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orial

방탄소년단 진 "이미 잘 해왔고, 잘 하고 있다"

2021.12.21신기호

다시 1월, 시작을 앞둔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진의 새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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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포털에 ‘방탄소년단 진’을 검색하면, ‘콜드플레이’가 연관 검색어로 떠요. 엄청난 이슈였죠.
JN 제가 크리스 마틴의 빅팬이거든요. 지금 다시 생각해도 콜드플레이와의 협업은 정말 굉장했어요. 소중한 시간이었고요. 제가 ‘Viva la Vida’랑 ‘Fix You’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번에 ‘Fix You’를 커버하게 된 거죠! 특히 좋았죠.
GQ 지금도 굉장히 행복한 표정이었어요. 콜드플레이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어요?
JN 처음에는 화상 미팅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어떤 스타일로 하고 싶은지,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저희 의견을 많이 물어보면서 곡을 완성해갔죠. 마틴은 한국으로 와서 녹음할 때도, 작업할 때도 늘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어요. “해보고 싶은 거 있어?”
GQ 그때마다 뭐라고 답했어요?
JN 정말 많이 이야기했는데, 기억에 남는 건 마틴이 한국어로, 우리가 영어로 부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였어요. 마틴도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다고 해서 녹음까지 했는데, 아쉽지만 결과적으로는 들어가지 않았어요. 하지만 손에 꼽을 만큼 재밌게 작업했던 시간이었어요.
GQ 정말 아쉽네요. 두 그룹이 음악을 넘어 언어까지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JN 맞아요. 서로 발음 문제가 있어서 아쉽지만 싣지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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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마틴에게 기타를 선물로 받았죠? 우상에게 받은 선물이라 더 기뻤을 것 같아요.
JN 하하! 너무 좋았죠. 협업을 한 후에 미국에서 마틴과 한 번 더 만나는 시간이 있었어요. 작업실에 마틴과 저, 단둘이 있었는데, 마틴을 보고 “기타 멋있다”고 말했죠. 마틴의 굉장한 팬이니까. 사실 마틴의 모든 게 다 멋있죠. 그런데 불쑥 선물이라면서 그 기타를 주는 거예요. 저는 그런 뜻으로 이야기한 게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얼떨떨하면서도 신나서 어쩔 줄 몰랐던 것 같아요.
GQ 선물은 ‘뜻밖의 선물’이 가장 좋다고 하잖아요.
JN 맞아요. 믿기지 않아서 내가 진짜 이거 받아도 되는지, 몇 번을 물었어요. 정말 너무 고마웠어요. 나중에 전해 듣기로 마틴이 제가 팬인 걸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선물을 해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저만의 추측입니다. 하하!
GQ 마틴에게 선물 받은 기타는 지금 어디에 있어요? 굉장히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을 것 같은데.
JN 저는 집 현관에 소중한 것들을 모아놔요. 문을 열면 2미터 정도 되는 커다란 ‘알제이’ 캐릭터가 턱! 서 있어요. 그 옆에 두었습니다. 하하. 사실 마틴에게 어디에 두는 게 나을지 물어봤어요. 그런데 알제이 옆이 낫겠다고 말해줘서 큰 고민 없이 거기에 두게 됐죠.
GQ 무대가 사라진 2년이었어요. 진도 가끔씩 예전 무대 영상을 찾아보나요?
JN 그럼요. 당연히 찾아보죠. 팬들의 함성소리가 그리울 때마다 찾아보는 거 같아요. 다행히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상이 꽤 많아요. 최근에는 ‘MIC Drop’ 찾아봤어요. 추억하면서 봤어요. ‘아, 그때 무대가 저랬지’ 하면서요.
GQ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물어보면, 딱 하나를 떠올릴 수 있어요?
JN 음, 있어요! 프랑스에서 ‘IDOL’ 무대를 한 적이 있는데, 곡 마지막 부분에 원곡이 아닌, 신나는 리듬을 섞었어요. 보통 공연을 하면 저희를 봐 주시거든요? 그런데 그 마지막 부분에서 팬분들이 저희가 아닌 서로를 바라보고 정말 신나게 춤을 추시는 거죠. 정말 재밌게 즐기면서! 그 장면을 보고 오히려 제가 더 기뻐했던 것 같아요. 기억에 남을 만큼 팬분들이 정말 멋졌던 순간이었어요.
GQ 매번 팔색조처럼 변신하는 진의 무대를 보면서 문득, 방탄소년단이 아닌 진을 음악 장르에 비유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댄스, 팝, 재즈 등 어떤 영역과 가장 닮아 있는 것 같아요?
JN 제 성격을 보면 음, 한없이 가볍고, 신나는 장르에 가까울 것 같은데, 디스코? 디스코에 가까운 것 같아요.
GQ 그럼 보컬리스트로서 비유해보면요?
JN 음, 보컬리스트로서 저는 스킬 풀한 쪽보다는 감정이 짙게 묻어나는 장르나 곡 쪽에 가까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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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 LV 2054 히트 리액티브 슬리핑 백 패딩, LV 2054 인타르시아 티셔츠, 블랙 팬츠, 캐시미어 재킷, 화이트 셔츠, 모노그램 타이, 스케이트보드 펜던트 네크리스, 프루츠 펜던트 네크리스 가격 미정, 모두 루이 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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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방탄소년단의 진’과 ‘솔로곡에서의 진’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야기한 것처럼 솔로곡을 발표할 때마다 깊이 있는 감정들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거든요.
JN 방탄소년단은 7명이 하나가 돼서 곡을 완성하는 거니까. 어느 한 명에 맞춰서 키를 잡거나 곡을 해석할 순 없어요. 하지만 솔로곡에서는 가능해요. 오직 저에게 맞춘 작업, 제가 하고 싶은 스타일, 예를 들면 제가 가진 목소리 중 가장 아름다운 부분에 키를 맞춰서 작업할 수 있는 거죠. 노랫말이나 멜로디도 그렇고요.
GQ 솔로곡에서는 주로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JN 사실 조심스러워요. 제가 스스로 깊게 공감하지 못한 이야기는 쓰지 못하겠죠. 예를 들면 환경 문제. 곡으로 만들고 싶어도 한편으로는 ‘내가 이 이야기를 해도 될까’, ‘내가 진심으로 공감하고, 실천하는 사람이었나’ 같은 고민을 먼저 해보게 돼요. 깊이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죠. 하지만 중요한 문제들은 여전히 많으니까. 언젠가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요.
GQ 음악을 만든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 같아요.
JN 그래서 메시지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는 않아요. 저는 평소에 생각을 많이 비우려고 노력하는 편이거든요. 문득 어떤 메시지가 떠오르면 메모를 해둬야 하죠. 금방 잊어버릴까 봐요. 하하! 그래서 쓰고 싶은 주제를 따로 정하기보다는 즉흥적으로 쓰는 타입에 가까운 것 같아요. 최근에는 3, 4개월 동안 가사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도, 어느 날 전혀 다른 주제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1절을 10분 만에 다 쓴 적도 있어요.
GQ 어떤 곡인지 알려줄 수 있어요?
JN 아, 미안해요. 아직 곡 작업이 안 끝났어요. 하하!
GQ 진에게 큰 울림을 줬던 앨범이나 곡이 있다면요?
JN 개인적으로는 ‘불타오르네’였어요. “네 멋대로 살아”라는 가사에서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나를 싫어할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모습을 보여도 결국 싫어할 거고, 반대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은 곁에 남아주겠지.’
GQ 그럼 뮤지선으로서도 그런 변곡점이 있었어요?
JN 음악적으로 ‘무언가를 해봐야겠다’는 의지가 들었던 곡은 제 첫 솔로곡인 ‘Awake’였어요. 회사에서 기회를 줬어요. 그걸 계기로 시작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단체 곡은 감히 제가 건드릴 엄두도 못 냈어요. 너무 쟁쟁하고, 실력 좋으신 분이 많아서 욕심을 내지 않았죠. 그러다가 솔로 곡으로 기회가 왔을 땐 욕심을 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멤버들도 하나둘 곡 작업하는 걸 보면서 나도 도전해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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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늘 새로운 음악, 새로운 퍼포먼스, 새로운 메시지를 전해왔어요. 트렌드를 이끄는 지금의 위치가 때로는 새로움에 대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JN 맞아요. 물론 있죠. 매번 같은 걸 할 수는 없으니까. 멤버들과 가끔씩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요즘 뭘 써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우리가 경험한 건 한정적이고, 우리가 하는 일은 비슷한데, 새 노래를 써야 한다면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까?”, “내가 경험한 것이 맞는지, 옳은지도 생각해봐야 된다” 같은 내용들이죠. 멤버들과 이야기해보면 모두 부담감을 안고 있겠구나, 싶어요.
GQ 최근 예능에서 ‘휴식’에 대한 소신을 이야기해줬어요. 많은 사람이 공감하면서 진의 이야기가 회자되기도 했어요. 한 달 정도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보낼 것 같아요?
JN 생각만해도 좋아요. 하하. 하지만 생각보다 휴식에 많은 시간을 쓰진 않을 것 같아요. 팬데믹으로 2개월 정도 강제 휴식기를 갖게 된 적이 있어요. 뜻밖의 휴식에 맴버들 모두 좋아했죠. 그런데 그건 딱 2주 더라고요. 휴식기가 1개월 가까이 되니까 오히려 다들 힘들어했어요. 불안한 거죠. “이래도 되나?” 싶은. 아마 1개월을 쉰다면 중간중간 곡 작업이든 뭐든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농사를 짓는다거나, 소일거리로 뭐라도 할 것 같은데요?
GQ 농사요? 하하!
JN 최근 들어서 자주 하는 생각인데, 제가 나중에, 아주 나중에 은퇴를 하게 되면 한적한 시골 마을로 가면 좋을 것 같은 거죠. 옥상에 바비큐 그릴을 두고 가끔씩 파티도 하면서, 또 정원에는 텐트도 하나 놓고. ‘그렇게 지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GQ 다시 새해예요. 신년 카드를 쓴다면 어떤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JN 음, 그런데 사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다시 새해를 맞이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는 해주고 싶어요. 이미 잘 해왔고, 잘하고 있으니까 혹시 시작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면, 조금 내려놓으라고요. 내려놓고 즐기면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요. 저는 이렇게 응원해드리고 싶어요.

Official English version will be coming out through GQ Australia on 23, December. (GQ.com.au)

    Feature Editor
    Shin Ki Ho
    Fashion Editor
    Lee Yeon Ju
    Photographer
    Jang Duk Hwa
    Illustrator
    SaKi
    Stylist
    Lee Ha Jung
    Hair
    Han Som at Bit&Boot
    Make-up
    Kim Da Reum
    2nd Production
    Kim Kyung Min
    Set Design
    Choi Seo Yun, Son Ye Hee, Kim Ah Young at Da;rak
    Assistant
    Park Ji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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