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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섹스에 필요한 것

2020.07.22GQ

어제의 섹스는 어제의 섹스일 뿐.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내 옆에 곤히 자고 있는 연인을 보고 또 다시 힘이 불끈불끈 솟아난다면? 깨우기 전에 이것부터 준비하자.

적당한 조도
늘 깨끗하고 단정하게, 정돈된 모습만 보이다가 같이 숙박을 하게 되는 첫날이라면 가장 먼저 아침마다 보게 되는 자신의 부은 얼굴이 염려스러울 거다. 사실 붓기만 하면 다행이다. 눈꼽이나 선명한 베개 자국 등이 거칠게 쓸고 지나간 얼굴을 아침부터 보여주기란 참 민망한 일. 내 모공과 주름 하나하나까지 너무 적나라하게 보이지 않게, 반드시 커텐으로 조도를 조절해야한다. 숙소에 암막 커텐이 있다면 너무 깜깜하지 않게 살짝만 열어주면 된다. 실루엣은 보이되, 디테일은 보이지 않게 말이다.


분위기에 맞는 BGM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가야하는 화장실이 모닝 섹스의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만약 넓은 집에서 화장실을 사용하는 거라면 상관없겠지만 호텔이나 혼자 사는 작은 집이라면 더더욱 걱정이 앞설 것.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간에, 어쨌든 조용한 아침을 깨우는 ‘소리’ 때문이다. 20년 지기나 가족이 아니고서야 그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건 쉽지 않을 것. 그래서 먼저 일어난 사람이 그날의 무드에 맞는 잔잔한 BGM을 틀어본다. 너무 경쾌하지도, 그렇다고 쳐지지도 않은 적정선의 음악. 분위기를 살려 놓으면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서 가볍게 입맞춤 하기에도 자연스럽다.

구취 관리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전날 밤 뜨거운 섹스를 나눈 커플들이 다음 날 아침 서로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키스를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어쨌든 이렇게 아침에 눈 뜨자마자 물고 빠는 게 현실 속에서 가능하려면 우리 모두에게는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밤새 건조해진 입 속에 세균이 잔뜩 번식하고 있을 테니까. 가능하다면 둘 다 양치질과 가글을 하는 게 좋겠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혀 클리너로 깨끗하게 설태 관리까지 들어가면 금상첨화다.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면 시원한 생수로 입 속 건조함만이라도 해소한 채, 절대 입을 열지 말고 뽀뽀 정도로만 상대에게 신호를 보내본다. 서로 입 속 사정을 안다면 그 정도 신호만으로도 충분할 거다.

실내 공기 조절
격정적인 섹스를 마치고 난 아침은 들숨 날숨의 숨냄새와 체온으로 실내 공기가 텁텁해지기 쉽다. 공기청정기나 서큘레이터가 있다면 아낌 없이 밤새 가동 시켜 놓을 것. 만약 구비가 되지 않았더라도 창문 여는 각도를 조절해 세심하게 공기 관리를 해준다. 에어컨을 켜놓더라도 창문을 조금씩 열어둬야하는 건 상식 중의 상식. 안전하고 건강한 섹스를 위해서 실내가 너무 밀폐되지 않게 환기에 유의하도록 한다.

알람은 오프
곤하게 곯아 떨어진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꼭 출근 알람을 사정없이 켜놓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 이런 사람들이 알람을 15개씩 맞춰놓고 본인은 깨지 않으면서 상대방만 깨게 만든다. 만난지 얼마 안된 사이에 폰을 함부로 만지기도 조심스럽고, 그렇다고 5분 마다 한번씩 울리는 알람을 내가 일일이 다 끄기도 짜증이 날 거다. 전날 밤 황홀한 섹스가 수포로 돌아가지 않게 잠들기 전 내일의 알람은 미리미리 오프해 놓자.

    에디터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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