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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를 위한 최고의 러닝화 7, 전문가가 골라줬다

2025.09.04.조서형, Hannah Singleton

러닝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건 좋은 러닝화 한 켤레뿐. 이만한 가성비의 운동이 없다. 소중한 당신의 돈을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모델을 소개한다.

초보자에게 최고의 러닝화가 절대 가져서는 안 될 특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위압감. 시작하려 마음을 먹었을 때, 편안하고 즐거워야지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는 듯한 기분이 들면 겁이 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러닝은 러닝 크루, 스트리트 패션으로 변한 러닝 스타일링, 아주 비싼 의류와 장비, 회복을 위해 필수라고 광고하는 기어까지 집단적 열광과 추종의 문화가 되고 있다. (러너 여러분, 미안!) 러닝을 시작하기 전부터 ‘페이스, PB(Personal Best), 인터벌, 케이던스’ 같은 새로운 용어를 배워야 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러닝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가장 단순하고 접근하기 쉬운 운동 중 하나다. 결국 도로 위를 달리기 위해 필요한 건 좋은 러닝화 한 켤레—그리고 땀 흡수를 잘하는 옷 정도가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 피드를 가득 채운 수많은 러닝화 모델 때문에 혼란하다. 러닝화를 추천 받으려고 보면 “스택 하이트”, “힐 드롭”, “맥스 쿠션”, “슈퍼 폼” 같은 전문 용어까지 쏟아져 더욱 그렇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보자는 가장 비싸고 첨단의 러닝화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신뢰할 수 있고, 다재다능하며, 편안해서 일상적인 조깅을 즐겁게 만들어줄 신발이 필요할 뿐. 직접 꼼꼼하게 테스트해본 7가지 모델을 소개한다. 이중에서 골라 보시길!

종합 1위: 아식스 노바블라스트 5

아, 사랑스러운 노바블라스트 5. 다양한 페이스에서 좋은 성능을 보여주는 다재다능한 러닝화라 1위를 주지 않을 수 없다. 발밑에서 부드럽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쿠션감과 기하학적인 디자인이 특히 마음에 든다.

노바블라스트의 폼은 반응성도 좋아서 발걸음에 경쾌함을 더해준다. 템포런에서 처음 신었는데, 워밍업 땐 편안하고 스피드를 높인 구간에서는 놀라울 만큼의 에너지 리턴을 느낄 수 있었다. 갑피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으며, 얇고 유연한 설포 덕분에 불필요한 부피 없이 정확한 핏을 제공한다.

많은 맥스 쿠션 신발과 달리, 노바블라스트는 폼이 갑피 너머까지 확장한 비교적 넓은 밑창 덕분에 안정감이 있다. 가장 화려하거나 가장 빠른 신발은 아니지만,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신발이다. 체육관에서 고블릿 스쿼트와 리버스 런지를 할 때도 신어봤는데 꽤 안정적이고 지지력이 있었습니다. (러닝화를 신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때론 어쩔 수 없으므로)

단점은 접지력이다. 비 오는 날에는 아디다스 아디제로 Evo SL 같은 다른 모델보다 아웃솔이 미끄럽게 느껴졌다. 젖은 도로에서 장거리를 달린다면 이 모델은 피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

가성비 최고: 나이키 페가수스 41

나이키 페가수스는 러닝화의 ‘토요타 코롤라’ 같은 존재입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믿음직하며, 심지어 흔해도 여전히 멋집니다. (나이키가 이런 비유를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전형적인 러닝화의 모습을 하고 있고 착용감도 그렇다. 바로 이 점이 사람들이 해마다 다시 찾는 이유가 된다. 41번째 버전까지 이어진 페가수스는 검증된 공식 그대로다: 중간 정도 쿠션, 발에 맞춘 핏, 특별하지는 않지만 일관된 주행감.

지난 1년 동안 트레드밀 단거리부터 도로 장거리까지 다양하게 테스트해봤는데, 언제나 번거롭지 않고 신뢰할 만했다. 가격도 약 140달러로, 거의 모든 러닝에 적합한 튼튼한 일상용 트레이너를 얻을 수 있다. 최신 모델만큼 쿠션감은 없지만, 오래 쓸 신발 한 켤레를 원한다면 나이키 페가수스는 안전한 선택이다.

레이스용 최고: 아디다스 아디제로 EVO SL

첫 5K나 마라톤 결승선을 넘는 게 목표라면, 카본 플레이트 슈퍼슈즈에 월급을 다 쓸 필요는 없다. 100마일 후에도 망가지지 않는 경쾌한 일상 트레이너, 아디다스 아디제로 Evo SL이 똑똑한 선택이다. 이 신발의 다재다능함에 대해 따로 리뷰를 쓸 정도니까.

무게는 220g도 안 돼서 발에 신은 듯 안 신은 듯 가볍다. 아디다스가 사용하는 폼은 반발력이 뛰어나 빠르게 달릴 때 재미있고, 동시에 충분히 쿠션감이 있다. 끝없는 훈련에도 발을 상쾌하게 유지시켜준다.

지금 이 신발로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다. 평소 달리는 거리가 늘어나면 고관절과 발목에 통증이 오는데 이번에는 거의 없다. 튼튼하고 오랜 시간 편안하며, 카본 플레이트 없이도 레이스 슈즈 특유의 경쾌함을 제공한다.

느린 페이스용 최고: 온 클라우드서퍼 2

예전엔 누군가 러너를 ‘느리다’라고 표현하는 걸 들으면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이제는 그 말도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다. 나의 회복주 대부분은 7분 전후. 뉴욕의 습하고 더운 여름에는 더 느려지기도 한다. 전문가들 역시 훈련의 큰 부분은 이런 식의 편안하고 대화 가능한 페이스여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문제는, 모든 신발이 이런 페이스에서 잘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많은 러닝화의 폼은 더 빠른 보폭에서 충분히 압축되고 반발해야 제 역할을 하니까. 7분 30초 페이스보다 느리게 달리면, 기존에 즐겨 신던 신발은 벽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클라우드서퍼 2가 놀라웠다. 5km 조깅에서 신었을 때 발에 거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러닝화라면 바로 이런 느낌이 이상적이다. 오리지널 클라우드서퍼보다 이번 버전은 더 단단하다. 처음엔 발밑이 덜 폭신하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 이 더 단단한 폼이 장거리를 달려도 오래 버티며, 쉽게 눌리지 않아 수명이 길다는 점을. 신으면 신을수록 내구성을 더 높이 평가하게 된다.

안정성 최고: 브룩스 글리세린 GTS 22

일부 러너는 보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가이드가 필요하다. 발목이 안쪽으로 말리는 과회내(overpronation)가 있다면 안정화 신발이 필요할 수도 있다. 간단히 자가 테스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오래 신은 운동화 밑창을 봤을 때,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닳아 있다면 안정성 신발이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브룩스의 GTS 라인은 가이드레일 기술 시스템이 적용된 모델로, 발목이 말리거나 흔들리는 러너를 위해 설계되었다.

이 GTS 시스템은 신발 양옆의 단단한 폼 벽을 이용해 발을 자연스럽게 바른 정렬로 유도한다. 그렇다고 거슬리거나 강제로 잡아당기는 느낌은 없다. 브룩스의 여러 모델에서 이 기술을 찾을 수 있는데, 글리세린 GTS는 그중 가장 푹신한 버전이다. 지지력이 은근하게 작용해 무릎과 고관절에 가해지는 여분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이 모델은 다양한 발볼 옵션으로 나오지만 사이즈가 작게 나온 편이다. 발볼이 넓은 러너는 와이드나 엑스트라 와이드 옵션을 고려해야 하고, 사이즈가 애매하다면 반 사이즈 업하는 게 좋다.

걷고 달리는 겸용 최고: 호카 클리프턴 10

모든 러닝화가 좋은 워킹화 역할까지 해주진 않는다. 일부 모델은 앞뒤 곡선이 너무 과해서 천천히 걸을 때는 억지로 앞으로 밀리는 듯해 불안정하고 어색하다. 하지만 호카 클리프턴 10은 완벽한 균형을 잡았다: 장거리 러닝에도 충분히 푹신하면서, 걷거나 심부름, 장시간 서 있을 때도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저는 6마일 러닝 후 긴 도시 산책을 했는데, 다른 고쿠션 러닝화에서 종종 느끼던 발 피로가 전혀 없었다. 넓은 밑창 덕분에 안정적이고, 가벼운 무게 덕분에 둔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걷기와 달리기를 병행할 계획이 있거나, 운동과 일상 모두에 신을 스니커즈 한 켤레를 찾는 초보자라면 클리프턴이 최고의 선택이다.

최대 쿠션감 최고: 뉴발란스 프레시폼 1080 v14

가장 중요한 게 ‘편안함’이라면, 뉴발란스 프레시폼 X 1080 v14가 리스트 맨 위에 있어야 한다. 이전 버전은 구름 위를 걷는 듯한 푹신함이 있었지만, 일부 러너들에게는 너무 물렁하게 느껴졌다. 특히 장거리 러닝에서는 그 푹신함 때문에 코너를 돌거나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릴 때 안정감이 부족했다. v14는 이런 점을 개선했다. 여전히 최대 쿠션감을 제공하지만, 약간 더 단단해져서 발이 지나치게 꺼지는 느낌은 줄어들었다.

이 신발을 신고 몇 차례 달려보니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다. 록커형 밑창 덕분에 자연스럽게 몸이 앞으로 굴러가서 에너지를 덜 쓰고도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이전 모델보다 길들이는 데 시간이 좀 더 들기 때문에 신고 몇 번 더 달려야 한다. 니트 갑피는 양말처럼 발을 감싸며 뒤꿈치에는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구조가 있어 발을 꽉 조이지 않고도 흔들림 없이 고정된다. 관절에 부담이 적은 신발을 원하는 초보자, 혹은 러닝 거리 증가를 계획 중인 사람들에게 특히 적합하다.

나에게 맞는 러닝화를 고르는 방법

러닝이 처음이거나 러닝화 없이 낡은 운동화로 달려 왔다면, 최신 러닝화를 신었을 때 발에서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화려할 필요는 없다. 쿠션 좋고 편안한 신발이 가장 중요하다. 매장에서 신어볼 때 발이 눌리거나, 쓸리거나, 헐떡거린다면 바로 물집으로 직행하므로 피해야 한다. 처음 테스트 조깅 때 불편하다면 5km를 달려도 편할 리 없다. 러닝화를 고를 때 기억해야 할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쿠션감 많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중간~높은 수준의 쿠션감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적합하다. 관절을 보호하고 폭신하게 느껴지니까. 하지만 너무 물렁한 맥스 쿠션은 오히려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경우 서 있거나 걷는 시간이 많은 사람은 발이 불필요하게 힘들어지기도 한다. 브랜드에서 “맥스 쿠션”이라 불러도 실제 착용감은 다양하다. 리뷰를 참고하고 직접 신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지력 달릴 때 발목이 안쪽으로 말린다면 안정성 신발을 고려하라. 그렇지 않다면 대부분의 초보자에겐 중립형이 적합하다. 고관절이나 무릎 통증이 많다면 보폭 문제일 수도 있으니, 인터넷보다는 족부 전문의 상담을 권장한다.

힐 드롭 뒤꿈치와 앞발의 높이 차이를 이르는 말. 보통 6~10mm 사이다. 드롭이 높으면 종아리·아킬레스 압력을 줄여주고, 낮으면 중족부·앞발 착지를 유도한다. 민감하지 않다면 큰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다.

러닝용 양말을 신고 러닝화를 신어보라. 엄지발가락 끝과 신발 끝 사이에 엄지 손가락 너비 정도 공간이 있어야 하고, 뒤꿈치가 벗겨지지 않아야 한다. 발가락이 옆으로 눌리면 안 된다.

초보자를 위한 러닝화 FAQ

Q. 헬스장에서 신는 신발과 러닝화는 따로 필요할까?
YES! 가능하다면 러닝화와 웨이트화는 따로 두는 게 좋다. 러닝화는 앞뒤 움직임에 최적화되어 있고, 트레이닝화는 옆으로 움직일 때 안정성을 제공하기 때문. 하지만 가끔 근력운동을 섞는 정도라면 러닝화로도 괜찮다. (저도 아식스 노바블라스트 신고 고블릿 스쿼트 했지만 멀쩡했어요.)

Q. 러닝화는 얼마나 오래 신을 수 있나?
흔히 800km 정도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체중, 보폭, 러닝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데일리 트레이너’로 출시된 모델은 보통 오래 버티지만, 레이스용 신발은 그렇지 않다. 쿠팡에서 파는 무명 브랜드 신발도 오래 못 가는 경우가 많다. 교체 시기를 알 수 있는 신호는: 눌려버린 폼, 매끈하게 닳은 밑창, 이유 없는 하체 통증.

Q. 초보자는 카본 플레이트 신발을 피해야 하나?
장비를 열심히 조사하다 보면 카본 플레이트 신발 얘기를 듣게 된다. 이건 트레이너나 트레일화가 아니라, 도로 러닝용으로 탄성 있는 카본 보드가 들어간 신발이다. 빠른 러너에겐 큰 페이스 향상과 에너지 리턴을 주지만, 속도가 느리거나 착지 자세가 불안정하면 효과는 줄어든다. 초보자가 꼭 피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필요하지도 않다. 비싸고, 수명도 짧고, 딱딱해서 불편할 수도 있기 때문. 초보자는 다재다능하고 튼튼한 트레이너에서 훨씬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