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지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 지큐 코리아 (GQ Korea)

비비지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2022-01-20T17:38:58+00:00 |interview|

비비지로 다시 피는 은하, 신비, 엄지.

실크 뷔스티에 톱, 그린 벨트 스커트, 모두 프라다.

엄지 
스물넷과 스물다섯 사이 작년에는 데뷔 전 ‘김예원’이라는 사람이 어땠는지 많이 생각해본 한 해였어요. 더 하고 싶은 것, 더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정리해봤어요. 그땐 답답하고 먹먹했는데 지나고 보니 꼭 필요했던 시간 같아요. 내가 무엇을 그리워하고, 원하는지 더 잘 알게 됐거든요.
성장통 제가 생각해도 너무 어렸어요. 긴장도 많이 하고, 눈치도 많이 보고, 표현도 늘 서툴렀어요. 지금은 달라요. 앨범을 준비하는 모든 순간이 진짜 재밌어요. 특히 요즘은 멤버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데, 그때마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다는 걸 새삼 다시 느끼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비’를 주제로 한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아무 때나 생각나는 노래 말고, 비 내릴 때 듣기 좋은 곡, 이런 느낌으로요. 맑은 날, 흐린 날은 자주 있으니까, 비 내리는 날은 특별한 거죠. 비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비랑 음악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깐부 새벽까지 연습해도 힘들지 않은 이유가 멤버들이에요. 정말 시답잖은 장난치면서 깔깔 웃고, 떠드는 시간들이 저에게는 너무 소중해요. 나이가 들어도 우리 대화는 무거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아무 얘기나 막하는 지금이 딱 좋아요.
2월 손꼽아 기다렸고, 그만큼 기대도 커요.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으니까. 무엇보다 ‘비비지’라는 그룹을 각인시키는 게 첫 번째 목표예요. ‘여자친구’도 물론 소중한 이름이지만, 우리의 새로운 시작도 눈여겨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크롭트 니트 카디건, 아더에러.

은하 
비비지 기회라고 생각해요. 비비지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으니까. ‘비비지’라는 기회 덕분에 우리 셋이 이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으니까. 이 기회를 꽉 잡아서 제 인생이 더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그런데 혹시 친구들은 더 멋있게 말했나요?
두 번째 데뷔 꼭 처음 같아요. 아니, 오히려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요즘은 서로 녹음 파일 듣고, 모니터링해주는 시간이 많아요. 가끔 고민도, 걱정도 많아서 멤버들에게 “잘할 수 있겠지?” 물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잘 할 수 있어”가 아니라 “잘해야 돼”라고 대답해줘요. 정신이 번쩍! 하죠.
달라지지 않는 것 8년 전과 비교해보면 전부 달라진 것 같아요. 성격도 변했고, 하다못해 머리 길이도 바뀌었으니까. 그래도 단단하게 남아 있는 건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 이건 늘 원했어요. 어? 이거 어떻게 보면 내면의 순수함 아닌가요? 하하!
집순이 저는 잠자기 전에 누워서 하염없이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무 생각도 없는 그 시간들이 저에겐 되게 소중해요. 그래서 늦게까지 연습을 하거나 스케줄이 늦어지면 슬슬 걱정부터 돼요. ‘어? 내가 누워 있을 시간이 별로 없네?’ 이렇게. 최근에도 그래서 우울했어요.
열매 요즘 조카에게 푹 빠져 있어요. 매일 조카 사진이랑 동영상 보는 재미에 힘든 줄도 모르겠어요. 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데 오빠가 조카 허락받고 사진 올려야 한다고 해서 열매가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려고요. 어? 방금도 사진 하나 왔어요! 보실래요?

그레이 폴로 니트 톱, 니트 쇼츠, 비대칭 실크 스커트, 모두 프라다.

신비
듣고 싶은 말 “얘네, 진짜 잘하는 애들이 맞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아무래도 다른 멤버들의 빈 자리가 커 보이지 않을까 걱정해주시는 팬이 많을 텐데, 그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게, 잘한다는 말 듣고 싶어요.
다 잘하는 신비 감사하게도 ‘여자친구’의 신비는 ‘춤 잘 추는 아이’로 기억해주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비비지에서는 포지션이 사라졌어요. 노래도, 춤도, 무대도 전부 잘해야 하죠. 힘들겠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캐릭터를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추억 쉬는 동안 데뷔부터 최근까지 모든 영상을 다 찾아봤어요. 무대 영상 속 즐거워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잊고 있던 무대가 다시 생각났어요. ‘내가 무대를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새삼 활동할 때의 즐거움도 같이 떠올랐고요. <불후의 명곡>에 처음 나갔을 때, g.o.d 선배님들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무대를 했는데, 그거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당시 저희 멤버 절반이 십 대였거든요. 너무 열심히 하는 애기들을 보는데, 울컥하더라고요.
10년 뒤 이 일을 정말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그래서 10년 뒤에도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정말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단지 바람만으로 끝나지 않는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행복 저는 단 한 번도 무대와 음악에 진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어요. 그래서 많은 분에게 매 순간 진심이었던 뮤지션으로 기억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