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대통령이 젊어지고 있다

2017.05.16GQ

1970년생 남자들이 전세계 총리, 대통령직에 등판하기 시작했다. 취임 이후 끊임없이 화제를 몰고 다니는 캐나다 총리 저스틴 트뤼도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의 행보를 짚어보자. 젊으면, 뭐가 다르긴 할까?

저스틴 트뤼도 Justin Trudeau
1971년 캐나다 오타와 출생, 캐나다 총리

타투맨 왼쪽 어깨에 큰 타투가 있다. 하원의원 시절 이를 감추지 않고 자신 있게 드러낸 채 권투 경기에 임해 화제가 됐다. 당시 직접 SNS를 통해 “내 타투는 하이다(캐나다와 알래스카 서해의 섬에 사는 부족) 까마귀 속에 지구가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무지개 내각 남녀 각 15명으로 비율을 맞춘 트뤼도의 내각은 주변의 걱정과 달리 순항 중이다. 여기엔 캐나다 최초의 원주민 출신 법무장관, 인도 시크교 출신의 국방 장관, 아프가니스탄 난민 출신 민주제도 장관이 포함돼 있다.

캐나다 대표 페미니스트 페미니스트로 유명하다. 미국의 온라인매체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을 가능한 명백하게 자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페미니스트 발언을 할 때마다 매번 미디어와 SNS에서 큰 반향이 일어나는데 그는 “자신의 말에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까지 계속 말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동성애 지지 지난해 7월, 캐나다 총리 최초로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취임 이후 계속 성 중립 신분증을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타워즈 덕후 얼마 전 몬트리올에서 아일랜드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세계 스타워즈의 날’을 맞아 짝짝이 양말을 신고 등장했다. 왼쪽엔 R2D2가, 오른쪽엔 C3PO가 그려져 있었다. 그는 스타워즈의 오랜 팬이며 작년 할로윈에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한솔로로 변신했다.

마리화나 합법화 우루과이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마리화나를 전면 합법화하는 발의안을 내놓았다. 통과될 경우 내년 7월부터 공공장소에서 18세 이상 성인은 마리화나 30g까지 소지 가능하고, 집에서 4포기까지 재배할 수 있다. 입법화가 유력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Emmanuel Macron
1977년 프랑스 아미앵 출생, 프랑스 대통령

4G 전도사 프랑스 내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곳이 없도록 4G 안테나를 늘릴 예정. 인터넷으로 접할 수 있는 정보의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서다. 또한 임기 내 모든 행정 절차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다.

제3지대 정치 혁명 마크롱은 프랑스를 좌지우지해 온 양대 기득 정당인 보수당과 사회당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새로운 정치 운동을 이끌었다. 창당한지 약 1년 만에 정권을 잡은 신생 정당 앙마르슈(전진)의 성공 비결은 발로 뛰는 것. 당원들이 프랑스 전역의 가가호호를 방문해 시민들을 직접 만났고 2만 5천 명의 견해를 바탕으로 정책을 만들었다.

국회의원 프로듀스 101 당선이 되고 나서도 정치 실험은 계속 중. 오는 6월 프랑스 총선에 앙마르슈당은 428명의 공천자를 발표했는데 정확히 절반인 214명이 여성이며, 전체의 52%가 정치 신인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인터넷으로 접수를 받아 공개 모집했으며 프랑스의 스타 수학자 세드리크 빌라니, 여성 투우사 출신 마리 사라 등이 포함돼 있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 지지 마크롱은 인본주의적 측면에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한다. 그는 한 초등학교 연설에서 “요즘 시대에 이혼은 흔하기 때문에 우리 가정은 평범한 가정”이라고 밝혔으며 성소수자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스물 네 살 차이 나는 아내와의 관계에 대해 “나이 많은 여성과 살기 때문에 내가 성소수자라고 소문난 것은 여성 혐오이며, 호모포비아적 시각이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자 젊다고 다 진보적인 것은 아니다. 마크롱은 신자유주의자다. 한때 투자은행의 유능한 인수·합병(M&A) 전문가와 최연소 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마크롱은 사상 최악의 실업률을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로 해결하려고 한다. 그의 공약 중엔 주 35시간 근로제 폐기와 법인세 인하 등이 포함되어 있어 전통적으로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프랑스 노동계와 충돌을 앞두고 있다.

아마추어 소설가 완성했지만 출판하지 않은 소설 3권이 있다. 아즈텍 문명에 관한 소설, 고전적인 러브 스토리, 피아니스트에 관한 이야기다. 매일 저녁 노트북으로 떠오르는 것을 쓰는 게 취미. 스탕달, 알베르 카뮈, 앙드레 지드, 아르튀르 랭보를 좋아한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Gettyimages / Imaz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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