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나홍진 감독 "삼성이 무조건 어두울 때 찍으래요."

2023.02.23이진수

갤럭시 S23 울트라로 영화 <FAITH>를 촬영한 나홍진 감독과 나눈 대화.

주연:고준,최무성,엄태구 극본·감독:나홍진 촬영 감독: 정정훈 미술 감독: 이후경 음악 감독: 모그 제작사: 포지드필름스 상영시간: 11분 38초

완벽주의자라 불리는 나홍진 감독이 삼성전자와 함께 갤럭시 S23 울트라로 단편영화 를 찍었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것은 물론,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는 점은 영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더군다나 갤럭시 S23 울트라는 2월 17일, 출시되자마자 간증과도 같은 2억 화소 화질을 증명하는 유저들이 넘쳐났다. 마법과도 같은 갤럭시 S23 울트라가 영화감독에게 주어졌을 때 펼쳐질 일이 너무나 궁금했다. 어둠의 색채와 밀도를 누구보다 잘 아는 나홍진 감독. 그가 ‘신념’에 대해 독특하게 풀어낸 단편영화 는 대형 스크린으로 봐도 놀라울 정도로 퀄리티가 뛰어났다. 11분여의 영화가 끝나고 수많은 물음표를 지닌 채 나홍진 감독을 만났다.

나홍진 감독 ©Samsung

나홍진 감독 ©Samsung

©Samsung

최무성 배우, 나홍진 감독, 고준 배우 ©Samsung

최무성 배우 ©Samsung

©Samsung

GQ 삼성의 제안부터 제작 마무리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요?
HJ 한 달 반 정도 걸린 거 같아요.
GQ 오, 생각보다 짧네요. 감독님은 완벽주의로 잘 알려져 있잖아요. 단편이긴 하지만, 연출작은 그래도 오랜만인데 준비하시기에 빠듯하지는 않았나요?
HJ 괜찮았어요. 갤럭시 S23 울트라로 촬영해야 한다는 기술적인 미션을 해결하는 게 어려웠죠. 시나리오는 장편보다 단편이 수월한 편이죠. 으하하.
GQ 그런 부분 때문에 조명 팀, 촬영 팀과 많이 논의하셨을 것 같아요.
HJ 그 문제 때문에 출시되기 전까지 프로덕션과 테스트를 정말 많이 해야 했어요. 갤럭시 S23 울트라 카메라만의 특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요. 확실히 시나리오는 장편보다 쉬웠던 것 같습니다.
GQ 출시 전까지도 계속 기술이 업그레이드되는 걸 팔로업하셔야 했죠?
HJ 네. 계속 왔다 갔다.
GQ 이 이야기는 어떻게 쓰시게 됐나요? 시놉시스만 읽었을 때와 영화를 봤을 때의 느낌이 매우 다르더라고요.
HJ 롤드컵 있잖아요? 거기서 데프트가 우승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착안했어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단어를 남긴. 게임이 끝나고 우는데 짠한 마음이 드는 거예요. 아, 십 몇 년 고생한 사람 이야기를 써야겠다 싶었죠. 그런데 쓰다 보니까, 그렇게 고생한 사람이 그 사람만은 아닌 거예요.
GQ 그렇죠.
HJ 스스로의 신념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해 조금 장난스럽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GQ 그래서 그 사람이 마지막에 그렇게 되는 건가요?
HJ 네, 제 나름의 위트죠. 마지막 장면에서 충격을 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GQ 감독님 앞에서 이 영화의 장르를 규정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런 부분 때문에 블랙 코미디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촬영 중에 배터리 소모라던가, 기동성 측면에서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겪은 문제는 없었나요?
HJ 사실 저희가 사전에 우려했던 것들은 실제로는 걱정할 만한 요소가 아니었어요. 찍고 바로 현장에서 HDMI를 연결해 다 같이 원본을 봤는데, 깜짝 놀랐어요. 핑계를 댈 수가 없는 거야. 다들 괜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싶었어요. 이 정도의 기술력이 도대체 민간인에게 왜 필요한 거냐고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내가 너무 오래 산 거 아닌가 싶었죠. 하하.
GQ ‘민간인’이라는 표현이 감독님스러워서 재밌네요.
HJ 내가 군인도 아닌데 좀 그렇네요. 아무튼 시작할 때 삼성에서 저한테 중요한 숙제를 줬어요. 무조건 어두울 때 찍으래요. 그래 놓고 저한테 12세 관람가를 받아야 된대요. 그럴 거면 나를 왜 불렀나요? 농담이고요. 갤럭시 S23 울트라 카메라가 기능이 정말 많아요. 한 장면을 일단 여러 버전으로 다 찍어보고, 그중 묵직함을 줄 수 있는 장면들로 골라서 사용했습니다.

Trailer ©Samsung

Trailer ©Samsung

Trailer ©Samsung

Trailer ©Samsung

Trailer ©Sam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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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개인적으로 A(고준)가 열쇠를 얻으려고 갑자기 양팔 사이로 총알을 내뿜는 장면이 장난 아니었어요. 감독님 영화에서 그런 장면을 볼 줄은 몰랐어요. 슬로 모션으로 롱 테이크 촬영을 하신 건가요?
HJ 그 장면 잘 보였나요? 드론으로 촬영했는데, 갤럭시 S23 울트라에 자동으로 수평을 잡는 기능이 있더라고요. 흔들림도 알아서 잡고요.
GQ 굉장하던걸요. 영화 시작할 때만 해도 그런 장면을 보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거든요. 촬영하면서 스마트폰이라(갤럭시 23 울트라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편리했던 기능은 뭐였나요?
HJ 오토 포커스가 대단한 거? B(최무성)가 앉아 있는 데스크 너머에 B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데, 카메라 포커스가 자꾸만 그쪽으로 가서 조금 곤란했죠. 근데 A(고준)가 총을 쏘고 나서 초상화 얼굴에 구멍이 뚫리니까, 그때부터 카메라가 인식을 못 하더라고요. 그런 걸 어떻게 만드나, 진짜 신기해.
GQ 짧은 순간이지만 최무성 배우의 연기가 정말 돋보였어요. B는 A와 C에 비해 좀 더 살아 있는 캐릭터랄까. 열쇠를 보관하고 있는, 열쇠의 의미를 아는 중립적인 캐릭터 같기도 하고요. 어떤 인물을 의미하는 건가요?
HJ B는 뭐랄까, 이제 인생을 살 만큼 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GQ 의상과 메이크업도 A, C와 B는 조금 대조적이더라고요.
HJ 신념에 대한 인물의 태도를 외면적인 요소로 표현했다고 해야 할까. 의상 선생님이 자기 맘대로 해버리긴 했는데 괜찮더라고요. A와 C는 화려한 색깔의 외투와 모자, 반면에 B는 늘어진 셔츠와 안경.
GQ 화이트 톤으로 메이크업을 한 특별한 이유는요?
HJ 카메라가 디테일을 잡아낼 수 있는 부분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어두운 배경에서는 일반적인 인물의 메이크업보다는 화이트 톤의 메이크업이 인물을 더 극적으로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GQ 그래서인지 어둠 속에서 캐치할 수 있는 갤럭시 S23 울트라의 기술적인 부분이 더 도드라져 보였던 것 같아요.

Making Film ©Samsung

Making Film ©Samsung

Making Film ©Samsung

Making Film ©Samsung

Making Film ©Samsung

HJ 프레임 안에 보이는 열쇠의 흠집, 주름, 먼지, 안경, 불꽃, 문고리⋯, 이런 것들 하나하나를 담아내기 위한 요소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하나하나 다 테스트를 거쳐서 표현할 수 있는지 체크해본 거죠.
GQ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갤럭시 S23 울트라를 누구보다 오래 써보셨는데요, 만약 기능을 추가하거나 바꾼다면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HJ 솔직히 렌즈 하나만 가지고 영화를 찍어도 크게 무리는 없었거든요. 영화 보실 때 어떠셨어요? 영화란 게 120fp 렌즈 하나만 가지고 찍어도 되는 거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굳이 추가하자면 프로페셔널용으로 렌즈가 더 있으면 좋기야 하겠죠.
GQ 감독님은 스마트폰으로 어떤 영상을 찍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HJ 어렸을 땐 많이 찍었는데 요즘은 점점 잘 안 찍어요.
GQ 친구들 술주정이라던가, 그런 거 안 찍으시나요?
HJ 화질이 하도 좋으니까 주변 형들은 요즘 카페에서 안경 대용으로 많이 쓰던데요?


나홍진 감독의 단편영화 <FAITH>는 추후 삼성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에디터
이진수
스폰서
삼성 갤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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