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즈가 3년 만에 정규 앨범을 냈다. 10곡을 꽉 채워서.
비도 오고 그래서 네 생각이 났어. 생각이 나서. 그래서 그랬던 거지. 별 의미 없지.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 하염없이 비가 내리기를 며칠, 이제 꿉꿉한 날씨도 적응이 되어 간다. 이런 날씨에 제일 먼저 찾아 듣는 노래 ‘비도 오고 그래서’의 주인공 헤이즈가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비도 오고 그래서 앨범을 냈구나. 타이밍도 딱이다. 헤이즈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규앨범 ‘Undo’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앨범에는 총 10곡이 담겼다. 타이틀곡 ‘없었던 일로’는 이별 후에 이전의 시간을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 다짐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아니, 있었던 일을 어떻게 없었던 일로 할 수 있을까? 글을 쓰는 지금도 뺨에 흐르는 게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르겠는데… 헤이즈는 이별의 아픔과 그리움을 톡 건드릴 줄 아는 가수다. 이 외에도 ‘어쩌면 우리'(Feat. 죠지), ‘I Don’t Lie'(Feat. 기리보이), ‘도둑놈'(Feat. 민니 of (여자)아이들), ‘거리마다'(Feat. I.M of 몬스타엑스), ‘Love is 홀로’, ‘널 만나고’, ‘슈퍼카’, ‘여행자’, ‘About Time’ 등이 담겼다. 화려한 피처링 라인업이 눈에 띈다. 죠지, 기리보이, (여자)아이들 민니, 몬스타엑스 아이엠까지. 헤이즈는 ‘About Time’을 제외한 9곡의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했다.
헤이즈는 모두 겪은 일을 바탕으로 가사를 썼다. 묘사보다는 느낀 점에 초점을 맞췄다. 흥미로운 건 ‘없었던 일로’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담배를 손에 쥐고 피워봤다는 사실. 짧게 배우고 찍었는데 뮤직비디오는 멋있게 잘 나왔지만 기침을 많이 했다고 한다. ‘대체 왜 피우는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이유는 있겠죠. 아주 쓰더라고요” 맞다. 이별은 쓰고 텁텁하다. 이유 없는 갈증도 느껴지고. 헤이즈의 이 한마디가 이별의 상처에 마데카솔을 바른 듯한 덤덤한 심경이 묻어난다. 사실 그녀에게 ‘이별 장인’, ‘비의 여신’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 모두가 비가 오면 자연스레 헤이즈 노래를 찾는다. 굳이 단어로 규정할 필요가 있나.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노래가 듣고 싶을 뿐인데. 마치 <나의 해방일지> 구 씨가 밤마다 그렇게 소주를 마셨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