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2초 만에 최고의 농구화로 떡상! NBA 파이널의 뜬금없는 ‘이 스니커’

2026.06.16.이란영, Tres Dean

뉴욕 닉스의 역사가 된 OG 아누노비의 강렬한 플레이오프 4차전 팁인 슛은, 그 어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최고의 마케팅 순간이 되었다.

Al Bello/Getty Images

그게 설마 ‘스케쳐스’일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건 무려 뉴욕 닉스의 역사적인 파이널 무대다. 코트 위에서 가장 짜릿하고 결정적인 역전 결승 골이 터졌다면, 당연히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정판 농구화나 힙한 스니커즈를 상상하기 마련이다. 평소 동네 쇼핑몰에서나 흔히 보던 친근한 브랜드, 그것도 농구화를 만들기 시작한 지 고작 3년도 채 안 된 스케쳐스가 매디슨 스퀘어 가든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플레이의 중심에 서게 될 줄이야.

하지만 기적은 일어났다. 뉴욕 닉스의 포워드 OG 아누노비팀의 상징인 오렌지색 끈이 매치된 파란색 ‘스케쳐스 SKX 넥서스’를 신고 있었다. 경기 종료 단 1.2초를 남겨두고 그가 공을 골대 안으로 툭 밀어 넣는 순간, NBA 파이널 4차전의 승부추는 뉴욕 닉스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무심한 암살자, OG 아누노비의 선택

Dustin Satloff/Getty Images

사실 아누노비의 평소 성향을 알면 이 상황이 아주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부터 스케쳐스의 모델로 활동 중인 그는 코트 위에서 언제나 무표정하게 상대를 제압하는 ‘조용한 암살자’로 통한다. 경기 때 무슨 신발을 신을지 크게 재지 않는 듯한, 특유의 무심하고 덤덤한 태도가 매력인 선수다.

지난 2020년, 토론토 랩터스 시절 경기 종료 직전 팀을 구하는 버저비터 3점슛을 성공시켰을 때도 그는 세레머니 하나 없이 무덤덤했다. 왜 아무런 리액션이 없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그저 이렇게 답했을 뿐이다. “넣으려고 던진 건데요.”

그런 그가 스케쳐스와 손을 잡았을 때, 이미 스케쳐스의 농구 라인업에는 리그의 쟁쟁한 스타 선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누노비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1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스케쳐스가 선수에게 얼마나 진심 어린 지원을 보내주는지 깊이 체감했다”라며 브랜드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돈으론 살 수 없는 홍보 효과

Courtesy of Skechers

스케쳐스에게 이번 사건은 그야말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최고의 홍보 효과를 안겨주었다. 사실 농구화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스케쳐스는 트렌디한 패션 브랜드들과의 협업도 없었고, 유행에 민감한 힙스터들이 줄을 서서 사는 신발도 아니었다. 아무리 기능성을 앞세워 농구화 라인을 넓혀왔다고 해도, 그것이 곧 대중적인 유행이나 문화적인 파급력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다른 유명 스포츠 브랜드들도 농구 라인을 부활시키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도 고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스케쳐스가 쿠션감이 좋고 탄탄한 기능성 신발을 만든다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었지만, 이번 경기 전까지 단 한 번도 트렌디하거나 힙한 브랜드로 인식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 골 한 방으로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아는 사람만 알던 농구화 ‘SKX 넥서스’는 순식간에 이번 세기 가장 극적인 농구 드라마를 함께한 주인공이 되었다. 한 농구 팬은 SNS를 통해 이렇게 선언하기도 했다. “이제 평생 스케쳐스 신발은 절대 무시하지 않겠다.”

현재 스케쳐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일반 소비자용 SKX 넥서스 모델이 두 가지 컬러로 판매 중이다. 아누노비가 신은 ‘뉴욕 블루’ 컬러는 지금은 선수의 라커룸에만 존재하는 특별 한정판이지만, 조만간 정식 출시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이란영

이란영

어시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