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케팅 의리, 올해의 손글씨 이병헌, 올해의 이름 도민준과 천송이, 올해의 컴백 김추자, 올해의 스케줄 프란치스코 교황, 올해의 히든 싱어 <불후의 명곡> 마이클 볼튼 편, 올해의 종횡무진 전현무.
올해의 마케팅 의리
김보성이 주먹을 꽉 쥐고 외쳤다. “의리!” 보성댁 이국주가 받았다. “의리! 의리!” 광고에서 김보성이 “우리 몸에 대한 의리!”를 외친 한 음료는 매출이 65퍼센트 늘었다. 김보성은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올해 들어오면서 (광고를) 10개는 넘게 찍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면면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여행, 화장품, 인터넷 쇼핑몰, 온라인 게임, 술, 온수 매트…. 일관성 없는 목록이지만, 꾸준히 일관성 있게 의리를 강조하던 김보성의 주먹엔 힘이 꽉 들어갔다.
올해의 손글씨 이병헌
처음은 2009년, 전 여자친구와의 법적 공방 즈음이었다. 그는 “하지만 보다 중요한 건, 소중하고 예쁜 추억으로 남아야 할 일이 이렇게 좋지 않은 모습으로 진실이 왜곡된 채 세상에 떠돌게 되었다는 슬픈 현실과, 그리고 어떤 경위든 간에 한때 서로 아끼던 사람이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가슴 아픈 사실입니다”라고 썼다. 지금의 아내인, 이민정과의 열애를 인정할 때도 손편지를 공개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지목당한 대답으로도 “꾸준히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늘 관심 갖도록 할까 합니다”라고 썼다. 가장 최근, 네 번째 손편지는 두 여자로부터의 협박에 대한 메시지였다. 누군들 흠이 없고, 누군들 감추고 싶은 일이 없을까마는…. 실추된 이미지를 재고하는 데, 이번 편지는 효과가 없었다. 손글씨로 직접 썼으니까 진심이네 아니네 따질 일도 아니었다. 다만 대중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대중은 이번 편지를 난관을 돌파하려는 정치적 의도로 읽었다. 정치가 승패의 세계라면, 네 번째 손편지는 패착이었다. 어디까지나 이미지에 관한 얘기다. 재판은 끝나지 않았다. 그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다희는 11월 13일, 11번째 반성문을 법원에 재출했다.
올해의 저작 <르네상스 미술사>
매년 쏟아지고 있는 인문학 책들이 ‘너’의 이야기를 하라고 종용하는 시대다. 온당한 주장이지만 정작 저자인 ‘너’와 다른 저자의 차이가 희미한데 무슨 힘이 실릴까 싶다. 주제가 공자든 맹자든 스피노자든 니체든, 자신의 문제의식을 끝까지 밀어붙인 책을 만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인문학 가운데서도 소외된 서양미술사 분야의 책이지만, <르네상스 미술사>를 올해의 저작으로 꼽는다. 고고미술학자 신준형이 학부 시절부터 가진 문제의식을 20년에 걸쳐 풀어낸 결실이 담겼다. 2004년 <파노프스키와 뒤러—해석이란 무엇인가>, 2007년 <루터와 미켈란젤로—종교개혁과 가톨릭개혁>, 그리고 작년에 <뒤러와 미켈란젤로-주변과 중심>이 나왔고, 올해 이 세 권이 한 세트로 묶였다. 단순히 ‘세트’라고 하기엔 아쉽다. 부록이 추가됐고, 용어와 도판, 편집, 오류를 일신했으며, 무엇보다 발간 일자와 반대로 순서를 매겼다. “비전공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소개하고 가르친다는 자세로” 썼던 두 권을 뒤로 물리고, 그의 문제의식이 담긴 <뒤러와 미켈란젤로-주변과 중심>을 첫 번째로 당겼다. 르네상스의 주변부에 있었던 뒤러에게, 서양미술의 주변부인 한국의 저자 자신을 반영한 결과가 강조됐다. 진실한 ‘너’의 이야기는 언제나 국가와 민족과 역사와 예술보다 흥미롭다.
올해의 출판사 워크룸
깊이 아끼는 그 소설 표지에 난데없는 명화가 실려서 실망한 게 한두 번이었나. 두고두고 읽고 싶은 그 인문학 책이 마치 수험서 같아서 남들 앞에 꺼내놓기 민망했던 적은. 책 디자인을 말하는 게 아니다. 좋은 책은 좋은 저자와 편집자, 디자이너가 함께 만드는 것이지, 좋은 디자이너 혼자 만들지 않는다. 문제는 그 가운데 한 명도 어긋나지 않고 손을 잡을 가능성이다. 올해 워크룸에서 내놓은 ‘제안들’ 시리즈를 보면서, 그 집단은 작을수록 좋겠다는 생각이 추가됐다. 세계문학전집과 관계없이 문학적인 가치를 알아보고, 이왕이면 그 이상의 맥락을 만들어내는 번역가와 함께 책을 만드는 편집자, 단순하다고 말하기엔 대담하기까지 한 민무늬 표지를 내미는 디자이너, 오로지 책에 집중해서 작가와 번역가의 이야기가 홍보이자 마케팅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팀워크가 빛나는 출판사, 워크룸이었다.
올해의 해설 이영표
월드컵이 시작될 무렵, KBS는 크게 주목받는 방송국이 아니었다. SBS는 해설 차범근, 캐스터 배성재 조합으로 단단해 보였고, MBC는 해설에 안정환과 송종국을, 캐스터로는 김성주를 다시 부르는 초강수를 뒀다. 두 방송사가 진작에 월드컵 해설 라인업을 홍보하고 있을 때, KBS는 전현무를 캐스터로 영입하려고 했다가 회사 아나운서 노조의 반발로 무산될 정도였다. 이때까지 해설은 정해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막상 월드컵을 시작하니 뒤늦게 섭외된 이영표가 모든 방송사를 이겼다. 시청률에서도, 화제 면에서도 압승이었다. 데이터를 근거로 한 단호한 예측은 적중률도 높았지만, 논리로 설득한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하필, 이영표의 해설이 올해의 해설로 꼽혔기에 KBS의 야구 해설을 떠올린다. 이영표에게 야구 해설을 맡겨도 무방할 것 같다. 이영표도 “야구 몰라요” 정도는 할 테니.
올해의 이름 도민준과 천송이
<별에서 온 그대>는 수많은 이슈를 남겼다. 그 모든 이슈는 두 주인공의 이름으로 수렴돼 끊임없이 재생산됐다. ‘도민준 코트’, ‘천송이 립스틱’, ‘도민준 운동화’, ‘천송이 치킨 세트’, ‘도민준 머리’, ‘천송이 노트북…’. 이 드라마의 첫째 목적이 한중 간 문화 교류는 아닐진대, 두 사람의 이름으로 퍼져나간 한국 상품만 해도 개수와 가치를 일일이 헤아리기 어렵다. 흔하다면 흔한 이름 도민준과 듣는 순간부터 입에 착착 붙는 이름 천송이는 김수현과 전지현만큼 유명한 이름이 됐다. 그리고 올해의 이름 2위는 ‘도민준xi’로 뽑는다. 중국어의 발음과 전지현의 발음이 세련된 조화를 보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올해의 공연 노이즈가든
90년대 초, 노이즈가든은 미국의 록밴드 사운드가든을 좋아하던 멤버들이 ‘형님들이 ‘사운드’니까 우리는 ‘노이즈’가 맞다’고 장난처럼 지은 이름이었다. 장난치고는 이어서 발표한 두 장의 앨범이 너무했다. 작곡, 편곡, 연주 할 것 없이 압도적이고 고유했다. 노이즈가든이 데모와 라이브를 포함한 리마스터링 앨범을 발표하면서 해체 후 5년 만에 공연을 가졌다. 미국에 있던 보컬 박건까지 귀국했다. “노이즈가든이 없었으면 우리도 없었다”고 말하는 록밴드 언체인드가 오프닝을 맡아 노이즈가든의 노래를 정확한 연주의 메들리 버전으로 커버했고, 이어서 등장한 노이즈가든은 ‘장난이 아닌’ 노이즈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귀가 찢어질 듯 했지만 황홀하게 아파하면서 서 있었다. 제 몸 건사하기도 힘들 만큼 가득 들어찬 브이홀의 청중들과 함께 겪은 순간이었다. 숨죽인 채로도 스스로 자라다가 적당한 때를 만나 만개하는, ‘고전’의 탄생 과정을 목격한 날이었다.
올해의 컴백 김추자
세상에, 김추자가 돌아왔다. 33년 만에, 가물치처럼 펄떡이는 앨범을 손에 쥐고서. 1번 트랙 ‘몰라주고 말았어’가 터질 땐 온몸에 지진이라도 날 것 같았다. 곧장 무대가 이어졌다. 서울 코엑스홀에서 열린 이틀 동안의 콘서트는 ‘김추자’라는 세 글자가 과연 무엇인지 완전히 쏟아버리는 듯한 무대였다. 각자의 생각과 기대치가 달랐던 탓으로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그런 얘기쯤 이미 상관이 없었다. 김추자는 기가 거꾸로 솟도록 몸을 썼고, 정성을 다해 노래했고, 군인처럼 씩씩했고, 숲처럼 기이했다. 정녕 그 무대의 주인으로서 도발하고 잘라내고 군림했다. 그건 생전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마돈나도 이미자도 그렇게는 못할 줄로 안다. 그걸로 끝이었을까? 예정된 투어는 모두 취소되었다. 김추자는 다시 어디론가 들어가 버렸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이 앨범은 두고두고 어떻게 달리 들릴 텐가? 김추자가 돌아왔다. 생각할수록 기절할 일이다.
올해의 스케줄 프란치스코 교황
4박 5일 일정이었다. 청와대 환영식, 대통령 면담, 한국 천주교 주교단 방문, 대전 미사 참석과 강론, 솔뫼성지에서 연설, 서소문 순교성지 참배, 광화문 시복미사 주례, 충북 꽃동네 방문, 해미순교성지에서 아시아 주교 만남, 해비 읍성에서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 미사 집전, 국내 7대 종단 지도자 만남, 명동성당 미사와 강론, 환송식….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용산참사 피해자, 밀양과 강정 마을 주민들을 만났다. 아이들의 이마에는 입을 맞췄다. 약 1백만 명이 모여 있었던 광화문 시복식에선 행진 중 차에서 내렸다. 세월호 유족 4백여 명이 모인 곳으로 천천히 걸었다. 단식 34일째였던 김영오 씨가 거기 있었다. 그렇게 맞잡은 손, 모든 슬픔을 나눠갈 것 같았던 표정, 김영오 씨가 노란 리본을 바로잡아줄 때의 미소. 그가 한국에 머문4박 5일, 앉을 틈도 없을 것같이 빡빡한 스케줄 사이 약 1분간 벌어진 일, 시간도 침묵한 것 같았던 위로였다. 이 나라에서 누군가 반드시 했어야 하는 일을 그가, 기꺼이 대신해주었다. 몇 번을 떠올려도 좋은 일. 그러니 다시 한 번 Viva, Papa.
올해의 히든 싱어 <불후의 명곡> 마이클 볼튼 편
자막을 통해 ‘한국인이 사랑하는 남자 가수 부문 1위’가 마이클 볼튼이란 걸 처음 알았는데 ,2위나 3위도 궁금하진 않았다. “한국인이 사랑하는”에서 의심부터 들었다. 이렇게 삐뚤어져서 험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가겠느냐는 자기비판을 하기도 전에 마이클 볼튼이 커버했던 곡들을 한국 가수들이 커버하는 무대가 펼쳐졌다. ‘A love so beautiful’, ‘Georgia on my mind’, ‘When a man loves a woman’, ‘Lean on me’는, 원곡도 그 곡을 부른 가수도 마이클 볼튼의 이름을 내세우기 민망할 만큼 고전이다. 그러니까 마이클 볼튼이 편곡해서 부른 노래를 한국 가수들이 편곡해서 부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원곡도 없고, 마이클 볼튼도 없고, 거대하거나 화려하게 편곡한 한국 가수들의 노래만 있었다. 박지성, 싸이, 김연아를 아느냐고, 김치는 먹어봤냐고 묻지 않은 게 다행이었을까? ‘<불후의 명곡> 역사상 최초의 팝스타 출연’이라는 자막이 등장했지만 두 번째 팝스타의 출연은 전혀 기대되지 않았다.
올해의 유머 대한씨름협회장
‘세련됐다’고 말하기엔 좀 그렇지만 ‘꽤 괜찮았다’고 할 수는 있는 말이었다. 9월 12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는 ‘씨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방안 1차 포럼’이 열렸다. 축사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였다. 듬직한 풍채에 차기 대권 주자로까지 오르내리는 여당 대표가 씨름인들과 만나는 통 큰 자리였다. 역시, ‘꽤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여길 수 있었다. 박승한 대한씨름협회 회장이 인사말을 건네기 전까지는 정말 그랬다. 그가 말했다. “여기 국회의원님들 많이 오셨는데, ‘입씨름’을 많이 하시는 것보다 실제로 한번 씨름대회를, 국회의원님 몇 분이 해서 한번 겨뤄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면 어떨까.” 어느 보도에 따르면, 웃은 사람이 몇 있었다고 한다. 과연 씨름인이 건넬 수 있는 농담이었다. 김무성 대표는 웃지 않았다. 그는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면전에서 우리를 그렇게 조롱한다는게 과연 여러분 기분이 좋으신지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기 바란다.” 이어 “씨름은 5천년 전부터 우리 벽화 그림에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우리의 씨름을 중국한테 유네스코 등재를 빼앗기는 동안 여러분은 뭘 하셨나. 기가 막힌 일”이라 말하고 곧 자리를 떴다. 미리 준비한 축사는 읽지 않았다. 유머와 조롱의 개념이 둘 사이에서 헷갈렸고, 이어진 말은 심지어 애꿎은 질책이었다. 유머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그나마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품이 비슷한 수준이어야 가까스로 통한다는 걸 몰랐던 건 누구였을까?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에 무슨 불쾌한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진짜 유머는 자기를 서로 낮출 때 가능한 일, 듣는 입장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도무지 자기를 낮출 필요도, 그럴 이유도 없다고 스스로 여기는 국회의원이 거기 있었다. 이젠 모두가 그걸 확인할 수 있었으니, 씨름협회장이 건넨 유머가 마냥 헛된 건 아니었지만.
올해의 사진기자 <오마이뉴스> 이희훈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진이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현대미술에 가까운 사진’이라 했고, 인상적인 사진 몇 컷이 모두 <오마이뉴스>에서 촬영했다는 것이 곧 알려졌다. 사진기자 이희훈의 이름도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다. 피사체(문창극)와 그를 둘러싼 기자들 모두를 관조하는 것 같은 시선으로 찍은 사진이었다. 문창극 전 후보자가 워낙 훌륭한 피사체이기도 했지만, 그가 찍은 사진에는 감각적 충격과 이야기가 같이 있었다. 이후에도 비슷한 경우가 여럿 있었다. 눈에 띄는 보도 사진마다 <오마이뉴스>였고,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은 이희훈 기자였다. 손석희 앵커가 팽목항에서 진행한 JTBC <뉴스룸> 현장 사진도, 구룡마을 화재 사진도 모두 그의 것이었다. 이달, ‘MEN OF THE YEAR’에도 그가 팽목항에서 찍은 손석희 앵커의 사진이 두 컷 실려 있다. 지금까지 익숙히 봐오던 보도사진의 건조함으로부터 멀고, 일단은 피사체에 집중하게 만드는 사진. 이후에는 그를 둘러싼 모든 배경을 해석하게 만드는 한 컷. 결국 ‘이 사진은 대체 누가 찍었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진. 올해는 모두 <오마이뉴스> 이희훈 기자의 것이었다. 3개월 수습을 마치고 정기자가 된 지 1년 남짓. 어쩌면 그로부터 한국 보도사진이 조금은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이른 희망을 갖기도 했다. 올 7월에는 ‘문창극, 처음과 마지막’이라는 제목으로 그가 찍은 사진들이 이달의 보도사진상 시사 스토리 부문을 수상했다.
올해의 종횡무진 전현무
<용감한 작가들>, <아이돌 스쿨>, <히든싱어>, <비정상회담>, <엑소902014>, <렛츠고 시간탐험대2>, <크라임씬>, <트루 라이브 쇼>, <로맨스가 더 필요해>, , <가족 삼국지>, <나 혼자 산다>, <연애고시>, <나만 그런가>, <유자식이 상팔자>,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까지. 올해, 전현무는 아홉 개의 방송국에서 열다섯 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종횡무진의 사전적인 뜻은 이렇다. ‘행동을 마음 내키는 대로 자유자재로 함’ 전현무가 말했다. “나는 불안하다. 그래서 더욱 다작을 하고 싶다.” 그는 그의 뜻대로 종횡무진 했다.
올해의 얼굴 JTBC 김관 기자
김관은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후 오랫동안 팽목항에 머물렀다. 그가 돌아온 날은 사건 200일째, 11월 1일이었다. 그 바로 전날엔 ‘진흙의 방’ 4층 선미 영상을 단독 보도했다. 그의 이마엔 자르지 못했는지 긴 머리카락이 덥수룩하게 덮여 있었고, 볼은 깊게 파였다. 올해 봄보다, 여름보다 훨씬 더. 기자의 얼굴 자체가 보도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손석희 사장의 마지막 멘트의 증거이기도 했다. “저희 JTBC 기자들은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4 GQ 어워즈 – 3’ 에서 계속
- 에디터
- 장우철, 정우성, 정우영, 손기은, 유지성, 양승철
- 일러스트레이션
- 황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