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자들이 듣고 싶지 않은 말말말

2023.01.06주현욱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던 결혼에 의지가 없는 비혼주의자들이 수없이 들어왔던 참견들 중,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만 모았다.

🗣 “그렇게 말하는 애들이 먼저 결혼하더라”
도대체 결혼을 안 하겠다는 건 나인데, 뭐 이렇게 남의 인생에 관심이 많은 건지 반문하고 싶게 만든다. 비혼이라는 가치관을 가볍게 여기며 결국 비혼의 끝은 결혼임을 이야기한다. 확인이 어려운 남의 이야기를 빌려 은근슬쩍 비혼주의자를 까내리는 듯한 태도로 상당한 불쾌함을 주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 “혼자 나이 들면 외로울 걸?”
‘비혼=외로움’의 공식이 성립된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혼의 삶과 외로움을 따로 떼어 이해하려하지 않는 말이다. 나이가 들어 혼자 외롭게 살든, 즐겁게 살든 모든 것은 비혼주의자가 내린 선택의 결론이다. 배우자나 자식이 없어도 혼자서 충분히 즐겁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낼 수 있다는 것, 그들의 가치관을 존중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비혼주의자들의 마음이다.

🗣 “지금은 나이가 어려서 뭘 모르는 거야”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혼과 비혼에 대한 생각이 뒤바뀔 수는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고 내린 결론을 단순히 ‘나이가 어려서 그래’라는 말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발언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이야말로 옳은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만약 나이가 든 사람이 비혼을 주장한다면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 “혼자 살려면 돈 많이 벌어야겠네”
누구든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적정 수준의 돈을 필요로 한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이 필요한 것이지, 비혼으로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혹여나 결혼한다고 해도 돈을 벌 수밖에 없다. 오히려 배우자의 몫까지 돈을 벌거나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러니까 각자 삶이나 잘 챙기자.

🗣 “네가 좋은 사람을 못 만나봐서 그래”
본인의 연애사가 아님에도 어떻게 그리 단정할 수 있는지 의아할 뿐이다. 단순히 전해 들은 일부 ‘카더라’ 정보들을 통해 비혼주의자들의 과거 연인, 연애 성향을 평가하는 것은 상당히 무례한 태도다. 비혼주의자들은 결혼의 상대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결혼 자체에 초점을 두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고 해도 결혼은 하기 싫은 것이 비혼주의자들의 생각이다.

주현욱

주현욱

프리랜스 에디터

주현욱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기록하고, 문장으로 본질을 풀어내는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뒤 2015년 패션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GQ KOREA'를 중심으로 'VOGUE KOREA', 'Noblesse' 등 주요 매체에서 컨트리뷰팅 에디터를 겸했으며, 네이버·신세계·한섬 등 기업 브랜디드 프로젝트에서 배우부터 작가까지 수많은 인물의 인터뷰와 화보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극장의 불이 꺼지기 직전의 적막을 사랑하며, 희귀 영화 포스터를 수집하고 필름 스코어를 탐닉합니다. 모든 관람작에 예리한 평점과 리뷰를 남기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쓸데없이 집요한 구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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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