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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지겨울 때, 여름 복날 닭요리 맛집 7

2023.06.02하예진

닭냉채부터 오리탕, 참새구이까지. 삼계탕 말고 색다른 보양식.

연남동 하하 – 산동 쇼우기

이미지 출처: @kang_kang_yi

만두로 이름깨나 날린 ‘하하’에서 여름에 꼭 즐겨야 할 중국식 닭고기냉채. 튀긴 닭을 다시 한번 쪄내어 식힌 뒤 간장 소스에 재웠다. 중국식 레시피임에도 한국인의 입맛 저격 치트키인 마늘을 듬뿍 넣어, 한국 미식가들의 입맛을 낯설지 않게 무장해제시킨다. 단골의 주문 팁은 고수를 무조건 두 번 추가하는 것. 차갑게 식힌 닭과 냉소스의 의기투합에 부들부들한 식감이 배가되는 와중에, 한가득 얹은 고수와 오이가 시원하다 못해 입 안에 청량감을 더해서다. 향 채소를 좋아하는 미식가라면 코끝에서 한번 혀로 다시 한번 느껴지는 고수 향으로부터 여름의 향기를 느끼고 말 테다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 263
메뉴: 산동쇼우기 2만4천원, 가지튀김 1만8천원, 군만두 8천원

다동 도리방 – 군참새구이

이미지 출처: @hyunjong.bae

일명 힙지로로 불리는 을지로 골목의 건너편, 찐아재들이 쌓아온 을지로 감성을 유구히 간직해 오고 있는 다동 먹자골목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골목에서도 터줏대감 격인 ‘노바다야끼 도리방’은 ‘군참새’라는 수상한 메뉴 간판을 내건 애주가들의 오랜 사랑방. 서울에서 드물게 군참새구이를 맛볼 수 있는 선술집이다. 겨울 참새구이 시즌이 아닐 때는 메추리구이를 정답 같은 대안으로 추천한다. 알싸한 후추 간과 간장 양념이 은은하게 배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는데, 쫄깃하게 식감 좋은 돼지갈비를 뜯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주소: 서울 중구 다동길 36
메뉴: 군참새, 메추리 1만5천원, 가이바시라(키조개) 1만원

구로 다원국수 – 초계국수

이미지 출처: @oohh_21

온수역 초계국수 맛집. ‘ㄷ’자 다찌 구조로 된 작은 식당 앞에 길게 늘어선 대기 손님 행렬이 그 명성을 가늠케 한다. 이 집 국수 맛은 한 끗 차이로 달라지는 맛의 형용사를 다시쓰기 한다. ‘상큼’하고 ‘새콤’하면서도 과하게 ‘시큼’하지 않은 어딘가, ‘정갈’하고 ‘단아’하고 ‘깔끔’한 풍미 사이 어딘가에서 기막힌 맛의 합의를 이루어 내서다. 다음 방문을 기약하게 만드는 국수 맛의 비법은 과일의 감칠맛. 닭육수의 풍미에 사과와 매실로 맛을 낸 과일 육수를 첨가해 맛을 내는데, 초계국수 특유의 시큼한 맛을 자극적으로 느끼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만큼 개운하다. 때문에 기호에 맞게 식초와 겨자 뿌려 먹는 재미를 포기하고 이집 육수 본연의 즐거움을 즐기는 것이 단골들의 팁. 부드럽기 그지 없는 닭 살코기 고명은 소면과 호로록 흡입하다 보면 금세 동이 나니 고기가 두 배로 들어간 ‘초계국수 특’ 사이즈를 주문하라는 것 역시 먹어본 사람들의 귀띔이다. 국수의 첫인상이 되는 고명으로는 방울토마토와 사과, 오이를 올린다. 주인장의 추천처럼 첫입으로 닭고기 고명을 위에 흝뿌려진 깨와 함께 육수에 살짝 적셔 먹으면, 초계국수 보양 입문 완료.
주소: 서울 구로구 경인로 22 지평회관 1층 다원국수
메뉴: 초계국수 1만원, 초계비빔국수 1만원, 잔치국수 7천원

군자 영미오리탕 – 오리탕

이미지 출처: @beeee_honey

광주의 오리탕 명가 ‘영미오리탕’의 서울 분점. 구수한 전라도식 오리탕의 참맛을 서울 미식가에게 전파하는 복날의 이정표다. 진하고 걸죽한 국물은 첫 입엔 담백한 감칠맛이 돌고, 들깨가 첨가돼 끝맛에 고소한 풍미가 폭발한다. 약불에 졸여 먹다 보면 마지막엔 국물이 한층 꾸덕해져 마치 크리미한 리조또를 퍼먹는 즐거움이 따라올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집 오리탕의 하이라이트는 미나리. ‘미나리를 시켰는데 오리가 서비스로 나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수북하게 얹은 미나리가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들깨와 육류 조합에서 산뜻하게 중심을 잡는다. 미나리 1회 무료 리필 서비스는 덤.
주소: 서울 광진구 동일로60길 53
메뉴: 오리탕(한마리) 5만8천원, 오리탕(반마리) 3만5천원, 오리로스(반마리) 3만5천원

을지로 황평집닭곰탕 – 닭무침                           

이미지 출처: @foodplanet_kim

을지로의 닭곰탕 본좌 황평집의 꽃은 닭곰탕도 닭찜도 아닌 닭무침이다. 푹 찐 닭을 살코기만 발라내 비빔국수 맛이 떠오르는 매콤한 양념에 버무렸는데 오이와 사과, 당근이 새콤함을 더한다. 3~4명이 함께 방문한다면 닭찜과 닭무침을 모두 주문한 뒤, 닭찜에 나오는 찐 파와 함께 버무려 먹는 게 단골들의 팁이다. 이 집의 혜자 포인트는 손님 한 명당 한 그릇씩 통째로 제공하는 국물 인심. 맛있게 먹다 보면 리필을 요청하지 않아도 인심 좋은 사장님이 국물을 더 내주어 화수분마냥 국물 공기 바닥이 마를 일 없다. 공깃밥 주문해서 국물에 말은 뒤, 국밥처럼 한숟깔 듬뿍 떠서 닭무침을 한 조각 얹어 먹으면 풍미가 또 달라지는 마법을 경험해 보길.
주소: 서울 중구 마른내로 7
메뉴: 닭무침 2만3천원, 닭찜 2만원, 닭곰탕 8천원

충무로 사랑방칼국수 – 백숙 백반

이미지 출처: @mukfluencer

만 원짜리 한 장으로 복날 원기 회복 미션도 수행하고, 거스름돈까지 받는 극강의 가심비 닭집. 2인 기준, 백숙백반 정식을 먹다가 입가심으로 칼국수를 추가해 복날의 전력을 가다듬을 것을 추천한다. ‘돼지력’이 다소 떨어지는 2인이라면 반마리 백숙백반을 주문해도 좋겠다. 썰어서 반찬으로 내는 파는 초장을 섞어 소스로 만들고 발라낸 살코기를 곁들여 새콤하게 즐기는 것이 이 집만의 묘미다. 손님당 양은 냄비 한 개씩 통째로 내어주는 닭국물은 닭 육수 본연의 감칠맛에 오직 물과 마늘, 소금으로만 간한 풍미가 일품. 담백하게 음미하다가 마지막에 아껴둔 닭가슴살과 밥을 말아 먹는 셀프곰탕이 주는 기쁨을 만끽해 보자.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46
메뉴: 반마리백숙백반 9천원, 닭곰탕 6천5백원, 칼국수 7천원

한남동 24시뼈다귀감자탕 – 닭한마리

이미지 출처: @jacobys_2918

한남동 애주가들이 그날의 알싸한 추억을 마무리하는 코스로 통하는 자타공인 한남오거리 3차,4차집. ‘감자탕’을 메인으로 내건 이름 그대로 뼈찜으로 유명한데, 이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히든 메뉴는 사실 닭한마리다. 종로5가식 닭한마리의 맑은 국물과는 사뭇 다른 걸죽하고 꾸덕한 풍미의 닭한마리를 만날 수 있기 때문. 더욱이 매콤한 뼈찜을 한입 가득 머물고, 구수한 이집 닭한마리 국물을 머금으면 복날 보양을 넘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국수사리 추가는 물론, 공기밥 추가해 남은 육수와 함께 졸여 닭죽을 만드는 것이 단골들의 필살기 후식.
주소: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 73 1층
메뉴: 닭한마리(2인) 2만8천원, 뼈찜(소) 3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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