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다시 만난 세계, GQ MOTY 파티

2016.12.22정우영

< GQ > 12월호 ‘올해의 남자’들과 그들을 기념하기 위해 애쓴 동료, 친구, 독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2016 GQ × TASTEmakers Men of the Year’ 파티였다.

“시국이 어떤 형태로든 파국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 모여서 술 마시고 웃고 떠드는 게 옳을까 하는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올 한 해 비겁하지 않게 살았고, 우리만의 영역에서 나름의 덕목으로 최선의 삶을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오늘,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토하도록 마실 자격이 있어요.” < GQ > 편집장 이충걸이 말했다. 아직 연말이라고 부르기엔 이른 12월 8일이었지만, 사람들은 ‘올해의 남자’들과 함께 있었다. ‘2016 GQ × TASTEmakers Men of the Year’ 파티 현장이었다. 사람들의 옷에는 오늘을 위해 특별히 만든 ‘GQ’, ‘Men of the Year’, ‘Tastemakers’ 세 가지 로고의 배지가 달려있었다.

묵직한 바가 중심을 잡는 스튜디오 제이는 사람들을 한 곳에 몰기보다 각자의 자리를 찾아주는 공간이었다. 오늘 초대받은 약 4백 명의 < GQ >, < TASTEmakers >의 컨트리뷰터, 인플루언서, 독자들은, ‘올해의 남자’들의 업적이 그러하듯이 각각의 고유한 파티를 즐겼다. 1층부터 3층에 걸쳐 있는 흡연 공간을 VIP 좌석보다 더 좋아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헤아가 제공하는 2층의 슈케어, 헤어 스타일링 서비스는 남녀 할 것 없이 찾았다.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을 곧바로 프린트로 받아보는 하이브 소셜 부스도 인기였다. 3층의 다트와 에어하키 게임에 열중하는 손님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진행하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기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방송인 김나영의 사회로 ‘2016 GQ × TASTEmakers Men of the Year’ 공식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가 진행되는 1층 바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 GQ > 편집장의 기념사를 시작으로, 올해의 남자를 주제로 만든 기념 영상이 상영되었다. 이어서 소설가 정지돈, 아트 콜렉티브 IAB 스튜디오, 가수 에릭남이 무대에 올랐다. 김나영은 에릭남에게 “에릭남 하면 매너가 생각나요. 연말 파티장에서 지켜야하는 매너가 있다면 뭔가요?” 라는 질문을 던졌다. 에릭남이 “파티는 많이 마시고 신나게 노는 게 매너 아닌가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이라고 답했다. 무료로 제공하는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라거 혹은 소라치 에이스가 준비돼 있었다. 이어지는 순서는 빈지노의 무대였다. 첫 곡은 ‘아쿠아맨.’ “I said have a good time”이라는 가사가 선명했다. 사람들이 건배할 타이밍을 찾은 것 같았다. 퓨처 알앤비, 힙합, 베이스를 오가는 디디 한, 하우스와 테크노를 솜씨 좋게 엮어내는 나원의 디제잉으로 파티는 줄곧 후끈하게 이어졌다.

비단 현장만이 아니라 페이스북 < TASTEmakers >, < GQ > 계정에서도 볼 수 있었다. 모델 안승준과 이현신이 진행하는 생중계였다. 그날의 현장을 가장 밀착해서 바라본 시선이었다. 행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에릭남 독점 인터뷰도 포함됐다. 다만 클릭 한 번으로 그날을 알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는 않기 바란다. 뭔가를 이해한다는 게 그렇게 손쉬운 거라면 ‘올해의 남자’는 필요치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의 잘 드러나지 않는 수고와 업적을 끈질기게 찾아내서 기리는 노력이 ‘올해의 남자’이고, 그것은 ‘2016 GQ × TASTEmakers Men of the Year’ 파티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이 자리는 테이스트메이커스가 마련해준 자리입니다. < GQ >의 강렬한 후원자이자 든든한 친구이며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준 그들에게 한없는 사랑을 드립니다.” < GQ > 편집장의 말대로였다. 올해 처음 테이스트메이커스와 함께 하면서 ‘2016 GQ × TASTEmakers Men of the Year’ 파티는 더 화려하고 당당한 옷을 입었다. 남김없이 술을 마신 손님들이 뭐가 뭐였는지 기억 못할 하루일지도 모르겠지만, 내년에 같은 자리에서 만날 그들이 올해보다 멋이 없을 리는 없을 것이다.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송봉희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