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보다 팔로워 훨씬 많음!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의 전설

2026.06.22.조서형, Nick Remsen

40세의 베테랑 골키퍼가 어떻게 국가적 영웅이 되었고, 단 한 번의 월드컵 경기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운동선수 중 한 명이 되었을까. 현재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조국인 카보베르데 전체 인구의 약 28배, 실시간으로는 29배에 달한다.

“바다 한가운데 있는 열 개의 섬, 푸른 상어의 보호를 받는 우리 카보베르데는 이미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올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페인과 무승부를 기록한 뒤, 카보베르데 수도 프라이아에서 한 남성이 외친 말이다. 이번 월드컵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인 스페인을 상대로, 인구 약 53만 명의 작은 대서양 국가 카보베르데는 첫 본선 진출국이자 명백한 약체였다.

하지만 지난 월요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경기는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카보베르데의 40세 골키퍼 보지냐가 있었다. 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푸른 상어들’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팀의 최고참인 보지냐는 경기 시작 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4만6210명이었다. 기사 작성 시점 현재 그의 팔로워는 1541만 명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골키퍼라면 누구나 매 경기 목표로 삼는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향한 모든 슈팅을 막아낸 것이다. 언더독의 기적은 스포츠에서 종종 일어난다. 하지만 그 직후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되는 일은 흔치 않다. 스페인을 상대로 기록한 보지냐의 7개 선방이 만든 신화다.

그의 본명은 조지마르 조제 에보라 디아스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축구와 인연이 있었다. 아버지는 아르헨티나 공격수 호르헤 발다노를 기려 아들의 이름을 ‘발다노’로 짓고 싶어 했다. 공교롭게도 보지냐가 태어난 지 26일 뒤 발다노는 아르헨티나의 1986년 월드컵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카보베르데 당국은 해당 이름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다. 대신 훗날 그는 또 다른 이름을 얻었다. ‘보지냐.’ 이 별명은 포르투갈어에서 왔으며 영어로는 ‘할머니’라는 뜻이다.

보지냐는 2024년 FIFA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조부모님 때문입니다. 저는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았어요. 아버지는 군 복무 중이었고 어머니는 항상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조부모님 손에 자랐죠.” 또한 어린 시절 그는 또래보다 체격이 작았다. 별명은 그 시절에 붙었다. 소박한 별명처럼 그의 축구 인생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25세에 카보베르데와 포르투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후 앙골라, 키프로스, 몰도바, 슬로바키아의 여러 클럽을 전전했다.

프로 무대에서 거둔 유일한 우승은 키프로스 AEL 리마솔 소속이던 2018-2019 키프로스컵이다. 하지만 지금 그의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리고 카보베르데의 세상도 마찬가지다. 스페인을 상대로 보여준 투지 넘치는 경기와 브라질 스트리머 한 명의 행동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월요일 경기에서 보지냐는 90분 내내 철벽 같았다. 7개의 유효슈팅을 막아냈고, 그 가운데 6개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나온 슈팅이었다.

결과는 0대0.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특히 스페인 팬들에게는 더욱 그랬다. 완벽한 클린시트였다. 사실 이런 완벽한 결과는 처음도 아니었다. 아프리카 월드컵 예선에서 카보베르데가 치른 홈경기 5경기 동안 그는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보지냐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객관적 전력 차를 감안하면 무승부는 사실상 승리와 같았다.

그는 당시 알지 못했다. 경기 중 브라질 방송사 카제TV가 시청자들에게 보지냐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라고 권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경기 종료 후 몇 분 만에 팔로워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날 밤 500만 명에 도달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는 세 배가 더 늘어 1490만 명이 됐다. 지금은 그보다도 더 많아졌다.

이 숫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비교해보자. 보지냐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현재 NBA 스타 제일런 브런슨과 빅터 웸반야마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이는 심지어 오타니 쇼헤이보다도 많다. 곧 1500만 팔로워를 보유한 톰 브래디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심지어 그의 팔로워 수는 카보베르데 전체 인구의 약 28배에 달한다.

나는 프라이아 출신 여행 컨설턴트이자 인스타그램 계정 @capeverdelife를 운영하는 티아구 에보라에게 연락해 보지냐에 대해 물었다. “보지냐는 오랫동안 우리를 위해 싸워온 전사입니다. 대표팀이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을 때마다 늘 나타났죠. 그는 14년 동안 카보베르데의 주전 골키퍼였습니다. 그의 끈기와 헌신, 조국에 대한 사랑은 언제나 변함없었습니다.” 경기 전날 그의 어머니 아나 칸디다 에보라는 국영방송에 출연해 아들의 골문을 어떤 공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경기 다음 날 로이터 통신에 이렇게 말했다. “제가 말했죠. 어떤 공도 아들의 골문을 통과하지 못할 거라고요. 실제로 그대로 됐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첫 월드컵 경기를 현장에서 보지 못했다. 카보베르데는 당시 미국 정부가 특정 국가 국민들에게 최대 1만5000달러, 약 2060만 원의 보증금을 요구하던 국가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체류 기간 초과 문제 때문이었다. 가족은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후 월드컵 선수와 가족들에게는 규정이 완화됐지만, 그때는 이미 항공권 가격이 너무 비싸진 뒤였다.

다행히 상황은 해결됐다.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직접 요청했고, 미 국무부는 에보라의 비자를 발급했다. 어머니와 아들은 오늘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우루과이전에서 재회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삶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한동안은 말이다. 하지만 보지냐는 여전히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티아구 에보라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삶의 작은 것들에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이를 ‘모라베자’라고 부르죠. 정확히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입니다. 카보베르데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며 따뜻하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이 한 경기는 우리에게 정말 큰 의미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갈 희망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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