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그 이상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니 선택 사항이고.

냉수욕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각종 펩타이드와 영양제를 챙기며, 특수부대급 운동량을 소화해야만 장수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시대다. 인스타그램 릴스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최근 하버드 연구가 전하는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하다. 오래 살고 싶다면, 지금 하고 있는 근력 운동만으로도 충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영국 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약 15만 명의 성인을 30년 동안 추적한 세 개의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했다. 대부분 중년층이었던 참가자들을 살펴본 결과, 주당 90~120분의 근력 운동을 한 사람들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13% 낮았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은 19%, 신경계 질환 사망 위험은 27% 감소했다.
주당 90~120분이면 30분 운동을 3~4회 하거나, 45분 운동을 두 번 정도 하는 수준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 이상 운동한다고 해서 장수 효과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주당 약 2시간을 넘어서면 건강상 이점은 거의 정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력 운동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
근육은 단순히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몸을 보기 좋게 만드는 조직이 아니다.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스켈레탈 장수’의 창립자인 본다 라이트 박사는 “근육은 단순한 구조 조직이 아니라 인체 최대의 내분비 기관”이라고 설명한다. 근육이 저항에 맞서 수축할 때마다 마이오카인이라는 신호 물질이 분비된다. 이 물질은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이동하며 만성 염증을 줄인다. 만성 염증은 노화와 관련된 대부분의 질환의 근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근력 운동은 이 외에도 혈당 조절 개선, 골밀도 증가, 대사 건강 향상 등의 효과를 제공한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근력 저하와 신체 기능 감소를 늦춰준다. 운동생리학자 알렉스 로스스타인은 “근력은 우리가 주변 환경과 더 편안하고 능숙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한다.
근육량은 심장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보통 심장 건강이라고 하면 러닝머신이나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떠올린다. 하지만 근력 운동 역시 심혈관 건강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라이트 박사에 따르면 장기간의 저항 운동은 혈관 구조를 변화시켜 동맥을 더욱 탄력적으로 만든다. 이는 혈압 조절을 돕고 심근경색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또한 장기 주변에 쌓이는 내장지방 감소에도 효과적이다. 내장지방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염증성 지방으로 꼽힌다.
근력 운동은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근육이 움직일 때 분비되는 여러 물질이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의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BDNF는 신경세포의 성장과 연결을 돕는 단백질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흔히 ‘뇌를 위한 비료’라고 불린다. 신경세포가 더 효율적으로 소통하도록 돕고 인지 기능 유지에도 기여한다.
이번 연구가 새롭게 보여준 사실은 근력 운동의 효과가 생각보다 적은 시간 투자로도 충분히 나타난다는 점이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퇴근 후 30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면 이미 장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구간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다만 연구진은 주당 90~120분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운동 종류와 강도, 세트 수 등에 대한 세부 데이터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이원 장 박사와 에드워드 지오바누치 교수는 “90~120분을 절대적인 목표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에서는 주로 프리웨이트와 웨이트 머신을 이용한 운동이 포함됐지만, 로스스타인은 맨몸 운동 역시 충분한 자극을 제공한다면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라이트 박사는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근육 크기보다 기능적 근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장바구니를 들고 이동하거나, 바닥에서 스스로 일어나거나, 넘어질 때 몸을 지탱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나이가 들수록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설명이다.
근력 운동이 중요하다고 해서 유산소 운동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연구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 수행한 사람들은 두 운동을 모두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사망 위험이 무려 45% 낮았다. 연구진은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가장 명확한 메시지”라고 말한다. 로스스타인은 주당 90~120분의 근력 운동과 함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약 150분 정도 실시할 것을 권한다. 그렇게 하면 수명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함께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