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뉴욕서 인정받은 패션 디자이너 유니스 리

2011.04.14박나나

뉴욕에서 먼저 인정받은 한국계 패션 디자이너 유니스 리. 한국말도 잘 못하고, 한국 요리도 잘 못하지만, 웃음 소리 하나는 한국 사람이다.

한국말 할 줄 알아요?
‘초큼요’. 다섯 살 아이 수준이에요. 단어를 잘 몰라서 문장을 끝맺질 못해요. 미국에 처음 왔을 땐 한국 학교를 다녔는데, 고등학교 이후로 한국말을 할 기회가 없었어요.

뉴욕에서 힘들지 않아요? 동양인이 지내기 힘든 도시잖아요.
그래요? 전 잘 모르겠는데. 너무 많은 인종이 살아서 오히려 동양인이 살기에 좋은 도시가 뉴욕인 것 같아요.

그건 당신이 뉴욕 생활에 익숙해져서 아닐까요?
글쎄요. 만약 누군가 동양인을 무시하면 전 가만 안 있을 거예요. 보다시피, 전 ‘터프’한 여자예요. 하하하.

제 주변엔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무서운 문신을 한 사람도 있어요.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얘기를 듣고는, 일부러 세게 보이려고 그랬대요.
뉴요커들이 좀 거칠죠. 상대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면 더 그래요. 같은 말이라도 ‘May I help you?’라고 하면 되는데, ‘What do you want?’라고 하죠. 그건 인정해요. 뉴요커가 성급한 편이잖아요. 아, 그거네요. 인종차별이라기보다 뉴요커들의 성격.

남성복을 전공했어요?
그땐 남성복, 여성복 구분이 없었어요. 하지만 전 현실적인 성격이라, 졸업 즈음엔 경쟁이 덜한 남성복을 선택했어요. 정말 잘한 일이죠. 게다가 남성복은 할수록 더 매력적이에요. 복잡하고 화려하지 않아도 훨씬 멋질 수 있는 게 남성복이죠.

DKNY에서는 어땠어요?
4년 동안 DKNY에서 모든 실무를 다 배웠어요. 하지만 어느 해 정리해고를 목격하고는, 마음을 정했어요. 옆자리 동료의 책상이 정리되어 있고, 짐은 상자에 넣어 복도에 내놨더라고요.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복잡했어요. 더 현실적인 선택이 필요했죠.

    에디터
    패션 에디터 / 박나나
    포토그래퍼
    민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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