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rink

바텐더들이 술로 만든 술 아닌 소스 6

2026.05.08.김은희

DOUBLE DIP. “킥킥, 나는 비주류야.”

캄파리 디핑 소스
by 핸드인핸드 박태우 오너 바텐더

HOW-TO
❶ 달걀과 올리브 오일을 제외한 재료를 모두 넣고 핸드 블렌더로 곱게 간 뒤 달걀을 넣고 한 번 더 간다.
❷ ①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천천히 나누어 넣으면서 잘 섞어 부드럽고 촉촉한 텍스처를 만든다.

BARTENDER’S NOTE
국내 최초로 이탤리언 바를 운영하는 만큼 이탈리아의 정체성을 담은 술 캄파리를 활용해보고 싶었다. 캄파리는 기본적으로 쓴맛이 강한 술이다. 단맛이 있긴 하지만 시트러스류의 껍질 향과 허브 계열의 쓴맛이 지배적이다. 이런 맛은 칵테일에서도 강한 개성을 드러낸다. 향긋하고 신선한 동시에 입안에 깔끔함을 전한다. 이 점은 재료 본연의 맛을 확실히 살리면서도 조화로이 표현하는 이탈리아 요리들과 닮아 있다. 캄파리로 만든 소스가 다른 음식과 함께할 때도 본연의 쓴맛과 향긋함이 함께 어우러져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랐다. 바텐더로서는 익숙한 캄파리지만 음식에서는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 보강해야 할 맛들이 존재했는데, 캄파리가 품은 좋은 시트러스의 향을 증폭시키기 위해 유자청과 유자 폰즈를 사용했고, 일반 설탕 대신 아가베 시럽을 활용해 질감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GOOD FRIENDS
칼라마리 & 글렌모렌지 라산타 하이볼
튀긴 칼라마리처럼 기름진 안주를 먹을 때 캄파리 디핑 소스가 느끼함을 신선하게 잡아준다. 여기에는 위스키와 탄산수로만 이루어지는 아주 솔직하면서도 편안한 칵테일인 하이볼이 어울리겠다. 술의 양은 얼마든지 자유로워도 좋다. 첨언하자면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으니 탄산수는 탄산이 강한 것을 사용해 시원하고 상쾌한 목 넘김을 최대한 이끌어내기를 추천한다. Buon Appetito!

오악사카 스모크 크림
by 더믹스랩 김진석 오너 바텐더

HOW-TO
❶ 엠피리칼 아육과 스리라차 소스를 냄비에 담고 2분 30초 동안 중약불로 졸인다.
❷ ①에 마요네즈, 연유, 레몬주스를 넣고 섞어주면 완성.

BARTENDER’S NOTE
엠피리칼 아육은 멕시코 오악사카 농부들이 재배한 스모키한 파실라 믹스 칠리를 덴마크산 보라색 밀과 함께 증류하고, 셰리 올로로소 캐스크에서 숙성한다. 그 결과 스모키하고 매콤한 풍미에 달콤하고 부드럽고 고소한 피니시가 독특한 술이 완성된다. 전통 술의 범주를 넘어 새로운 맛의 가능성을 추구하는 엠피리칼과 믹스랩의 철학이 닮아 있다고 판단해 이 술을 소스의 기주로 선택했다. 질감과 맛을 보완하기 위해 크리미함, 달콤함, 산미를 대표하는 재료들을 더했다.

GOOD FRIENDS
타코 & 팔로마

멕시코 대표 음식 타코와 대표 칵테일 팔로마. 스모키함, 매콤함, 크리미함에 은은한 달콤함과 산미가 더해진 소스는 타코의 기름진 풍미와 고수의 복합적인 허브 향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여기에 테킬라, 라임주스, 자몽 소다로 완성한 상큼한 팔로마 칵테일을 곁들이면, 타코의 자극적인 맛이 부드럽게 융화되며 더욱 산뜻해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팔로마 칵테일과 타코를 싹 비우고 나면 프렌치 프라이와 즐겨보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프렌치 프라이 위에 오악사카 스모크 크림 소스와 꿀을 뿌리고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갈아 올리면? 자꾸 가는 손을 멈출 수 없다.

IT G 마요
by M+MS 안경원 오너 바텐더

HOW-TO
❶ M+MS 스타우트 식초 2 대 설탕 1을 넣고 약불에 졸인다. 농밀해지면 식혀서 글레이즈로 만든다.
❷ M+MS 베리밀크 스타우트 발사믹 리듀스에 달걀노른자, 식용유, 오징어 먹물, 디종 머스터드와 소금, 후추, 설탕을 한 꼬집씩 넣고 블렌딩해 마요네즈 상태로 만든다. 이를 1번 과정에서 만들어둔 M+MS 스타우트 글레이즈에 올린다.
*M+MS에서 양조하는 맥주 베리밀크 스타우트를 발효시켜 만든 식초를 약한 불에 끓여 졸인 것.

BARTENDER’S NOTE
M+MS 베리밀크 스타우트는 맥주 양조자였던 김지훈 바텐더와 함께 손님들이 디저트 느낌으로 맥주를 편하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로스팅한 몰트에 신선한 딸기, 유당을 넣어 딸기 초콜릿을 머금은 듯한 맛이 난다. 평소에도 M+MS는 우리가 양조하는 와인과 맥주, 막걸리를 식초로 발효시키고 있어서, 술을 활용한 딥 소스를 만들어보라는 주문을 받았을 때 발효 중인 스타우트 맥주를 발사믹 식초처럼 사용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M+MS는 현대적인 칵테일을 만들다 보니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아 질소도 사용해보고, 분자 파우더류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려 했으나, 그러나 역시 클래식은 클래식인 법. 정통의 마요네즈 딥 소스에 스타우트 비네거로 킥을 더할 때 가장 빛났다.

GOOD FRIENDS
오징어 먹물 피시 앤 칩스& M+MS 베리밀크 스타우트
마요 소스에는 튀김류가 제격. M+MS에는 광어를 숙성시켜 만드는 세비체 메뉴가 있어서 가끔 남는 광어로 피시 앤 칩스를 만들어드린다. 오징어 먹물 피시 앤 칩스는 이번에 만든 딥 소스에 어울리도록 이강석 셰프와 새로 개발했는데, 감칠맛을 위해 오징어 먹물과 베리밀크 스타우트로 반죽을 만들었다. 영국에서는 반죽에 맥주를 넣어 바삭바삭한 식감을 얻는다. M+MS의 히든 메뉴로 둘 테니 누구든 슬며시 요청해주시기를. 가장 완벽하게 즐기는 법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힙합이자 힙합의 클래식이라 불리는 나스 Nas의 LP를 재생한다. – 피시 앤 칩스를 IT G 마요에 깊게 찍은 후 한 입 먹는다. – 입가심으로 차갑게 칠링된 베리밀크 스타우트를 한 모금 마신 후 을 청음하면서 고개를 흔든다.

들 ~ 크림
by 앤티도트 황인규 오너 바텐더

HOW-TO
❶ 재료를 모두 섞는다.
❷ 마늘은 반드시 넣는다. 느끼해질 수 있는 소스의 중심을 잡아준다.

BARTENDER’S NOTE
조니워커 블랙루비가 가진 과일 향과 부드러움이 여러 소스와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 느끼할 수 있는 크림치즈와 들기름을 기주의 오크 향이 잡아주고, 과일 풍미에서 오는 달콤함이 약간의 들큰함을 더해준다. 소스가 완성되면 알코올감은 거의 없으나 크림치즈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으로 시작해, 끝에는 들기름의 향긋함과 조니워커 블랙루비의 과실 향으로 산뜻하게 마무리된다. 소스 개발 단계에서 단골손님들께 드려봤는데 너무 기름지다는 피드백과 함께 마늘을 더해보라는 추천을 받았다. 한국인은 마늘! 마늘이 킥이다. ‘들~크림’ 소스에 너무 잘 어울려서 레시피를 즉각 수정했다. 느끼해질 수 있는 맛의 중심을 잡아준다.

GOOD FRIENDS
채소 스틱 & 조니워커 블랙루비 하이볼
퇴근 후 집에서 가볍게 하이볼 한잔하고 싶을 때 무거운 안주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너무 대충인 것도 싫다면 가벼운 채소 스틱에 들~크림 소스를 더하면 산뜻하다. 오이, 셀러리, 당근 무엇이든 아삭거리고 깨끗한 채소에 담백한 들~크림이 감칠맛을 더해준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하이볼의 황금 비율은 조니워커 블랙루비 1 대 탄산수 3.

스마크 소스
by 코블러 김용훈 바텐더

HOW-TO
❶ 양파와 양송이를 다진 후 올리브 오일을 두른 프라이팬에 볶는다.
❷ 메이커스 마크를 붓고 알코올을 날리면서 볶는다.
❸ ②에 나머지 재료를 넣고 불을 끈 뒤 섞어 잔열로 소스를 하나로 만든다.

BARTENDER’S NOTE
어떤 술로 소스를 만들까 생각하던 중에 백 바에 놓인 메이커스 마크가 눈에 띄었다. 술이나 마시면서 고민해보자 하다 반 병을 혼자 마셨다. 메이커스 마크가 지닌 오크 향은 특히 육류와 잘 어울린다. 그래서 떠오른 소스는 ‘스마크’. 스모킹과 메이커스 마크를 합친 이름으로, 소의 가슴 부위인 양지머리를 통째로 훈연해 구운 바비큐 요리 브리스킷과 무척 잘 어울리겠다 싶었다. 실제로 어릴 때부터 요리를 자주 하는 편이었고 바텐더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 주류를 요리에 자주 애용한다. 하지만 브리스킷을 만드는 과정은 매우 힘들기에 대신 돈가스와 곁들여 먹기를 추천한다. 재료로 삼은 바비큐 소스, 케첩, 마요네즈 등을 통한 ‘단짠단짠’ 맛의 조화에 메이커스 마크의 은은한 바닐라 맛이 감도는 소스가 돈가스와 잘 어우러진다.

GOOD FRIENDS
텍사스 브리스킷 혹은 돈가스 & 메이커스 마크 하이볼
스마크 소스를 만들 땐 양송이를 꼭 넣을 것. 다진 양송이가 씹힐 때 식감이 매우 좋다. 브리스킷은 직접 만들어 먹기 어려우므로 사 먹기를 추천하고, 만약 돈가스를 직접 만든다면 안심에 건식 빵가루를 묻혀볼 것. 바삭바삭하다. 나의 하이볼 황금 비율은 잔에 얼음을 넣고 메이커스 마크 30밀리리터에 탄산수 90밀리리터를 더한다. 그리고 가볍게 한번 톡 저어주기. 무엇보다 잔은 미리 냉동고에 넣어 아주 아주 차갑게 만들 것.

B사이드 길티 플레저 잼
by 기슭 구덕모 바텐더

HOW-TO
❶ 베이컨을 1센티미터 크기로 썰어 중약불에 바삭하게 볶는다.
❷ 베이컨을 건져내고 남은 기름에 다진 양파, 마늘, 페페론치노를 넣고 갈색이 될 때까지 볶는다.
❸ ②에 베이컨을 넣고 다진 토마토, 데메라라 설탕, 소금, 비네거, 베르무트를 넣고 잼 농도가 될 때까지 팬 바닥을 긁어주며 2~3시간 끓인다.
❹ 육개장 면은 풀어질 정도로만 뜨거운 물을 부은 뒤 원하는 접시 형태로 모양을 잡는다. 전자레인지에 돌려 바삭바삭하게 만든다.

BARTENDER’S NOTE
산화되어 더 이상 바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베르무트(친자노 로쏘 등 주정 강화 와인), 시럽을 만들고 남은 데메라라 설탕, 그리고 추억의 간식인 라면땅까지. 이 플레이트는 특별한 재료가 아니라 남겨지고 잊힌 것들에서 출발한다. 이번 딥 소스는 가게에서 사용하는 재료로만 구성했다. 바에서 일하며 산화되어 폐기되는 가향 와인과 셰리 와인을 볼 때마다 비네거나 발사믹 대신 음식에 접목시키면 흥미롭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시간이 지나며 생긴 산화 향과 허브의 쓴맛은 단맛 중심 소스의 흐름을 정리한다. 소스를 내는 단계에서는 1인분 기준 80그램의 베이컨잼에 베르무트 10그램을 추가해 중불에서 온도만 올리는데, 이는 잼을 다시 끓이는 게 아니라 향을 깨우는 과정이다. 불을 끈 뒤에는 버번위스키를 넣어 알코올의 향을 날리지 않고 그대로 얹는다. 바닐라와 오크, 캐러멜 노트를 통해 맛 방향이 하나로 묶인다. 라면땅은 일하며 간간이 내던 간식으로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어 지금의 형태로 이어졌다. 이 플레이트에서 라면땅은 소스를 담고, 소스를 찍어 먹고, 마지막에는 부수어 전부 먹게 된다.

GOOD FRIENDS
라면땅 & 벤톤스 올드 패션드

소스만 따로 맛보면 베르무트의 쓴맛과 버번의 알코올감이 도드라질 수 있지만 라면땅과 함께 먹으면 유탕면의 기름이 날카로운 인상을 완화한다. 함께하는 칵테일은 베이컨 기름을 활용한 벤톤스 올드 패션드다. 잼을 만들 때 쓴 재료와 같은 것에서 출발해 향을 잔으로 확장시킨다. 모두 남은 자투리에서 출발했지만, 오히려 더 강한 맛이 만들어졌다. 다만 매일 먹기에는 분명히 부담스럽다. 그래서 더 솔직하고 더 매력적이다.(준비하며 살이 2킬로그램 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