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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사 입어도 가치 있다, 진보적인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와 추천템 20

2026.04.23.조서형, Adam Cheung

하입은 물론, 그만큼 가치도 있다

Kith

스트리트웨어는 단순한 패션 트렌드가 아니다. 여러 하위문화에서 출발한 하나의 움직임이다. 최고의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중 일부는 블루칼라 노동자를 위한 유니폼에서 시작됐고, 어떤 브랜드는 스케이트보드에서, 또 어떤 곳은 서핑에서 출발했다. 출발점은 달라도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모였다.

지난 30년 동안 이 세계들은 ‘스트리트웨어’라는 이름 아래 점점 하나로 합쳐졌고, 시장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글로벌 의류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는 지금도 여전히 성장 중이라는 의견이 많다.

로어 맨해튼의 작은 스케이트 숍에서 시작한 슈프림은 이제 3개 대륙에 17개 매장을 운영하며, 제품은 몇 초 만에 매진된다. 에임 레온 도르나 팰리스 같은 신흥 브랜드 역시 엄청난 인기를 끌며, 티셔츠 하나를 사기 위해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스니커 시장과 마찬가지로 스트리트웨어는 ‘하입’을 기반으로 돌아간다. 매장에 들어가 돈을 내고 바로 구매하는 식으로는 얻기 어렵다. 시간, 인내, 그리고 집요함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일주일 동안 매장 앞에서 줄을 서고, 어떤 이들은 온라인 드롭을 위해 여러 대의 휴대폰을 동시에 사용한다. 심지어 대신 줄을 서주는 사람에게 돈을 지불하기도 한다.

이 치열한 경쟁을 대신해줄 수는 없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면 이 리스트가 도움이 될 것이다. 도쿄의 올드스쿨부터 맨체스터의 뉴스쿨까지,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를 정리했다.

베이프

최고의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를 이야기하면서 베이프를 빼놓을 수 없다. 1993년 도쿄 하라주쿠에서 니고가 설립했다. 강렬한 카모 패턴, 에이프 헤드 로고, 샤크 후디로 유명하다.

에메 레온 도르

2014년 뉴욕 퀸즈 출신 테디 산티스가 설립했다. 테일러링과 90년대 뉴욕 감성을 결합해 스트리트웨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앰부시

앰부시는 마치 하룻밤 사이에 터진 것처럼 보였던 브랜드 중 하나다. 2008년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윤 안이 설립한 이 도쿄 기반 레이블은 사실 처음엔 주얼리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초창기부터 이 브랜드는 다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만화책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컬트적인 팬층을 빠르게 만들어냈다. 과장된 ‘파우!’ 펜던트와 야광 반지 같은 아이템은 다소 안전하게 느껴지던 주얼리 시장에 확실한 자극을 던졌다. 그리고 2년 뒤, 킴 존스가 그녀를 디올 맨 주얼리 디자인 디렉터로 발탁하면서 상황은 한 단계 더 올라간다. 이 결정은 스트리트 문화와 하이패션을 잇는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 중 하나로서 그녀의 입지를 확실히 굳히는 계기가 됐다.

브레인 데드

브레인 데드는 2014년 카일 응과 에드 데이비스가 운영하던 아트 컬렉티브로 출발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지금은 스트리트웨어 신에서 손꼽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한 이 브랜드는 혼란스럽고 실험적인 그래픽, 독특한 실루엣, 그리고 언더그라운드 문화와의 깊은 연결로 잘 알려져 있다. 펑크와 스케이트, 컬트 영화, 만화까지 폭넓은 영향을 받아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지난 10여 년 동안 아페쎄, 노스페이스 같은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으며, 오클리와 함께 지금은 컬트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팀 플레시’ 스니커를 다시 선보이기도 했다.

캑터스 플랜트 플리 마켓

신시아 루가 설립한 브랜드로, 독특한 그래픽과 과감한 색감이 특징이다. 눈이 네 개인 스마일 로고로 유명하다.

칼하트 WIP

칼하트 WIP을 과연 스트리트웨어로 분류할 수 있을까? 2026년의 기준이라면, 당연히 그렇다. 원래는 미국 워크웨어 거대 브랜드인 칼하트에서 파생된 라인이지만, WIP는 거칠고 투박한 블루칼라 스타일을 패션적으로 재해석하며, 이런 러프한 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준야 와타나베부터 사카이까지, 칼하트 WIP는 이미 굵직한 협업들을 여럿 쌓아왔다. 그리고 이 협업 행보가 멈출 기미는 당분간 전혀 없어 보인다.

코르테이즈

지금은 영국 스트리트웨어에서 가장 파괴적인 영향력을 가진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코르테이즈가, 2017년 웨스트 런던의 작은 방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은 꽤 놀랍다. 창립자 클린트419는 그곳에서 직접 티셔츠와 스웨트셔츠를 실크스크린으로 찍어내며 브랜드를 출발시켰다. 9년이 지난 지금, 이 브랜드는 완전히 다른 스케일에서 움직인다. 도시 중심을 마비시킬 정도의 게릴라식 드롭부터 나이키와의 화제성 높은 협업까지. 초창기에 내세운 “Rules the World”라는 슬로건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스스로 현실로 끌어온 선언에 가까웠다.

피어 오브 갓 에센셜

라운지웨어가 집에서 쉬기 위한 옷이라고 해서, 꼭 흐트러져 보여야 할 필요는 없다. 피어 오브 갓 에센셜은 바로 그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미국 디자이너 제리 로렌조가 만든 피어 오브 갓의 간결한 세컨드 라인이다. 코로나 시기, 양말에 슬라이드, 크록스가 전부였던 때, 에센셜스는 집에 머물면서도 핏을 고민하던 세대의 일종의 유니폼이 됐다. 여유로운 실루엣에 정제된 디자인, 그리고 확실한 로고 플레이까지. ‘쉬는 날의 옷’도 충분히 멋질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휴먼 메이드

니고가 설립한 또 다른 브랜드로, 빈티지 아메리카나와 일본 장인 정신을 결합했다.

키스

역대 최고의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를 이야기하면서 키스를 빼놓는 건 거의 신성모독에 가깝다. 로니 피에그가 2011년 뉴욕의 작은 매장 하나로 시작한 이 브랜드는, 지금의 위상을 생각하면 믿기 어려울 정도다. 현재는 세 대륙에 걸쳐 20개 이상의 단독 부티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럭셔리 스트리트웨어라는 자신들만의 미학으로 확실한 영역을 구축했다. 아디다스와의 2016년 협업, 그리고 업계의 판도를 바꿨다고 평가받는 2017년 베르사체 컬렉션까지, 협업에서도 그 색깔은 일관되게 이어진다. 최근에는 BMW와 손잡고 1978년형 BMW M1의 특별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쯤 되면 브라이언 콕스, 제리 사인필드, 스티브 부세미 같은 인물들이 이 브랜드의 열렬한 팬이라는 사실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네이버후드

1994년 설립된 일본 브랜드로, 모터사이클과 밀리터리, 펑크 문화에서 영감을 받는다.

오프화이트

버질 아블로가 만든 브랜드로, 스트리트웨어와 럭셔리를 연결한 대표적인 사례다. 나이키와의 ‘더 텐’ 협업으로 시장을 뒤흔들었다.

팔라스

2009년 런던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구찌, 나이키, 랄프 로렌 등과 협업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플레저스

펑크와 그런지, 90년대 서브컬처에서 영감을 받아 출발한 LA 기반 브랜드 플레저스는 도발적인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논란이 될 법한 그래픽과 날 선 타이포그래피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강한 인상이 특징이다. 이 브랜드는 알렉스 제임스가 만든 것으로, 음악과 예술, 그리고 다양한 카운터컬처에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끌어온다. 그 과정에서 조이 데이비슨, 리복, 마릴린 맨슨 등과 협업을 이어왔다. 날것 그대로의 DIY 감성을 유지한 디자인 접근 덕분에, 브랜드가 10년을 넘긴 지금까지도 비슷한 결의 브랜드를 찾기 쉽지 않다.

레프레젠트

2011년 조지 히튼과 마이크 히튼 형제가 만든 이 브랜드는 같은 급의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을지 몰라도, 확실한 무기를 하나 갖고 있다. 바로 브랜드만을 고집하는 충성도 높은 팬 커뮤니티다. 말 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레프레젠트’로 맞춰 입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맨체스터를 기반으로 한 이 스트리트웨어 레이블은 시즌마다 출시되는 컬렉션이 순식간에 품절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피트니스에 초점을 맞춘 ‘247’ 라인부터 미니멀한 ‘블랭크스’까지 다양한 라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지난 10여 년 동안 강력한 컬트 팬층을 만들어낸 ‘오너스 클럽’은 특히 빼놓을 수 없다.

스투시

1980년대 초, 숀 스투시는 캘리포니아에서 서프보드를 만들며, 지금은 아이코닉해진 자신의 손글씨 로고를 하나씩 새겨 넣고 있었다. 이 시그니처는 곧 티셔츠와 쇼츠, 캡으로 확장됐고, 그는 라구나 비치 일대에서 차 트렁크를 열어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 약 40년이 지난 지금, 스투시는 현대 스트리트웨어의 근간을 만든 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서프 문화에 힙합, 스케이트, 펑크를 섞어낸 이 브랜드는 이후 수많은 브랜드들이 따르게 될 청사진을 사실상 만들어냈다. 해변에서 출발했지만 그 안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하다. 2022년 말 디올, 드리스 반 노튼과의 협업은, 스트리트와 럭셔리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도 고유의 아우라를 잃지 않는 브랜드라는 걸 다시 한번 증명했다.

슈프림

예상했겠지만, 이런 얘기에 슈프림을 빼놓을 수는 없다. 아마 가장 알아보기 쉬운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일 것이다. 1994년 제임스 제비아가 설립한 이 브랜드는 원래 스케이터들이 모이던 작은 스케이트 숍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브랜드로 성장했고, 박스 로고를 내세운 매장을 전 세계 18곳에서 운영 중이다.

그래픽 중심의 디자인, 한정 수량 드롭, 그리고 화제성 높은 협업으로 유명한 이 뉴욕 브랜드는 노스페이스부터 루이 비통까지 다양한 파트너와 손잡아왔다. 특히 루이 비통과의 협업은 의미가 컸다. 럭셔리 하우스가 스트리트웨어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2000년에 루이 비통이 자사 모노그램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이유로 슈프림의 스케이트보드 데크 디자인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17년 뒤, 두 브랜드가 협업 파트너가 됐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상징적인 이야기다.

더 헌드레즈


LA 기반 브랜드로, 스케이트·서핑·힙합 문화를 결합한 커뮤니티 중심 브랜드다.

와코 마리아

일본 브랜드로, 록과 빈티지 감성을 결합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더블탭스

밀리터리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일본 브랜드로, 카모 패턴과 기능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