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블랙의 로즈 골드 오메가 드 빌 프레스티지 파워 리저브

맞다. 시놀라는 루퍼트 캠벨 블랙 같은 올드머니 스타일의 상징은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질리 쿠퍼의 러트셔 세계관은 충분히 세련됐다.
‘라이벌스’ 속 알렉스 하셀은 극 중 보수당 의원이자, 예상대로 수많은 연애 사건의 중심에 있는 루퍼트 캠벨 블랙을 연기한다. 첫 시즌의 ‘라이벌스’은 아주 화려한 시계 컬렉션으로 가득했다. 빈티지 오메가와 론진, 그리고 금빛 시계들이 넘쳐났다. 그중에서도 캠벨 블랙의 로즈 골드 오메가 드 빌 프레스티지 파워 리저브는 그의 자신감 넘치는 올드머니 캐릭터와 완벽하게 어울렸다.

하지만 현실 속 알렉스 하셀의 손목은 또 다른 방향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는 어젯밤 열린 ‘라이벌스’ 시즌2 프리미어에서 시놀라 런웰을 착용했다. 물론 이름만 들으면 극 중 미니스커트를 입고 등장하는 비서 이름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시계다.
시놀라는 2011년 오래된 미국 구두약 브랜드를 되살리며 시작됐다. 지금은 가죽 제품과 함께 디트로이트 공장에서 조립하는 레트로 감성 시계로 유명하다. 그래서 다이얼에도 ‘디트로이트’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들어간다.
시놀라는 다양한 모델을 만들지만, 런웰은 가장 대표적인 드레스 워치 라인 중 하나다. 지나치게 복잡한 기능은 없다. 초침과 날짜창 정도만 들어가 있고, 골드 톤 스테인리스 스틸 베젤은 둥글고 두툼하다. 크기는 부담 없는 36mm. 여기에 블랙 가죽 스트랩 조합까지 더해져 실패할 수 없는 클래식 구성을 완성한다.
대신 디테일에는 개성이 있다. 금색 테두리를 두른 블랙 아워 인덱스, 프로펠러 모양의 핸즈, 그리고 한가운데 자리한 미드센추리 스타일 번개 로고까지. 마치 1950년대 미국 대형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야 가장 잘 어울릴 법한 시계다.
하지만 다른 스타일에도 놀랍도록 잘 어울린다. 특히 알렉스 하셀이 보여준, 티셔츠에 느슨한 테일러링을 섞은 룩과는 꽤 훌륭한 궁합이었다. 알렉스 하셀의 시놀라는 조금 다르다. 가격은 1억 4천8백만원 수준. 훨씬 절제돼 있고, 과시적이지 않다. 여전히 스타일은 충분하지만, 루퍼트 캠벨 블랙 같은 과한 허세와는 거리가 있다.
생각해보면 꽤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그렇게 압도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사람이라면, 현실에서는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고 싶어질 테니까. 물론 완전히 반대는 아니다. 이 시계 역시 러트셔 세계관 안에서는 충분히 멋질 테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