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orial

다나카 "오느르 조르라 완벼크 해쓰미다"

2023.03.24김은희

다나카, 시작합니다.

옐로 니트 피케셔츠, 카사블랑카 at 지.스트리트 494 옴므. 그린 골프 글러브, 더카트골프. 우드 골프 티, 앤투마스.

그린 칼라 디테일 피케 셔츠, 텔파. 화보에 계속 등장하는 P770 아이언 세트, 모두 테일러메이드. 실버 브레이슬릿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그린 스타 컬렉션 트랙 수트, 코-크리에이션 작업한 슈퍼스타 스니커즈, 화이트 스타 로고 비니, 스타 로고 볼드 링, 모두 골든구스. 퍼팅 연습 매트, 에스티아이 코리아. 진주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체크 트위드 수트, 영앤상 at 지.스트리트 494옴므. 실버 펜던트 네크리스, 옌드. 화이트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네온 케이블 니트 집업,우마미즘 at 샘플라스. 체커보드 슬립온, 반스. 화이트 캐디 백, 테일러메이드. 화이트 쇼츠와 삭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의 것.

옐로 체크 블루종, 체크 팬츠, 모두 레이블리스. 프린트 화이트 티셔츠, 샴페인 블랭크 에스테틱. 그레이 룸 슬리퍼, 스트라이브. 화이트 가운과 선글라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다나카 씨, 다음 일정 가기 전에 이거 하나만요. 골프 안 해본 거 맞아요?
TN 다나카 골프 처음입니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GQ 스윙하는 라인이 예사롭지 않던데요?
TN 다나카가 꼴에 본 건 많아 가지고, 머릿속의 이미지들이 밖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GQ 골프는 서너 명이 함께 즐기는 운동이기도 해요. 다나카 씨는 누구와 골프를 즐겨보고 싶어요?
TN 다나카는 요시키, 각트, 하이도!
GQ 김경욱 씨는 안 데려가고요? 다나카를 이 자리까지 이끈 기획자인데…
TN 소우데스네!(そうですね, Right.) 김경욱 상은 카트, 카트 몰 겁니다.
GQ 마침 김경욱 씨가 여기 오셨네요.
TN 아아, 바로?(웃음)
GQ 더 있다 갈 수 있어요?
TN 소우데스네, 다나카 시간이가 없어! (다나카가 떠난 자리에는 한글로 남긴 인사가 적혀 있었다.) ‘오느르 조르라 완벼크 해쓰미다’
GQ 다나카 씨 매니징 하느라 김경욱 씨도 바쁘시죠?
KW 이렇게 말씀드리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추위를 많이 타는데 이번 겨울은 춥지 않았어요. 너무 따뜻했어요.
GQ 꽃이 활짝 필 만했네요.
KW 꼬ㅊ… 꽃이 활짝 개화했습니다. 진짜.
GQ 전국 투어도 준비 중이시라고요.
KW 4월 1일부터 대전, 인천, 성남, 부산, 대구, 제주 등등 투어하며 3개월 동안 합니다. 다나카가 가장 최고의 컨디션으로 무대에서 놀 수 있도록, 공연을 위한 1백 퍼센트의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기획자로서 제가 할 준비 같아요.
GQ 다나카 씨는 아직 골프를 해본 적이 없다던데 김경욱 씨는 어때요?
KW 요즘 주변에서 많이 하기도 하고, 꼭 해야 한다
추천도 해서 배워볼까 하는 중이에요.
GQ 골프의 특히 어떤 점에 흥미가 돋던가요?
KW 저는 골프복이 좀 예뻤거든요. 잭 니클라우스처럼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클래식한 골프 스타일을 보면 베레 같은 모자도 예쁘고, 골프 신발도 예쁘고, 잘 입으면 정말 유니크하고 멋있더라고요. 저 골프복을 내가 입었을 때 어떤 느낌이 날까 상상하면서 골프에 관심을 가진 게 있어요.
GQ 그렇잖아도 김경욱 씨는 디자이너 김건욱과 친분도 있고, 평소 패션 감각이 남달라서 필드에 나가면 어떻게 스타일링할지 궁금했어요.
KW 저는 반바지에 양말을 무릎까지 올려 신어보고 싶어요. 마침 오늘 다나카가 그렇게 입었잖아요. 저도 그렇게 입고 싶었는데 다나카가 먼저 입어버려가지고. 그런데 체형이 비슷해서 내가 입으면 저런 느낌이 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골든 컬렉션 워시드 데님 재킷, 스트라이프 티셔츠, 저니 컬렉션 레오퍼드 데님 팬츠, 그린 볼스타 스니커즈, 로데오 백, 블루 틴티드 선글라스, 코-크리에이션 작업한 레드 슈퍼 스타 스니커즈, 모두 골든구스.

GQ 지난번 <지큐 골프>는 조세호 씨를 만났어요. 두 분 인연이 깊죠?
KW 그렇죠, 네. 고등학교 방송반 선배.
GQ 수능 1백 일 앞두고 선배 조세호가 SBS 코미디언 공채 콘테스트에 나가자고 권유해서 나갔고, 대상을 수상했죠. 팀명 ‘개그 머신’.
KW 그 형은 어릴 때부터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라서, 그런데 제가 그때 (방송반 면접 볼 때) 이상한 짓을 했겠죠? 중학교 3학년에서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애가 방송반에 들어가기 위해 이상한 어필을 했을 거예요. 그 이상한 걸 보고 마음이 동해서 세호 형이 저를 뽑았고, 그때부터 맨날 같이 다녔어요.
GQ 그 권유를 받기 전의 10대 김경욱은 원래 어떤 장래희망을 꿈꾸며 방송반에 들어간 건가요?
KW 제 꿈은 영화감독이었어요. 방송반에 가면 연출과 제작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저는 방송반 내에서도 ‘특이’ 팀이었어요. 왜 ‘특이’라고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드라마를 만드는 드라마 팀과 특이 팀이 있었거든요? 저는 드라마 팀에 가고 싶었을 거예요. 그런데 세호 형이 특이 팀으로 데려갔어요. 생각해보면 저는 고등학생 때의 꿈을 이룬 거죠. 지금 제가 하는 게 다 기획하고, 제작하고, 연출하는 거니까.
GQ 이제 23년 차. 최연소 코미디언으로 데뷔하고 나몰라패밀리로 히트 치고, 그사이 오르락내리락은 있어도 김경욱 씨가 지내온 22년은 결국 하나로 귀결되더라고요. 코미디.
KW 네. 모든 것은 코미디의 한 형태였어요.
GQ 조세호 씨가 지난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김경욱 씨에게도 묻지 않을 수가 없어요. “뭐가 되었든 오래 한 사람에게는 항상 사람들이 물어요. 왜 관두지 않았어요? 왜 오래 하는 거예요? 당신 누구예요?”
KW 왜 관두지 않았나… 어…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GQ 한 번도?
KW 어떻게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지? 코미디를 왜 내가 계속하고 있지…? 그런데 저는 누굴 만나든 얘기했어요. “야, 한 번 더 올 것 같아.” 항상 얘기했어요. “근데 크게 올 것 같아.” 지금 크게 오진 않았잖아요. 엄청 큰 건 아니거든요, 제 기준에서는. 이건 과정인 것 같고, 항상 “진짜 온다. 올 거야” 그랬는데, 저희 멤버들도 그 말에 따라오다 막판에는 약간 지치긴 했지만, 말하자면 ‘우리가 하고 있는 걸 왜 몰라주지?’였지 한 번도 ‘이제 난 끝났다’ 한 적은 없어요.
GQ 막판이라는 건 아무래도 코로나로 나몰라패밀리 <핫쇼> 공연도 못 하게 된 시점이겠죠?
KW 그때쯤, 네. 그런데 저는 이런 얘기도 했어요. “우리가 상황을 답답해하기에는 열심히 안 해.”그러니까, 너무 잘하고 있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해요. “그들만큼 열심히 안 했으니까 우리가 지금 이 상태인 거다. 진짜 열심히 하면 올라갈 수 있어. 열심히 계속하다 보면 우리도 한번 오긴 온다.”
GQ ‘열심히’의 기준이 너무 높은 거 아니에요? 다나카는 사계절이 16번 바뀌는 동안 기다렸는데.
KW 힘들긴 진짜 힘들거든요? 안 힘들려고 하는데, 이 얼마 전까지도 저는 아마 힘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지나고 나면 또 이렇게 잊어버리니까 안 힘들어요. 무엇보다 재미있어요. 다나카가 너무 재밌어요. (영상) 찍으면서도, 아무도 모르거든요? 조회 수도 안 나와요. 그러면 옆에서 그거 왜 하고 있냐고, 하지 말라고 그래요. 그런데 저는 저희가 하고 있는 게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미 선점하고 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숟가락 얹어서 비슷하게라도 하려는 건 멋있지도 않고 아류 같아요. 기존에 하지 않던 걸 마니아들이 움직여서 패러다임을 바꾸면 거기에 새로운 인장이 찍히잖아요. 저는 그런 인장을 계속 찍고 싶어요. 다나카도 극소수의 마니아들이 ‘이렇게 재밌는 걸 사람들이 왜 안 좋아하지’라는 마음으로 기를 모아주신 덕분 같아요.
GQ 아무도 모르고 조회 수도 안 나오던 이야기는 이제 과거형이 됐는데, 그런데 여전히 이건 엄청 크게 온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KW 오, 그럼요. 다나카를 전 세계인이 아는 건 아니잖아요. ‘PPAP’를 부른 피코타로처럼요. 아직까지는. 다나카가 아니더라도 저라는 사람으로 전 세계를 강타할 뭔가가 한번 올 것 같고, 마음 속으로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그 가능성을 본 게 뭐냐면, 제가 웻보이 WETBOY를 만들었거든요. 비 맞으면서 춤추는 웻보이 있죠?
GQ 그 웻보이요?
KW 2020년 7월 23일에, 당시 저희 소속사였던 동생(웻보이, 양진범)을 데리고 제가 기획한 거예요. 기획, 연출, 감독, 촬영, 음악 선곡까지. 그 감성이 1990년대 알앤비 감성이거든요. 제가 좋아했던 노래, 어릴 때 본 뮤직비디오 감성을 담아서 만들었는데, 무라카미 다카시가 티셔츠 디자인해서 보내주고, 크리스 브라운 회사가 신곡 공개 전에 미리 노래 공유해주면서 이 노래로 춤춰달라 하고, 빌보드 핫100 1위를 한 24k골든 곡(‘Mood’)도 그렇게 제안이 와서 저희가 먼저 듣고, 정말 세계적으로 반응이 한번 왔거든요. 말도 안 되는 일이 많았어요.
GQ 저만 몰랐어요?
KW 일부러 얘기 안 했어요. 그 친구가 그 캐릭터로 먹고살라고. 앞에 나가서 움직이는 건 웻보이라는 친구이기도 했고, 저는 기획자니까 그냥 뒷전에 있었어요. 기회 될 때 이제 이렇게 한 번씩 얘기하는 건 그게 제 증거, 제 포트폴리오, 제 필모그래피이니까.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K-팝은 많지만 우리나라 코미디를 외국 사람에게 보여줬을 때 알 확률은 높지 않잖아요. 그런데 K-코미디가 통한 거잖아요. 이게 불가능하지 않네? 저는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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