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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남자에게는 어울리는 인생 모자가 있다

2026.04.29.조서형, Mahalia Chang

중요한 자리에 모자를 쓰면 안된다는 의견은 이제 멈출 때가 됐다. 우리 모두에게는 모자가 필요하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선글라스 남자’다. 비가 오든 해가 뜨든 어디를 가든 항상 선글라스를 쓰고 다닌다.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심지어 밤에도 쓴다. 그런데도 이상하지 않고 멋있어 보인다. 한 번은 테라스 틈 사이로 선글라스를 떨어뜨렸는데, 대화 흐름을 끊지 않고 가방에서 다른 한 개를 꺼내 쓰는 걸 본 적도 있다. 한편 지큐 스타일 라이터 아담 청은 ‘스니커 남자’다. 350켤레를 가지고 있고 매일 다른 걸 신는다. 더 세분화할 수도 있다. 배우 젤리아 멘데스 존스는 자신을 ‘쿠반 셔츠 남자’라고 말했고, 나는 ‘스포츠 머천다이즈 남자’다.

하지만 각자의 취향이 무엇이든, 우리는 모두 ‘모자 쓰는 남자’다. 그래, 당신도 포함이다. 아니, 특히 당신이다. 머리 크기나 귀 모양을 핑계로 대고 있다면, 그건 그냥 변명이다. 모든 남자는 모자를 쓴다. 아직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단지 ‘맞는 모자’를 아직 못 만났기 때문이다.

먼저 야구 모자부터 시작해보자. 가장 쉬운 선택이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다. 학창 시절 첫사랑 같은 존재다. 사람들이 “나는 모자가 안 어울린다”고 말하는 경우를 보면, 대부분 모자를 하나 사서 그냥 푹 눌러 쓰고 어색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해는 간다. 모두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나는 원래 모자를 안 쓰는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면 쉽지 않다. 하지만 그건 절반만 겪은 것이다. 더 쉬운 방법들이 있다.

첫 번째 문제는 모자가 너무 새것이라는 점이다. 매장에서 사자마자 바로 쓰면 당연히 어색하다. 가장 좋은 모자는 비를 맞고, 맥주가 튀고, 풋살을 하고, 등산을 다니며 자연스럽게 닳고 익숙해진 모자다. 모자는 시간이 지나며 더 멋있어진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세탁기에 몇 번 돌리고, 계속 쓰는 것이다. 진짜다. 챙을 구부리고, 크라운을 조금 긁어주고, 햇빛에 바래게 놔둬라.

조셉 퀸과 제임스 맥어보이 같은 배우들을 스타일링하는 스타일리스트 파비오 임메디아토는 “새것 느낌이 없는 모자가 가장 좋다”고 말한다. 새 모자는 어딘가 이질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빈티지 모자를 많이 산다”고 한다. 이 조언은 그가 스타일링하는 유명 인사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더 피트’의 패트릭 볼을 스타일링할 때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임메디아토는 말한다. “그가 프레스 행사에 가야 했는데 ‘야구 모자를 쓸까 말까’ 고민하더라고요.” 둘은 한동안 고민하다 결국 쓰기로 했다. “그리고 정말 잘 어울렸어요.”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색이 바래고 크라운이 부드럽게 닳아 있었고, 마치 빌린 게 아니라 자기 것처럼 보였다.

남자들이 자주 하는 또 다른 실수는 모자가 자기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모자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탈리아의 작은 해변 마을에서 산 모자, 오랫동안 애증 관계인 축구팀을 상징하는 모자, 혹은 단골 카페의 로고가 들어간 모자처럼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한다. 누군가 물었을 때 가볍게 꺼낼 수 있는 이야기 하나만 있어도, 모자는 익명의 액세서리가 아니라 ‘내 것’이 된다.

모자 전문 브랜드 뉴에라의 EMEA 브랜드 디렉터 로렌스 조슬린은 핏 역시 중요하다고 말한다. “모자가 안 어울리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가장 중요한 조언은 “잘 맞는 것을 고르라”는 것이다. 머리 둘레뿐 아니라 크라운 높이도 중요하다. 너무 조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맞아야 한다. 처음이라면 여러 사이즈를 직접 써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딱 맞는 모자를 찾았다면, 이제 커스터마이즈하면 된다. 스티커를 뗄지, 챙을 구부릴지, 머리 위에 얹듯 쓸지, 눈썹까지 내려 쓸지. “정해진 규칙은 없습니다. 스스로 좋다고 느끼면 그게 정답입니다,” 조슬린은 말한다.

이 조언은 모든 종류의 모자에 적용된다. 비니, 버킷햇, 플랫캡, 베레모, 세일러 캡, 심지어 오랫동안 외면받았던 페도라까지도. “나이 든 남성에게 페도라는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임메디아토는 말한다. 혹시 야구 모자부터 시작했지만 끝내 익숙해지지 못했다면 괜찮다. 야구 모자가 아니라면 비니가 있을 것이고, 비니가 아니라면 버킷햇이 있을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어떤 머리도 어울리는 모자가 없는 경우는 없다. 단지 아직 맞는 모자를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지금, 당신으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