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축구선수 팀 림은 어릴 때부터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았고, 최근에는 파스타에 흰살 생선을 식단에 더했으며 필라테스 리포머를 통해 허리 부상을 극복했다. 요약하자면 통밀 파스타, 필라테스를 통한 꾸준한 근력 훈련, 수분 섭취가 핵심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를 하다 보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37세의 수비수 팀 림은 미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11년 동안 다양한 나라를 다니며 현지 음식을 접했다. 동시에 그는 영국의 여러 구단에서 13시즌을 뛰었으며, 그곳에서 다소 실망스러웠던 튀긴 닭요리도 맛봤다. 그는 잉글랜드 북서부의 역사적인 팀 볼턴 원더러스를 시작으로, 런던 서쪽의 풀럼 FC에서도 활약했다. 그 과정에서 림은 영국 음식 전반에 대해 익히게 되었다.
이제는 샬럿 FC 소속으로 경기 대부분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림은 미국 남부에서 인기 있는 체인을 피하고, 대신 바나나나 아보카도 같은 슈퍼푸드를 먹으며 부상을 입었던 다리 근육을 철저히 관리하며 지낸다. 세인트루이스 출신인 그는 2022년 월드컵에서 미국 대표팀 선수 중 세 경기 모두 90분을 소화한 세 명 중 하나였는데, 그건 수년간 몸을 관리해 온 결과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통밀 파스타, 꾸준한 근력 훈련, 수분 섭취 등이 그 비결이다.
세인트루이스 대학 시절로 돌아가 보자. 그때도 몸 관리를 위한 특별한 노력을 했나? 영양이나 퍼포먼스에 대해 신경 쓴 적이 있었나?
그땐 의식적으로 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난 ‘토요일 밤은 나가서 놀자!’ 이런 타입이 아니라, 경기를 치른 후엔 쉬면서 회복에 집중하는 스타일이었다. 금요일에 경기하고 일요일에 또 경기하니까, 어떻게 하면 회복을 잘할 수 있을지에만 집중했다. 내가 항상 멀리한 건 탄산음료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다. 그래서 아주 단 음료나 탄산은 멀리했다. 경기를 최대한 많이 뛰고 싶었고, 팀에 최대한 기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회복, 올바른 식사, 좋은 음료를 챙기는 걸 우선시했다. 대부분은 물이었고, 그 시절엔 스포츠 음료도 막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 느낀 게, 내가 그런 걸 챙겼을 때 옆 선수들보다 몸이 더 가볍다는 점이었다. 그게 내게 크게 각인되었다.
듣다 보니 약간 ‘아빠’ 같은 느낌이 난다
아빠 같은 느낌까지는 아니고, 그냥 항상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었다. 누군가 보고 있든 안 보든 간에 말이다. 누가 안 보고 있을 때도 올바른 행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습관이 몸에 배면 나중에 훨씬 나은 상황이 찾아온다고 믿는다.
프로로 전향하면서 식단이나 영양 면에서 ‘각성’했던 순간이 있었나?
난 늘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챙겼다. 경기 전 식사로는 파스타와 치킨, 혹은 생선, 혹은 다른 고기류를 먹었다. 대학 시절 이전부터 그랬다. 나이가 들면서는 다양한 식재료를 더해보고, 새로운 음식이나 음료를 시도하게 되었다. ‘오늘은 몸이 진짜 가볍네. 아침, 점심, 저녁에 뭘 먹었더라?’ 이런 식으로 스스로 데이터를 쌓는 거다. ‘이번엔 아보카도를 추가했더니 괜찮네. 바나나 두 개 먹었더니 쥐도 안 나고 더 좋았네.’ 주중에 먹은 보충제도 체크한다. 어릴 땐 불가능했던 시도들이지만, 프로 세계에선 그런 것들이 가능하다. 결국 그게 경기 막판에 한 번 더 뛸 수 있는 여유를 만든다. 계속 더하고 빼며 조정하는 게 내 스타일이다. 고집 부리지 않고, 팀의 퍼포먼스 스태프가 뭔가 권하면 시도해본다.
절대 먹지 않는 음식 같은 금기는 있나?
그런 건 없다. 이건 아내 덕분인데, 난 다양한 음식과 요리를 꽤 잘 시도하는 편이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자랄 땐 세계 각국의 음식에 대한 접점이 적었고, 간혹 있는 가게도 의심스러워서 그냥 피했다. 하지만 아내가 다양한 음식의 세계를 열어줬다.
경기 전 즐겨 먹는 식사는?
예전엔 파스타와 치킨이었는데, 요즘은 통밀 파스타에 소스를 곁들인다. 마리나라 소스나 비프 볼로네제, 그리고 흰살 생선을 추가한다. 예전엔 연어였지만 요즘은 흰살 생선을 선호한다. 여기에 아보카도도 곁들이고, 경기 45분 전쯤 바나나를 하나 먹으면 준비 완료다.
요리는 주로 누가 하나?
반반이다. 누가 하루를 더 힘들게 보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도 평범한 가정처럼 매일 아침 “오늘 저녁 뭐 먹지?”라는 대화를 나눈다. 아침부터 문자를 주고받으며 저녁 메뉴를 정한다. 우리는 ‘맛잘알’이다. 새로운 음식 시도하는 걸 좋아한다. 아내 덕에 미각도 많이 확장됐다. 특히 유럽에서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니 음식 전환이 쉽지 않더라.
샬럿에서는 음식 탐방 좀 했나?
조금 했는데, 요즘은 인스타그램에서 음식 관련 계정들을 많이 팔로우하며 정보를 얻는다. DM으로 아내에게 “여기 가보자”, “이 집도 맛있겠다” 보내곤 한다. 그리스 식당, 인도 식당 등 리스트는 50개쯤 되는데 실제로 가본 건 4곳 정도다. 아이 셋 다 스포츠를 하다 보니 시간이 정말 부족하다.

와플하우스 좋아하나?
아뇨. 아침은 내가 직접 만드는 걸 선호한다. 베이컨, 소시지, 팬케이크를 굽는다. 냉동 말고 직접 만든다. 아침 샌드위치도 자주 만들고, 이건 내가 즐기는 일이다. 아이들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처음 영국에 갔을 때, 음식적으로 신기했던 경험은?
완전 준비 안 된 상태로 갔는데, 다행히 미국인 동료 스튜 홀든이 이미 볼턴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놀랐던 건, 볼턴 주변에 인도 음식점이 정말 많았다는 거다. 아직도 인도 음식 좋아하게 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또 하나는 ‘선데이 로스트’다. 보통은 소고기나 리브로스트를 하는데, 우린 닭고기로 바꿔서 3~4시간 구워낸다. 아이들도 좋아한다. 모두가 만족하는 음식이다. 준비는 귀찮지만, 일단 오븐에 들어가면 다 끝이고, 가족들과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영국에선 테이크아웃 음식이 별로 없던데, 오히려 그게 더 건강한 문화 아닌가?
맞다. 우리가 13년 동안 영국에서 패스트푸드를 먹은 건 열 번도 안 된다. 거긴 그게 일상적이지 않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패스트푸드를 멀리하면, 프로 선수로 가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여행할 땐 현지 음식, 현지 와인, 현지 문화에 녹아드는 걸 좋아한다. 익숙한 걸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걸 받아들이려 한다.
미국 대표팀과의 해외 원정에서도 같은 방식을 고수하나?
그렇다. 대표팀은 전속 셰프가 동행한다. 그 셰프가 현지 요리를 일부 준비해주고, 호텔 식사 중 최소 한 끼는 지역 전통 요리를 낸다. 또 외부 레스토랑에서 팀 저녁식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선수들은 익숙한 음식만 고집하지만, 대부분은 현지 음식도 잘 먹는다. 열 번 중 아홉 번은 정말 맛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현지 음식은?
엘살바도르에 갔을 때 먹은 푸푸사가 잊히지 않는다. 셰프가 현지 요리사와 협업했는데, 푸푸사가 나오자마자 선수들이 다 그거만 먹고 다른 음식은 손도 안 댔다. 정말 맛있었다.
지금도 최고 수준에서 뛰고 있는데, 유지 비결이 있다면?
어릴 때부터 쌓은 습관이 중요하다. 30대 중반이 돼서 새 습관을 만들기엔 늦은 감이 있다. 세인트루이스 시절부터 헬스장에서 근력 훈련을 해왔고, 그게 수년간 진화했다. 몇 년 전 허리 부상을 입은 후로는 등에 중량을 실을 수 없어서 덤벨만 사용하게 됐다. 그러다 5년 전 필라테스를 시작했는데, 같은 근육을 다른 방식으로 훈련하면서 햄스트링, 쿼드, 둔근과 같은 핵심 근육군을 늘린 상태에서 강화할 수 있었다. 작은 부상들이 줄었고, 결국 큰 부상을 막아주었다.
지금은 일반 근력 훈련과 병행하면서 필라테스를 보완적으로 활용한다. 헬스장에선 2세트만 하고, 다음날 필라테스를 한다. 이게 지난 4~5년 동안 내게는 게임 체인저였다. 호흡 조절, 몸의 긴장 신호 인식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이 됐다. 필라테스는 정말 힘들다. 1시간을 달려도 이렇게 땀이 안 나는데, 리포머 위에선 완전히 땀 범벅이다.
오프시즌에 가끔 즐기는 정크푸드가 있다면?
치킨윙에 약하다. 영국에선 맛있는 치킨윙을 구하기 어려워서 더 갈망하게 된다. 아주 건강에 해롭진 않지만 내 식단에선 길티 플레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오프시즌에도 오래 쉬긴 어렵다. 보통 일주일 정도만 쉬고 다시 루틴에 들어간다.
30대 후반까지 뛴 다른 선수들에게 조언을 구해본 적 있나?
없다. 내 몸은 내 방식대로 작동한다고 믿는다. 같은 나이라도 체질이 다 다르다. 다른 선수의 방식이 내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난 내 몸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