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남성 패션위크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지민이 긴 머리 스타일로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디올 쇼에서 선보인 어깨까지 내려오는 헤어스타일은 클래식한 테일코트와 어우러지며, 긴 머리가 남성 스타일링의 새로운 흐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민은 데뷔 이후 다양한 길이와 컬러의 헤어를 시도해왔지만, 2023년 말 입대하면서 삭발을 하며 큰 변화를 맞았다. 제대한 지 약 1년이 지난 지금, 그의 머리는 데뷔 이후 가장 긴 길이까지 자랐고, 이번 파리 남성 패션위크에서 그 변화를 완성형으로 선보였다.
디올 글로벌 앰배서더인 지민은 조너선 앤더슨이 이끄는 디올 쇼에 벨벳 소재의 18세기풍 테일코트와 초록·화이트 체크 셔츠, 연청 데님을 매치해 등장했다. 얼굴을 자연스럽게 감싸는 긴 헤어스타일과 함께한 이 룩은 팬들 사이에서 ‘국민의 왕자(The People’s Prince)’라는 별명을 얻으며 ‘브리저튼’과 ‘프린세스 다이어리’ 속 왕족 캐릭터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뉴욕 바버숍 오티스 앤 핀의 공동 창립자이자 마스터 바버 커크 라일리는 “재킷의 직선적인 구조와 대비되도록 머리는 유기적이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며 “흐르는 듯한 질감 덕분에 자칫 답답할 수 있었던 스타일이 세련된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셀러브리티 헤어스타일리스트 테라로즈 펀처렐리 역시 긴 머리가 이번 스타일링의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의상의 구조감과 장식, 역사적인 분위기가 강한 만큼 헤어까지 지나치게 정돈됐다면 코스튬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부드러운 레이어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전체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만들었다. 마치 젤다 시리즈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이다.”

라일리는 지민의 헤어스타일을 ‘소프트 펑크’라고 정의했다. “평소보다 훨씬 젠더 뉴트럴한 커트다. 얼굴을 감싸는 부드러운 실루엣과 길이를 더하기 위해 사용한 텍스처 익스텐션이 여성적인 분위기까지 더해준다.” 헤어 컬러 역시 눈길을 끌었다. “완전한 금발도 아니고 그렇다고 금발이 아닌 것도 아니다. 아주 은은한 골드 톤이 섞인 블론드다. 어두운 뿌리와 로우라이트를 함께 사용해 입체감을 만들었고 피부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이 컬러는 집에서도 시도할 수 있지만 유지 관리가 쉽지는 않다. 라일리와 펀처렐리 모두 현재의 색감을 유지하려면 꾸준한 관리가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원래 검은 머리인 지민의 경우 지금처럼 밝은 색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탈색과 컬러 작업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민은 지난 4월 위버스 라이브 방송에서 긴 머리를 기른 이유도 직접 밝혔다. “이번에는 좀 다른 걸 해보고 싶었다.” 그러면서 소속사는 짧은 머리를 권했지만, 긴 머리를 지지해준 사람은 어머니뿐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한 지민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의 선택은 최근 남성 헤어 트렌드가 짧고 정교한 스타일에서 자연스럽고 긴 스타일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펀처렐리는 “최근에는 극도로 정교한 페이드 커트나 바버 스타일에서 벗어나 더 길고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헤어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며 “지민의 스타일은 부드러움과 다양한 연출, 그리고 개성을 모두 담고 있어 그 흐름의 중심에 있다. 이제 남성 그루밍은 정해진 규칙보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