ‘경찰관 에너지’를 완전히 반대로 상쇄할 수 있다—예컨대 구찌 시절 전성기의 톰 포드, 가장 글램했던 시절의 엘튼 존, 무드보드에 항상 등정하는 폴 뉴먼의 퍼솔 같은 느낌이다.

물론 초록 렌즈에 금테, 물방울 모양의 괴물을 멋지게 소화할 수 있는 일반 남성도 있긴 할 것이다. 아마도 지금 이 글을 읽고는 “내가 그걸 소화해낸다”고 주장하며 메시지를 보내올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언제든 틀렸다는 걸 증명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이제 이 에비에이터에 경례를 보내고, 영구 보관하는 것이 적절한 때다.

톰 크루즈는 계속 쓰겠지만, 톰 포드라면 다르게 접근할 것이다. 조금 더 디스코스럽고, 훨씬 덜 유치한 방식으로 말이다.

Gerald Or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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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sey Niziolek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