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슈만 변주곡

2014.11.25정우영

미셸 슈나이더는 슈만의 유령이라도 만난 것처럼 <슈만, 내면의 풍경>을 썼다.

 

 

<슈만, 내면의 풍경>은 라인 강을 향하는 슈만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미셸 슈나이더는 곧이어 벌어질 투신보다는 그가 부교에서 통행세 대신 내민 손수건에 주목한다. 이 손수건이 그의 음악이라고. “죽음의 충동에게 주는 보상, 삶 너머로 가는 도강의 은화, 고통의 잔돈.” 이미 그는 <글렌굴드, 피아노 솔로>를 통해, 음악은 음악가의 구체적인 삶을 통해 드러날 수 있으며, 음악에 관한 말은 논리적인 설명을 뛰어넘어 거의 별개의 작품에 가까운 예술적인 산문에 이를 때 보다 정확해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슈만, 내면의 풍경>에서도 이 규율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누구보다 문학가에 가까웠던 음악가 슈만을 하이네의 시와 병치시켜 끌고나간다. 그리하여 슈만의 음악은, 정신병자의 언어가 아닌 유령의 언어로 말해는 것이었음이 분명해진다. 음반은 <슈만 – 유령변주곡>, 안드라스 쉬라프, ECM.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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