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쥐가 나는 걸 막아주는 월드컵 화제 된 궁극의 주스

2026.06.27.조서형, Tom Ward

피클 주스가 정말 쥐를 막아줄까? 월드컵에서 화제가 된 뜻밖의 스포츠 음료의 진실을 밝혀봤다. 프로 선수들이 즐겨 마시는 피클 주스. 정말 효과가 있을까?

축구에는 매년 새로운 유행이 등장한다. 어떤 해에는 브로콜리 머리 스타일이, 또 어떤 해에는 4-4-2 포메이션이 다시 주목받았다. 그리고 이번 여름 월드컵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뜻밖에도 피클 주스다. 피클 병 바닥에 남아 있는 초록빛의 짭조름한 액체가 이제는 프로 선수들의 경기력 관리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지난 금요일 미국과 호주의 경기 막판, 독일 출신 주심 펠릭스 츠바이어는 심한 다리 경련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경기는 약 90초 동안 중단됐고 호주 선수가 그를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은 멕시코 출신 제4심 케이티 가르시아가 건넨 피클 주스였다. 몇 모금을 마신 뒤 그는 다시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피클 주스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주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키어런 트리피어를 비롯해 테니스 선수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얀니크 신네르도 경기 도중 피클 주스를 마시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그렇다면 실제로 효과가 있는 걸까? 그리고 일반인도 운동 가방에 피클 주스를 챙겨야 할까?

헬시메이스의 영양사 메이스 알알리는 피클 주스의 효과는 의외로 ‘맛’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2010년 학술지 「메디신 앤드 사이언스 인 스포츠 앤드 엑서사이즈」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피클 주스는 전해질을 공급해서 경련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신맛과 산미가 입과 목의 수용체를 자극해 과도하게 활성화된 신경 신호를 진정시키는 반사 작용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은 피클 주스가 혈액으로 흡수돼 전해질 농도를 바꾸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일어난다.

피클 주스는 단순한 플라시보 효과일까?

오히려 그렇지 않다. 피클 주스는 경련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나트륨 함량도 높아 장시간 운동 중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일부 경기가 35도 안팎의 무더위 속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월드컵 같은 환경에서는 이런 장점이 더욱 부각된다. 다만 알알리는 경기력 자체를 향상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추가 연구가 이뤄질 필요성은 충분히 입증됐다는 평가다.

일반 스포츠 음료보다도 피클 주스가 더 좋을까?

결론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평소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목적이라면 균형 있게 설계된 전해질 음료가 더 적합하다. 일반 스포츠 음료는 나트륨뿐 아니라 칼륨과 수분까지 적절한 비율로 공급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반면 피클 주스는 나트륨 함량은 높지만 칼륨은 상대적으로 적어 전반적인 전해질 보충 면에서는 다소 아쉽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근육 경련이 발생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피클 주스는 경련을 유발하는 신경 신호를 빠르게 억제하는 동시에 나트륨과 수분도 함께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응급 대처용으로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언제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을까?

알알리는 근육 경련이 시작되는 즉시 마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경기 후반마다 반복적으로 쥐가 나는 선수라면 하프타임에 소량을 마시거나 경기 중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모든 운동 전마다 반드시 마셔야 하는 음료는 아니다.

결국 피클 주스는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운동 중 쥐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평소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전해질을 꾸준히 보충하며, 체력을 충분히 길러두는 것이다. 피클 주스는 어디까지나 그 기본을 갖춘 뒤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보조 수단에 가깝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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