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아트 신은 이제 서울을 주목한다. 그리고 드디어 세계 정상급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IEZE)’가 서울을 찾는다. 9월 첫 번째 금요일에 문을 여는 이 예술잔치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면? 편한 운동화를 준비한다. 그리고 이 기사를 읽는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개최되는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은 9월 2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다. 프리즈 서울 2022의 ‘메인 섹션’에는 21개국 110여개의 갤러리가 참여해 전시한다.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서는 18개의 갤러리가 고대 예술작품부터 20세기 작품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초월한 명작을 출품한다.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는 아시아 갤러리 중 12년 차 이하의 젊은 갤러리들이 지역 기반의 예술을 소개한다. 이중 메인 섹션의 하이라이트 갤러리와 전시 8개를 꼽았다.
가고시안
메이저 갤러리 중에서도 수장 격인 가고시안은 데미안 허스트, 무라카미 타카시, 리처드 세라 등 주요 동시대 작가 17인의 미술 작품을 들고 온다. 강력한 아티스트 군단과 함께 박물관 수준의 메가급 전시가 열릴 예정. 생각과 형태를 비트는 조각가 우르스 피셔의 페인팅 작품, 타데우스 로팍 서울 개관전의 작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작품을 주목해보자.
마리안 이브라함
미국 시카고 소재의 갤러리 마리안 이브라함은 컨템포러리 아트 신에서 주목받는 아모아코 보아포를 중심으로 그룹전을 진행한다. 가나 출신의 보아포는 피사체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페인팅하는 표현 기법으로 예술적 정체성을 다지고 추상에 쏠린 미술시장의 관심을 구상회화로 옮겼다. 디올과 협업으로 패션 신의 주목을 받기도. 에곤 실레에 견준다는 평단의 평을 받는 초상화가다. 지금 가장 트렌디한 예술가의 강렬한 움직임을 느껴볼 것.
페이스
페이스 갤러리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연 조각가 루이스 니벨슨, 여성의 신체를 다루는 키키 스미스, 명상 추상화가 아그네스 마틴 등 미술계 우먼 파워를 보여주는 작가들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브라질 출신의 마레아 페레즈 시마오는 넘실거리는 풍경을 곡선과 색면으로 표현하는 작가로, 구상같은 추상을 절묘하게 그린다. 닿지 않는 미지의 어딘가를 상상하며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아트페어의 재미 중 하나.
하우저 앤 워스
세계 유수의 블루칩 아티스트를 보유한 하우저 앤 워스는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독특한 행보를 보이는 갤러리로 유명하다. 런던 근교 서머셋 농장에 자연, 예술, 휴양 복합공간을 짓는가 하면 스코틀랜드의 초호화 아트호텔을 여는 등 미술 신에서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 명성 높은 갤러리답게 조지 콘도, 제니 홀저, 로니 혼, 마크 브래드포드, 필립 거스턴 등 동시대 예술과 역사적 작품을 골고루 선보인다. 여성 최초로 뉴욕현대미술관(MOMA) 회고전을 연 작가이자 거미 조각상으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의 조각 작품 ‘Gray Fountain’은 부스 하이라이트.
더 드로잉 룸
이름도 생소한 이 갤러리는 마닐라에 거점을 두고 필리핀 컨템포러리 아트 신의 지평을 확장하는 아시아 대표급 갤러리다.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는 평범한 오브제를 숭고하게 탈바꿈시키는 필리핀 작가 호세 산토스 3세의 작품을 소개한다. 평소 작가의 회화에서 드러나는 초현실적인 표현과 기법을 입체 작품에도 적용했다. 일상적인 현실에서 찾아낸 이미지와 재료로 만들어낸 낯설지만 재밌는 아상블라주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비에 위프켄스
브뤼셀 거점의 갤러리 자비에 위프켄스는 개인전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솔로 부스의 주인공은 독일 출생의 미국 설치미술가 스털링 루비. 미술 신은 물론 패션계에서도 유명한 작가로, 펜실베니아 전통 아미시의 공예와 퀼트를 보며 자라 그의 회화와 조각 작품에서는 항상 공예적 접근이 묻어난다. 프리즈 서울에서는 ‘TURBINE’ 시리즈 신작을 공개한다.
조현 화랑
지난여름 이배 작가의 전시 ‘비스듬히’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조현 화랑 역시 프리즈 서울에 참가한다. 무한한 검정의 획과 여백으로 감동을 준 이배 작가의 아름다운 그림을 프리즈 서울에서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다. 숯과 수묵을 통해 한국의 정신성과 정체성을 담아낸 회화 작품은 물론 조각 작품도 출품될 예정.
페로탕
갤러리 페로탕은 우주 예술을 펼치는 작가 타바레스 스트라찬의 단독전으로 꾸려진다. 실제로 스트라찬은 2018년 스페이스X 로켓에 죽은 우주비행사를 기리는 황금 조각상을 실어 화제가 되었다. 한국 관람객에겐 낯선 이름이지만 유럽과 영미권에서는 이미 저명한 작가. 과거의 기록과 우주의 철학을 재현하는 스토리텔러이자 미래를 조형하는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권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로 삶과 존재에 대한 고찰을 담은 연작 ‘갤럭시’, 역사 속 사건을 시각화한 ‘인비저블’ 연작을 눈여겨보자.
- 에디터
- 임채원
- 이미지
- 프리즈 서울(FRIEZE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