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세븐 #주니어

재킷은 생 로랑, 티셔츠는 올세인츠. 팬츠는 앤더슨벨.

요즘은 무슨 책 읽어요? 다른 일 때문에 읽다 만 책이요.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다른 일 때문에? 영화 시나리오를 봐야 했거든요. 괜히 다른 책 읽어서 흐름이 깨지면 안 되니까.

꼼꼼하게 읽는 편이라고 들었어요. 읽고 나면 짧게나마 독후감을 쓰기도 하고, 읽을 때는 줄을 긋거나 제 생각과 반대되는 면이 있으면 문단 사이에 적어놓기도 해요. 작가에 대한 나름의 존중이에요.

작가에 대한 존중이라고요? 토씨 하나 대충 쓰지 않았을 테니까요. 제가 가사만 써봐도 조사 하나가 그렇게 중요하더라고요. 위대한 작가들은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을까 하는 거죠. 그런데 편식이 심해서 재미없다 싶으면 바로 덮어버려요.

왜 책을 읽는 것 같아요? 자기만족이요. 직업이 생기니까 일상이 비슷해지더라고요. 데뷔했을 땐 일주일에 음악방송만 다섯 번 한 적도 있어요.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느낌?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뇌가 굳는 듯했고,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멍청해지고 싶지 않았어요.

책을 읽는 게 연기나 음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연기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들었는데, 개인차가 있는 것 같아요. 책을 안 읽어도 잘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전 아직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일단 읽는 거죠. 음악에서는 가사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전 멜로디가 좋으면 가사는 신경도 안 썼는데, 가사가 중요해졌어요.

그렇게 탄생한 게 직접 작사, 작곡한 ‘못하겠어’인가요? 처음 쓴 건 ‘이별’이에요. 너무 심오하다고 질타를 받았죠. ‘못하겠어’는 그 질타를 토대로 쉽게 쓰려고 했는데 좀 유치해졌고요. 하하.

다재다능한 진영 씨가 “못하겠어” 하는 건 뭐 예요? 그림? 하하. 사실 다른 것도 잘하지 않아요. 욕심은 있는데 재능이 없어서 노력은 좀 했어요. 노래는 음치 수준으로 못했고, 춤도 형편없었고요. 근데 그림은 노력으로도 안 될 것 같은 느낌? 근데 잘하는 것과 재밌는 건 다른 것 같아요.

그럼요. 일단 재밌게 하고 있지만, 잘해야죠.

어느 정도 잘하는 건 싫다고, 그건 뭐 하나 잘하는 게 없다는 의미 아니냐고 말했죠? 하나를 잘 못해서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어요. 만약에 내가 정말 음악을 잘했다면 연기를 했을까, 연기를 정말 잘했더라면 음악을 했을까, 춤을 정말 잘 췄더라면 가수를 했을까. 근데 그렇진 않아요. 다 좋았던 것 같아요.

다른 멤버들과 다른, 나만 잘한다고 생각하는 게 있어요? 진지한 면모? 만약 제가 잘하는 게 있다면, 노력만 하면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배우 분의 “배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특별한 직업”이라는 말처럼, 안 되는 건 없다고 봐요. 아니, 단순히 노력은 아닌 것 같아요. 좋아해야 돼요. 아이러니한 게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닌 게 돼버려요. 좋아해서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와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나태하다는 신호 같아요.

언제부터 잘하고 싶었어요? 진해에 있을 때는 다른 애들이랑 똑같았어요. 게임이나 하면서 놀고 싶었죠. 왜 주목받고는 싶은데 노력하긴 싫은 거 있잖아요.

왜 갑자기 뚜렷해졌을까요? 말 한마디 때문이에요. 춤을 추고 싶어서 학원을 다녔는데, 대충, 아주 대충 했어요. 스스로 이러다 말겠지 한 것 같아요. 그때 아버지가 “이런 식으로는 다른 아무것도 못한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 한 마디가 저를 완전히 흔들었어요. 바꿔 생각하면 제 자존심이 발동한 거겠죠. 어릴 때부터 쓸데없이 자존심이 셌거든요 근데 그 쓸데없는 게, 여기까지 오게 만들더라고요.

팀 내에서 재범 씨는 아빠 같고 진영 씨는 엄마 같은 존재인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조금 다르네요? 그런 면이 있긴 해요. 하지만 화면 만큼 부드럽고 착하지는 않아요. 제가 보는 저는 포근한 타입이 아니에요. 하지만 남이 보는 저는 또 다르잖아요. 알랭 드 보통 책에도 나와요. 남들이 보는 자신도 자신이라고요. 그래서 포근하다고 인정하려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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