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은 새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에서 자신의 초패셔너블한 캐릭터에 걸맞은 시계를 착용했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행사에서 메릴 스트립은 지난 수십 년간 그래왔듯 조용히 시선을 압도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개봉을 맞아 공동 출연 배우들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그녀는 특유의 절제된 스타일로 등장했다. 하지만 손목 위에는 훨씬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아이템이 있었다. 까르띠에 베누아였다. 까르띠에 카탈로그에서 가장 우아하면서도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시계 중 하나다.

베누아는 스트립에게 특히 잘 어울리는 선택이다. 보그의 안나 윈투어를 모티브로 한, 런웨이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 역을 연기한 배우로서 그녀는 오랫동안 완벽한 취향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다. 수 세기에 걸친 디자인 언어와 절제된 권위를 지닌 까르띠에는 바로 그런 캐릭터가 선택할 법한 브랜드다. 베누아는 그 감각을 그대로 반영한다. 예측 가능하지 않으면서도 우아하고, 과하게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아이코닉하며, 충분히 비정형적이어서 진짜 취향을 드러낸다. 수많은 스타들 사이에서도 이 시계는 관심을 요구하지 않지만 결국 시선을 사로잡는다.
디자인 중심 철학은 현재까르띠에 부활을 이끄는 핵심이다. 기술적인 요소보다 강한 시각적 정체성을 지닌 시계를 선호하는 흐름 속에서 까르띠에는 다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현재 카르띠에는 매출 기준으로 롤렉스에 이어 세계 2위 시계 브랜드다. 탱크와 산토스 같은 아이콘의 힘도 크지만, 최근에는 형태 중심의 ‘셰이프드 워치’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크래시와 베누아 같은 모델은 더 이상 소수 취향이 아니라 현대 컬렉팅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베누아는 여러 면에서 까르띠에의 정수를 담고 있다. 그 기원은 19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루이 카르티에는 러시아 귀족 마리아 파블로브나 대공비를 위해 전통적인 원형 시계를 타원 형태로 늘린 디자인을 만들었다. 이후 1957년에 베누아라는 이름으로 정식 모델이 완성됐다. 프랑스어로 ‘욕조’를 의미하는 이름처럼, 부드럽고 곡선적인 실루엣이 특징이다. 기계적으로 설계된 느낌보다 손으로 그린 듯한 형태에 가깝다. 오페라 극장의 VIP 좌석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세월이 흐르며 까르띠에는 이 형태를 자유롭게 변주해왔다. 작은 미니 모델부터 과장된 맥시 버전까지, 단순한 옐로 골드부터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하이 주얼리 모델까지 다양한 변형이 존재한다. 하지만 핵심 개념은 변하지 않았다. 형태와 비율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계라는 점이다.
특히 베누아는 최근 의미 있는 변화를 겪고 있다. 한때 여성용 드레스 워치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훨씬 다양한 사람들이 착용한다. 폴 메스칼 같은 인물들이 작은 사이즈의 주얼리 감각 시계를 남성에게도 자연스럽게 만들었고, 레드카펫과 패션위크를 중심으로 많은 스타일리시한 여성들이 이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그 결과 베누아는 시대를 초월하면서도 동시에 지금의 감각에 맞는 시계가 됐다. 턱시도에도, 캐주얼한 스타일에도 모두 어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