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유명인사 100인이 <GQ>를 인터뷰했다. 저마다 100개의 질문. 그 질문에 대답하는 일은 <GQ>와 <GQ>를 둘러싼 거의 모든 것에 대한 고민을 요구했다. 과연 그런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허장성세가 아닌지, 가장 경멸하는‘하나마나 한 소리’가 아닌지…. 묻고 싶은대로 물어본 100개의 질문과 숙고 끝에 답한 100개의 생각. <GQ KOREA>와의 인터뷰다.
001 조영남(가수) <GQ>가 뭘 근거로 멋에 대해서, 그렇게 자신있게 아는 것처럼 씁니까? 내가 보기엔 웃기지도 않아요. <GQ>가 추구하는 멋이, 실제 삶에서는 전혀 쓰임새도 없고. 동떨어진 짓거리니까. 괜히 별로 멋도 없는 사람, 멋있는 옷, 구두 신겨서, 멋있게 말하는 것처럼 만드는 거, 그게 마네킨이지. 멋 하고는 거리가 멀죠. 살아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들, 또 늘 쓰임새 있게 쓰이는 말들. 그 속에 멋이 있죠. <GQ>처럼 금 캐듯 하는 건 멋이 아니라, 멋의 일부죠. 그것도 쓰임새 없는, 허황된 비실용적인 멋이죠. 글도 마찬가지고. 아주 천편일률적으로 쓰잖아요? 구분이라도 되게 해야 할 텐데, 다 고만고만해 보여요. 사진도 깨끗하고 정갈한 것만 나오고. 우아 떠는 사람들만 다뤘지 멋있는 식당 아저씨를 다뤄본 적 있어요? 멋있는 주방 아줌마를 다룬 적이 전혀 없잖아요?
진짜 멋에 대해 말씀하시니, 결례가 아니라면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말에 ‘겉볼안’이라는 말이 있다는 건 모르시나봐요? 겉을 통해 속을 헤아린다는 말이죠. 예전 선비들이 입궐할 때 왜 ‘의관을 정제’했을까요? 대충 껴입고 가면 되지. 그게 다 주상에 대한 그들 식의 정중한 매너였기 때문 아닌가요? <GQ> 역시 공작처럼 외곽적인 측면에만 몰두하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정육점 아저씨, 수산시장 청년, 지리산 문수사 스님도 그가 돌보는 곰과 함께 <GQ> 화보를 찍었었죠. 그것도 풀 컷으로다가. <GQ>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정독하셨다면 그런 말씀 안 하셨을텐데, 듣는 <GQ>가 다 안타깝네요.
002 현빈(배우) <GQ>는 뭐든지 지큐 식으로 다루잖아요. 제가 인터뷰를 한다면 제목을 뭘로 할지 궁금해요.
‘고저스한 남자 현빈과의 농밀한 모멘트’‘, 현빈, 그는 누구인가?’, ‘현빈과의 백 한 가지 소소한 얘기들’. 죽어도 이 세 가지는 아닐 거예요. 글쎄요, 아직 몰라요. 당신이 어떤 얘길 할지 알지 못하니까요. 언젠가 어떤 배우가 인터뷰 중에 머리빗을 집어 던졌을 땐 ‘여러 가지 하는 누구 씨’란 제목을 붙였습니다. 부디 안 그러게 해주세요.
003 소지섭(배우) <GQ>가 생각하는 소지섭이 궁금해요.
소지섭이 생각하는 <GQ>를 말한다면 그 다음에 대답할게요.
004 송승헌(배우) 진정한 지큐맨은 과연 누가 정의할 수 있을까요?
지큐맨이 누구일까를 사색하는 당신이라면 누구보다도 그 답을 알 거라고 믿습니다.
005 이정재(배우) 나를 외면하는 겁니까, 피하는 겁니까? 이유가 궁금합니다.
<GQ>도 궁금합니다만. 몇 해 전 화보 촬영 때 패션 디렉터에게 조금 무례했던 거 기억 못하세요?
006 비(가수) 올 여름 최고의 패션 아이템은 뭔가요?
왜 그러세요. 잘 아시면서. 패션 브랜드도 론칭하셨잖아요. 어쩌면 <GQ>에서 그게 뭔지 상의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트 슈즈와 원색 피케, 면 타이와 캔버스 벨트. 동의하세요?
007 신해철(가수) <GQ>는 왜 나를 인터뷰하지 않나요?
고민돼서요. 고민할 게 많습니다.
008 이홍렬(개그맨) 우리 집사람이, <GQ>는 한 번 보는 게 아니라, 본 걸 뒀다가 또 봐야 한다더라고요. 그 얘길 처음 들었을 땐 몰랐는데, 정말 맞더라고요. 만드는 사람으로서 왜 그렇다고 생각해요?
고르고 고른 것을 취하려고 합니다. 감히, 정수이고자 합니다. 그렇지 못한 게 들어가면 부끄럽습니다. 그럴 땐, 멍청하게도, 안 읽어주길 바라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인 채 만들어서 아닐까요?
009 주현미(가수) ‘트로트의 끝은 어디인가요’라는 칼럼을 읽었는데, 감명 깊었어요. 단발성으로 말고, 꾸준히 그런 생각들을 전할 생각이 있나요?
예를 들어, <GQ>가 트로트에 관해 말한 것은 그 기사가 처음이 아닙니다. 마지막도 아니고요‘. 지금’의 어떤 사안에 대해 말하는 것은 미디어의 절대적인 책임입니다. 그리고 <GQ>는 유연합니다. 이건 어떻습니까? 주현미가 생각하는 지금의 한국 대중음악, <GQ>는 준비됐습니다.
010 윤형빈(개그맨) <GQ>를 만드는 남자들은 과연 <GQ>처럼 충분히 매력적인 남자들인가요?
살며 배우며 생각하며 일합니다. <GQ>를 만드는 남자도 <GQ>를 봅니다.
011 주철환(전 OBS 사장) <GQ>엔 다른 잡지에 비해 글을 잘 쓰는 에디터들이 모여 있는 것 같은데, 편집장이 기사를 많이 손보나요? 그 과정은 민주적인가요?
후진 글은 글도 아니라고 말하는 편집장과 일할 수 있는 잡지사가 여러 곳은 아닐 겁니다. 그러니 에디터들이 먼저 알아서 자신의 기사를 보고 또 보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요. 편집장은 병적으로 엄격하게 기사를 점검합니다“. 안나 윈투어가 나처럼 사인펜 들고 교정 볼 것 같니?”그 말을 들으면 웃지만, 맞는 말이란 걸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주적이냐고 물으신다면, 네.
012 호란(가수) <GQ>는 다른 사람의 패션이나, 섹스나, 문화에 대해선 박식한 척하는데, 스스로 앞가림은 잘 한다고 생각하나요?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은 야멸치지만 때로 적절하지요. 자신의 앞가림보다 다른 사람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하는 건, 이것이 일기장이나 블로그가 아니라 독자를 향한 잡지라서일 겁니다. 좋은 에디터는 그 자신 박식한 에디터이기보다 진정 박식한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찾아서 그걸 전달하는 사람이고요. 그러면서 스스로의 앞가림도 함께 배우는 거겠죠. 그런데 ‘박식한 척’이라는 표현을 쓴 건‘, 쿨한 척’하고 싶어서인 가요?
013 윤상현(배우) 저 몇 년째 정기구독하고 있는데 알고 계신가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몰랐습니다. 정기구독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는 어디에도 공개되질 않아서요. 이제 알았습니다. 수족이 다 따뜻해집니다.
014 손태영(배우) <GQ>의 인터뷰는 다른 잡지와는 참 다른 것 같아요. 저도 하고 싶은 얘기 많거든요?
책을 섬세하게 읽는 독자가 있다는 건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하고 싶은 말은 <GQ>에게만 하고 싶은 말인가요?
015 최시원(슈퍼주니어) 저 커버 찍고 싶어요.
아, 네에. 불가능, 그건 아무 것도 아니니까요.
016 이상은(가수) <GQ>가 생각하는, 그리고 제시하고 싶은 이상적인 여성은 누구인가요?
잡지는 취향에 봉사합니다. 때로는 과장법을 택하고, 때로는 가치를 논하고, 때로는 섹시한 사진 한 장을 택합니다. <GQ>가 생각하거나 제시하고 싶은 이상적인 여성은 결국‘어떤’ 여성일 겁니다. 가마솥만한 가슴을 지닌 여성의 IQ와 빛나는 지혜를 가진 여성의 몸매가 언제나 도식화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니 이상적인 여성도 그 기획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겠죠. 변하지 않는 건, <GQ>는 신사를 지향하고, 신사는 여성에게 정중하다는 것입니다.
017 낸시 랭(아티스트) 사람들이 말하길 여자는 무조건 외모라는데, 그런 말 안 할 것 같은 언니 오빠들도 다 그런 얘길 합니다. 정말 현실과 진실이 모두 그런 걸까요?
다들 그것만 너무 중요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현실과 진실은 각자의 시간 동안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무엇이 현명한 판단이란 걸 당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018 백현진(아티스트) <GQ>를 매달 안 봐도, 성숙한 인간이 되는데 별 지장은 없겠지요?
별 지장이야 있을려고요. 안 보고 사는 게 사실 뱃속은 편해요.
019 김일중(SBS 아나운서) <GQ>가 생각하기에 가장 섹시한 아나운서는 누구죠?
글쎄요, 누굴까요‘. 섹시한’이라는 말을 굳이 아나운서에게 들이대야 하는 걸까? 하는 게 일단 <GQ>의 생각이긴 합니다.
020 나미(가수) 활동을 전혀 안 하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그런 기획에(2009년 3월호 ‘대한민국 대중음악 박물관’) 불렀어요? <GQ>가 보기엔 내가 그럴만한 가수인가요?
숭례문은 불타도 숭례문입니다. 하물며 그토록 선명한 노래가 있는데, 우리가 당신을 보고 싶은 건 너무 당연합니다. 옛날 가수니 요즘 가수니‘7080’이니 하는 말은 <GQ>와 상관없습니다‘. 좋은’가수와‘몰라도 좋을’가수가, 있다면 있겠지요.
021 신중현(가수) 지난 번에 제 손 석고를 뜨러 오셨잖아요. 그리고 나온‘대중음악 박물관’기사도 잘 봤어요. 어떻게 그런 기획을 할 생각을 하셨나요
모든 게 풍족한 시대라지만, 형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있었던 것들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방관하기보다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이 아니라면 다시 또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으니까요. 신중현의 손은 한국 대중음악의 이름으로 기념하기에 너무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022 태양(가수) 요즘 <GQ>가 즐겨 듣는 음악은 어떤 건가요? 가장 관심 있어하는 뮤지션은요? 그리고‘아이 러브 <GQ>’예요. <GQ>는 라파엘 사딕과 검은나비를 같이 놓고 즐거워합니다. 그 이름은 나미와 글래스 캔디로 바뀌어도 무방합니다. 태양과 프린스도 너무 좋겠죠. 지금 편집부에서 대중음악을 다루는 에디터들에게 가장 관심 있는 뮤지션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각각 손석우(1950년대 작곡가겸 제작자), 나카타 야스타카, 시아라(의허벅지)라고 합디다.
023 조민기(배우) <GQ> 에디터들은 무엇에 흥분하며 지면을 채우시나요?
미드필더가 진격할 때 같은 흥분은 아닐 겁니다. 몽상가가 풀밭을 보는 것과도 다를 겁니다. 배우가 연기하는 것과는 또 어떻고요. 그런데 과연 다르기만 할까요?
024 신동엽(개그맨) 당신들은 행복합니까? 기사를 보면 자긍심과 맹렬함이 가득해 보이는데, 그게 당신을 진정 행복하게 합니까?
네 그렇습니다, 라고 얘기할 수 없어 불행하진 않습니다. 어떤 맹렬함이든 뒷마당엔 부끄러움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은 행복과 따로 있습니다. 국밥처럼요.
025 김미화(방송인/ 개그우먼) <GQ>는 한 사람을 잡아서 왜 그렇게 많이 파헤치나요? 그건 장단이 있을 것 같아요.
하나마나한 소리야말로 <GQ>의 적입니다. 많은 유명인들이나 스타라 불리는 사람들이 그 인기를 이용할 줄은 알아도, 인기를 책임지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당신에게 팬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있다고 할 때“, 팬 여러분 사랑해요.”같은 대답을 듣는 것은 허무합니다. 거기서 관두지 않고“, 정말 사랑을 해요? 무슨 사랑을 그렇게 해요?”라고 묻는 게 <GQ>라면 <GQ>겠습니다‘. 파헤친다’는것이 무조건 공격한다는 뜻이라면, 그렇진 않습니다. 어떡하면 이 질문이 정곡을 향해 갈까라는 고민은 모든 에디터들의 의무겠지요. 그런 질문을 받을 때, 더 대답하고 싶어지지 않으세요?
026 김미려(개그우먼) 가장 1차원적인 질문이에요. <GQ>의 꿈은 뭔가요? 매체로서요.
‘잡지’라는 말이 한국에선 꽤 부정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잡지 나부랭이’라고도 하죠. 꿈을 꾼다기보다 <GQ>가 그 말에 포함된 부정을 점점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이름으로 불릴 생각은 없습니다. <GQ>는 잡지니까요.
027 김구라(방송인) <GQ>를 흥미롭게 읽는데, 와 닿진 않아요. 그래서 <GQ>한텐 별로 궁금증이 없어요. 이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별로 궁금증이 없다는 전제시군요. 돈 받고 파는 책을 만드는 입장에서 당연히 좀더 많은 독자를 원하긴 하지만, 궁금하지 않다면 그대로 존중합니다.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028 최지우(배우) <GQ>가 가장 자랑하고 싶은 건 뭔가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는 것.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단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진짜’만으로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단 얘기이기도 하죠. <GQ>는 잡지의 단단한 저널리즘을 지키고 싶습니다. 설령 요즘의 잡지판이 누가 누굴 봐주고 부탁하고, 인정 때문에 뭔가 싫어도 하는 겉치레투성이일지라도.
029 한성주(1994년 미스코리아 진, 방송인) 도대체 왜 남자들은 정말 예쁜 여자는 그냥 두죠? 웬만큼 예쁜 여자들에겐 너도 나도 전화번호를 물어보던데.
지금 정말 예쁜 여자라고 과시하는 거예요? 그런 거예요? 미스코리아는 그래도 돼요?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제일 예쁜 여자라는 공인 인증을 받으셨네요. 이건 다른 얘긴데, 미스 한국일보는 어떤 기준으로 뽑는 거예요? 혹시 아세요?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거예요.
030 김남진(배우) <GQ>의 오랜 독자로서, <GQ>의 안목을 믿고 진심으로 <GQ>의 생각을 지지합니다. 1호부터 봤어요. 100호가 너무 궁금해요. 그런데 1호보다 100호가 월등하게 나아진 게 있다면 그건 뭘까요?
자신감과 확신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호 커버에는 어떤 인물도 넣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031 지진희(배우) <GQ>는 패션, 문화, 스포츠처럼 다른 잡지에서 다 다루는 분야도 더 흥미롭게 다룹니다. 혹시 요즘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있나요?
정치 빼고는 다 관심이 있습니다. 요즘 정치는 제정신을 가지고서야 그럴 수는 없으니까요.
032 정경호(배우) <GQ> 이충걸 편집장이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뭔가요? 그게 늘 궁금했어요.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1973)>.
033 김성수(배우) <GQ>에서 좋아하는 모델의 스타일은 뭘까요? 배우가 되기 전엔 저도 가끔 찍었지만요.
육체적 정신적으로 남자답고, <GQ>를 이해하고, 범절을 알며, 촬영 내내 졸다가 식사 시간에 벌떡 일어나 자장면 곱배기를 시키는 매니저를 대동하지 않는 모델.
034 정겨운(배우) <GQ>와 패션 화보를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이게 다 괜찮은지 먼저 생각해주세요. 외국 안 가고 한국에서 찍을 거고, 촬영 스태프는 다 <GQ>가 정할 거고, 옷을 미리 보여드리지 않고, 찍고 난 옷을 일체 드리지 않고, 촬영장에 방송 카메라 못 들어오고, 찍은 사진을 책 나오기 전에 보여드리지도 않는 다는 걸요.
035 김소은(배우) <GQ>는 남자잡지라서 여자 배우한테는 별 관심이 없으세요? 저한테 연락을 안 주시네요. 저, <꽃보다 남자>의 가을이에요.
무릇 용감한 남자는 예쁜 여자를 마다하지 않지요. 더 용감해지겠습니다.
036 하용수(패션 디자이너) 표지에 신인 배우나 모델이 등장할 순 없나요?
그래서 마땅하다면 왜 그걸 안 하겠어요?
037 진태옥(패션 디자이너) 여성지에서는 남성복도 자주 찍는데 왜 <GQ>에서는 여자 옷을 소개하지 않나요?
여자 옷은 이미 너무 많은 패션잡지에서 다룹니다. 어떨 땐 같은 드레스가 열 개가 넘는 잡지에 동시에 소개되기도 하니까요. 정말은‘, 필요하면’소개한다는 거지요. 그보다도 1986년에 프랑소와즈 옴므라는 정말 훌륭한 남자 옷이 있었지요. 진태옥이 만든 남자 옷, 꼭 다시 보고 싶습니다.
038 엄지원(배우) 저랑 인터뷰한다면, 첫 번째 예상 질문은 뭔가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했다가 망신당한 적 있나요?
039 송지오(패션 디자이너) <GQ>의 그 많은 강점 중 최고의 무기는 뭔가요?
무엇도 아닌 바로 에디터들.
040 홍록기(방송인) 제 패션 스타일 어때요?
요즘 너무 점잖아졌어요. 빨간 바지 입고 호피 셔츠 입고도 어디서건 기죽지 않던 그 시절이 더 좋았어요. 뭘 입든 입고 나서 쭈뼛거리지 않으면 그게 바로 스타일이란 거, 홍록기라면 더 잘 알겠지요.
041 하석진(배우) 200호때는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세요?
300호 때는 200호보다 나아질 거냐고 물을 거죠?
042 이동욱(배우) 전 이해심 많고, 잘못을 인정할 줄 알며, 자신감 넘치는 남자가 되고 싶어요. <GQ>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자의 모습과 비슷한가요?
동의합니다. <GQ>의 100년 정기구독자 같습니다. 행복합니다.
043 이천희(배우) 모델 시절에는 화보도 많이 찍었는데, 요즘에는 왜 저한테 연락 안 하세요? 제가 연예인이라서요?
모델 시절에는 안 그러다가 텔레비전에 나오고부터 확 달라진 모델 출신 배우들한테 너무나 자주 실망해서 그랬어요. 잡지 매체의 모델료를 잘 알면서 갑자기 그 스무 배를 요구한다든가, 어떻게 찍을지 미리 사진으로 보내고 입을 옷도 직접 고르겠으니 촬영 컷의 세 배를 준비해 달라거나 하는 식의 정신없는 제안 말이예요. 그게 누구인지 <GQ>에서 찾으려고는 하지 마세요. 그런 경우엔 한 번도 안 찍었으니까요.
044 김호진(배우) 미국 <GQ>와 한국 <GQ>가 추구하는 남자 패션은 어떻게 다른가요?
단정하고 전통적이며 실용적인 남자 옷을 소개한다는 면에서는 비슷합니다. 그러나 미국 <GQ>엔 충격이 없죠. 한국 <GQ>비주얼의 기준은 (어떤 의미로든‘) 충격’입니다.
045 오상진(아나운서) <GQ>에게 인터뷰란 무엇인가요?
사전적인 의미 그대로 ‘인터’하여‘뷰’하는 것입니다. 물어봐주길 원하는 질문은 안 하고, 다른 데서 다 한 얘기는 안 묻습니다. 영화나 음반을 홍보하고자 하는 인터뷰는 종종 어떻게 묻고 대답할 건지가 사전에 검토되길 원하지만, 그래서야‘인터뷰’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건 잡담이거나 수다도 안 되는 광고일 뿐이겠습니다.
046 박해진(배우) 농부 패션(바지 밑단을 접어 입는 패션)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다리가 짧아 보이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GQ>에선 제대로 답해 줄 것 같아서요.
갑자기‘닥터 스타일’분위기가 나는데요. 가벼운 신발을 신어보세요. 얇은 면 운동화나 발이 많이 보이는 발등이 짧은 구두, 끈이 얇은 슬리퍼도 괜찮아요. 걱정말아요.
047 박솔미(배우) 저랑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 연예인은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당신이라면, 누군들 안 어울리겠어요.
048 예지원(배우) <GQ>엔 멋진 남자 모델들만 등장하던데, 일반인들을 주제로 한 칼럼은 왜 없나요?
아뇨. <GQ>에 등장한 연예인이 아닌 사람들을 다 모아놓으면, 서울 땅 면적이 부족할텐데요. 아직도 더 원하신다면 당신은 욕심쟁이 우후훗. 그나저나 축하 샹송이라도 한 곡 불러주세요.
049 김성은(배우) <GQ> 패션 에디터들이 생각하는 옷 잘 입는 여자는 누군가요?
돌려서 말하지 않을게요. 강지영은 홍진경, 박정혜는 공효진, 박나나는 임상아, 최자영은 장윤주. 당신은 없지만 걱정 마세요. 취향은 다 다른 거니까요.
050 김영광(패션 모델) <GQ> 패션 에디터들은 원하는 걸 다 진행할 수 있나요? 편집장님이 얼마나 결정하시는거죠?
네. 다 할 수 있어요. 원하는 게 비슷한 것만큼 고마운 일이 또 뭐겠어요.
051 이한철(가수) 대체 <GQ>에서 일하는 분들의 옷차림은 어떻죠?
대표 인물 두 명만 알려드릴게요. 남자 에디터는 리버틴 피케 셔츠에 체크무늬 타이를 매고 빈티지 구두를 신어요. 여자 에디터는 단추까지 하얀 실크로 싸여진 새틴 수트를 입고 화보 촬영을 지휘하죠. 가끔은 저지 티셔츠와 청바지에‘그랜다이저’같은 스니커즈도 신고요.
052 바다(가수) 실용적인 정보가 여자 잡지에 비해 부족해요. 식당이나 가게 같은 소소한 정보들은 왜 많이 다루지 않죠?
그래서 이번 호엔 한국의 음식 100가지를 소개했잖아요. 대전의 오징어 국수, 포천의 자장면, 금천시장의 떡볶이, 왜관의 소고기, 모슬포 갈치조림, 강화도 꽃게탕, 군산의 짬뽕, 회현동 콩비지.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벌써 숨이 차네요.
053 이미연(배우) <GQ>가 생각하는, 가장 아우라 있는 남자 배우는 누구예요?
고 김무생 선생님.
054 류승범(배우) 우리 좀 자주 봅시다!
까짓 거, 그럽시다.
055 봉태규(배우) 인터뷰이 선정 기준이 궁금해요. 인기순도 아니고 미모순도 아니면 대체 어떤 걸 보나요?
지금 얼마나 유명하고 인기순위 몇 위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정직하고, 자존심이 뭔지 알며, 영특한 사람이면 꼭 한 번 만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진심을 말할 준비가 되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056 정구호(패션 디자이너) <GQ>는 패션지인가요? 문화지인가요? 편집장은 패션지가 아니라고 하겠죠?
패션지도 문화지도 아닌 오직 잡지. 구분하려드는 건 자주 허무하니까요.
057 김용호(사진가) 편집장을 포함한 <GQ>모든 기자들에게 묻고 싶어요. 당신들이 좋아하는 가장 멋진 한국 남자는 누구죠? 꼭 대답해주세요.
이충걸-안중근, 강지영-김성재(스타일만), 장진택-박지성, 박정혜-배철수, 장우철-조태상, 박나나-박정희, 최자영-유희열(목소리만), 이우성-김수영, 문성원-하길종, 정우성-백기완, 손기은-백석.
058 서현진(아나운서) 멋진 남자들만 보고 사는 <GQ> 여자 에디터들의 연애사가 궁금해요.
<GQ> 에디터들은 그 질문엔 꼭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 애인 있는 여자야.”
059 션(가수) <GQ>가 생각하는 가장 멋진 남자는 누구죠?
이 책 안에 답이 있습니다.
060 정혜영(배우) <GQ>의 여자 독자 비율이 궁금해요.
<GQ>의 여자 독자 비율은 세계적으로 이례적일 만큼 높은 편입니다. 젠더를 가르려고 하지 않으니까요.
061 민경(가수) 제가 질문한다고 대답해주긴 할 건가요?
뭘 물어보느냐에 따라서요.
062 장기하(뮤지션) 편집장을 포함한 <GQ>에디터 각자가 생각하는 역대 최고의 록밴드는 누구인가요?
이충걸-히식스, 강지영-산울림, 장진택-송골매, 박정혜-시나위, 장우철-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박나나-비틀즈, 최자영-언니네이발관, 이우성-시나위, 문성원-고르키스 자이고틱 멍키, 정우성-화이트 스트라이프스, 손기은-비틀즈.
063 허이재(배우) 매달 어디서 그렇게 멋진 남자들을 끊임없이 섭외하시는 거죠?
맛있는 족발집에서 간장 양념 비법을 말하는 걸 봤나요? 소문난 떡볶이 집에서 고추장 소스 비법을 털어놓던가요?
064 엄태웅(배우) <GQ> 에디터 중에 누가 제일 예뻐요?
편집장은 그냥 말대꾸 안 하고 일 잘하는 에디터가 제일 예쁘다고 합니다.
065 백일섭(배우) 지난번 인터뷰 때 내 옆에 곰인형은 왜 놔뒀어요?
어울릴 것 같아서요. 친숙하고, 편안한 데다 긍정적인 의미로 ‘귀여울’수 있다는 점에서요. ‘백일섭과 곰인형이 함께 있는 사진’이 주는 ‘어떤 효과’나 ‘주목도’도 물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촬영할 것이냐는 인터뷰의 성격이나 어쩌면 계절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사실은 지리산 반달곰하고 찍고 싶었는데 참았습니다.
066 최양락(개그맨) <GQ>가 생각하는 제일 웃긴 개그맨은 누군가요? 범위는 최근에 컴백한 개그맨 중에서예요.
아시면서….
067 한민관(개그맨) 멋지고 잘생긴 남자만 나오는 잡지에서 저하고 노우진 선배 인터뷰해서 혼나지 않았어요?
‘멋진’ 남자라면 모르겠지만 ‘잘생긴’ 남자들만 나오진 않습니다. 그런데 ‘잘생긴’의 기준은 도대체 뭔가요?
068 김어준(<딴지일보> 총수) <GQ>를 읽다 보면, 굉장히 섬세하고 예민한 부분들이 있어요. 취향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마초라서 그럴 수도 있고, 독자층이 그렇다는 것도 알겠어요. 재미있고 좋은데, 그래도 가끔은 남세스러울 때가 있어요.
독자에‘맞춰서’ 기획을 하거나 쓰지는 않으니 일단‘원래 그렇다’고 말씀 드려야겠네요. 물론 일간지나 시사지 같은 매체를 생각하면‘그렇게’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한국에서‘남자가 쓴 글’이 갖는 이미지를 생각해봐도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GQ> 기사는 다만 그 둘과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 남세스럽다는 건 대체 무슨 하나마나 한 소리예요?
069 크라잉넛(뮤지션) <GQ>엔 남자직원이 많나요. 여자직원이 많나요?
편집팀엔 6:5로 남자가 많습니다만, 아트팀엔 1:3으로 여자가 더 많습니다. 광고팀은 4명 모두 남자입니다. 전부 합치면 11:8로 남자가 더 많군요. 만족하셨나요, 실망하셨나요?
070 김방희(생활경제연구소 소장) <GQ>는 남성의 욕망을 소재로 하면서, 가장 큰 욕망이라고 할 돈과 재테크, 직장 생활에 대해서는 왜 늘 소홀한 건가요? <GQ>는 빛나는 소비 가이드북이지, 합리적인 생활 가이드북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서요.
‘ 머니’칼럼도, ‘오피스’칼럼도 있습니다. 양이 적어서라는 건, ‘경제지’라는 전문매체가 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겠지요. 남자들이 세속적인 성공 때문에 <GQ>를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보다는 미처 깨닫지 못한, 일상 중의 가치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인식하기를 바랍니다. 말씀하신 것 중에서‘합리’보다는‘빛나는’쪽에 관심을 갖는다는 건 맞습니다. 그러나 <GQ>가 소비 가이드북이라는 생각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런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선을 긋는다기보다 여러 가지(그게 물건이든, 사건이든, 생각이든) 중 빛나는 것들을 선별한 후, 그것들을‘잘’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뭔가’생각하게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071 김영진(영화평론가) 지금까지 내가 원고청탁을 받은 기자가 5명을 넘어가고 있어요. 영화담당기자가 자꾸 바뀌는 이유가 뭔가요? 오래해야 성숙해지는 것 아닌가요? 이건 편집장님께 여쭤보고 싶어요.
<GQ> 에디터라면 누구라도 영화적 식견과 전문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굳이 말하고 싶네요.
072 박상륭(소설가) <GQ>는 전문기자를 길러야 한다는 생각을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신문은 부서를 옮겨 다니면서 일하니까, 가끔은 문학을 잘 모르는 기자도 문학에 대해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GQ>엔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진지하게 고민하겠습니다. 부족한 부분들은 어른들께 여쭙겠습니다. 좋은 말씀 깊이 새기겠습니다.
073 조세희(소설가) 예전에 <난쏘공>을 크게 다뤄준 걸 봤습니다. 문학하고는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잡지에서, 내 소설에 대해 왜 이렇게 길게 써줬을까,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예전에 만들어봐서, 잡지 일하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닌 걸 압니다. 그 와중에 내 소설까지 얘기해주니 아주 고마웠고, 아리송했습니다.
<GQ>는‘진정’과‘가치’에대해 고민할 뿐입니다. 그래서 선생님과 인터뷰하고 싶은 거고요.
074 최승자(시인) 아티스트들에 대한 기사가 많아서 미술 쪽 잡지 같아 보이던데, 왜‘젠틀맨스 쿼털리’라고 부를까 궁금했습니다. <GQ>가 생각하는 젠틀맨이 뭘까, 그게 미술이랑 관련이 있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젠틀맨’에 대한 정의는 모두에게 주관적일 테지만, 좋은 취향을 갖고 있느냐도 기준이 될 수 있겠지요. 미술도 그런 취향 중 하나일 테니까요.
075 조연호(시인) 촬영한 제품은 다 반납하는 겁니까? 파손되면 어떡합니까? 변상할 때 제 값을 다 주는 겁니까? 아니면 몇% 정도 물어줘야 됩니까? 먹는 건? 양주를 촬영하면 그것도 돌려줍니까?
모두 반납합니다. 가끔 파손된 건 변상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습니다. 제 값을 다 치러야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양주도 마찬가지입니다.
076 허경환(개그맨) 어떻게 하면 웃길 수 있습니까?
당신은 이미 웃길라 하고 있는데, 요.
077 원더걸스(가수) 저희 다섯 명을 개별면담하듯 인터뷰했던 게 당황스러웠어요. 그런데, 그 오랜 시간 동안 찍었던 그 많은 사진은 어디 있어요? 저희는 표지에 나가는 줄 알았어요.
원더걸스 인터뷰하면서 가장 잘 한 건 바로 ‘개별면담’ 인터뷰였습니다. 동방신기 인터뷰도 그렇게 했지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고요. 그리고, 표지를 찍는다면 정중하게 말씀 드리고 찍었을 겁니다. 몰래 찍은 사진으로 표지에 내는 건 무례한 거잖아요. 그때 찍은 많은 사진은 <GQ> 자료실 깊숙한 곳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단, ‘개별면담 하듯’ 따로 만나서 주고 싶어요.
078 양동현(축구선수) 혹시 축구선수 양동현 아십니까?
앞으론 <GQ> 독자 대부분이 알게 될 것 같은데요?
079 손시헌(야구선수) 두산이 2년 연속 준우승을 했습니다. 올해는 꼭 우승해야 될 텐데, 그 방법을 <GQ>가 알려줄 수 있겠습니까? 두산뿐 아니라 다른 모든 팀에게 해당되는 방법입니다. SK 와이번스를 이기면 됩니다.
080 김영후(축구선수) 축구선수도 나름의 고충이 있습니다. <GQ> 에디터들에게도 그런 게 분명히 있겠지요. 저는 축구 말고는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GQ>가 축구 전문지가 되면 정말 재밌고 멋있을 것 같습니다.
10분째 답변을 못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편집장이 탁구를 아주 좋아한다는 걸 말씀드릴게요. 축구보다는 탁구 전문지가 되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요.
081 배한성(성우) 다른 건 몰라도 창간호부터 이충걸 편집장의 글은 꼭 보는데, 이게 점점 어려워지더니, 이젠 잘 읽을 수가 없어요. 100호 축하 질문치고는 좀 무례하지만.
탁구를 칠 상대가 없으니까 갑갑해서 그랬나봐요. 농담입니다. 주의하겠습니다.
082 2PM(가수) <GQ>에 나온 패션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많은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어떠한 방법으로 모으시나요.
정보는 찾아야죠. 굴러 들어오는 정보보다는 찾아 헤맨 정보가 더 좋거든요. 아무튼 정보를 모으는 특별한 방법은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매일 뛰지요. 에티오피아의 아베베처럼요.
083 김연수(소설가) <GQ>에는 왜 여자 에디터가 없나요? 있다고요? 안 보이는 것 같아서 물어본 거예요.
오셔서 한 번 보세요. 근데 마감 막판인 14일에 오셔야 다 보실 수 있어요. 그 전엔 얼마나 바쁜지 편집부 안에서도 그들 얼굴을‘알현’하기 힘들거든요.
084 고희진(배구선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면 편집장이 엄청 독하잖아요. <GQ> 편집장도 그래요? 직원들 못 살게 굴고, 자기만 왕처럼 살아요?
왕처럼 ‘살진’ 않지만 ‘군림’은 하죠. 그리고, 직원들을 못살게 구는 부분이 없다고는 못하겠네요.
085 박철우(배구선수) 여자친구랑 맛있는 거 먹으려면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요?
저 앞으로 페이지를 넘겨 보세요. 전국 방방곡곡, 맛있는 음식 100개 엄선한‘100그릇’ 칼럼이 있어요. 너무 많나요? 굳이 추천하자면, 무조건 멀리 있는 곳으로 가세요. 여자친구랑 가는 거니까.
086 김동현(UFC 선수) 농담 반 진담 반인데, 돈을 많이 벌면 남자 잡지 창간하고 싶은 생각이 있거든요. 근데 <GQ>는 매달 돈을 얼마나 벌어요? 저, 돈에 관심 많아요.
사업해본 사람은 얼마 버는 것보다, 얼마 남기는지를 물어 보던데. 다음부터는 얼마 남는지를 먼저 물어 보세요. 그러면 정말 창간할 거라고 믿을 게요.
087 이범호(야구선수) 대한민국에서 가장 탄탄한 야구팀은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가장 훌륭하신 감독님은 어느 분이고 가장 잘 던지는 투수는 누구일까요? 제가 한화 선수라서가 아니라, 솔직히 제 생각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탄탄한 야구팀은 한화가 아니라서 미안해요. 가장 훌륭하신 감독님도, 투수도 모두 다른 팀인데 어쩌죠? 두산이 가장 탄탄하고요, 김경문 감독이 훌륭하고, 홍상삼 투수가 잘 던지네요. 우리가 두산매거진이라서….
088 양동근(농구선수) 전역하고도 잘 할 수 있을까요? 이번 시즌에 보니까 후배들이 정말 잘하더라고요. 걱정이 많아요.
원래 복학생이 공부 제일 잘 하는 거예요. 그래서 복학생을 국비장학생보다 무서워하지요. 벌써부터 양동근 선수를 무서워하는 선수들이 있어요. 잘 할 거면서 괜히 한번 그래 보는 거죠?
089 전영록(가수) <GQ>가 일 년에 네 번만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더 알차지 않을까요?
독자들이 더 기다리지 않을까요? <GQ>는 월간입니다만 몇 달을 벼려서 만든 기획이 함께 실리기도 합니다. 기왕지사 열두 번 들이던 공이라면 계속 열두 번 들이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세상엔 훌륭한 계간지도 많고 훌륭한 주간지도 많습니다. <GQ>는 지금 월간을 택했습니다. 미국에서 처음 <GQ>가 시작되었을 땐 계간지였으니, 미래의 일은 열어두겠습니다.
090 홍석천(배우) <GQ> 표지 모델 선정 기준은 뭔가요? 항상 당대 최고의 사람들을 보여주고, 가끔 여자도 등장하는데, 기준이 뭔지 궁금합니다. <GQ> 표지 모델은 최고라는 뜻이잖아요.
시의적일 것, <GQ>에 어울리는 인물일 것, 사진이 끝내주게 매력적일 것, 사진을 구입해야 할 경우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 들 것… 등입니다.
091 윤석화(배우) 멋진 남자와 멋진 여자를 보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때론 소외감도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면 <GQ>가 궁극적으로 주고 싶은 게 뭘까요?
진짜‘멋’에 대한 새로운 기준. 그리고 진짜‘멋’에 대한 담백한 헌신. 이러면 어떨지요?
092 이명세(영화감독) 고급스럽다는 생각은 들지만 패션이든 뭐든 글이 중요하잖아요. 문화적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그런 것들도 실렸으면 좋겠어요. <플레이보이>만 해도, 작가들 글이나 소설이 실리기도 하고, 글이 그렇게 좋대요. 그건 돈의 문제겠지만. <GQ>는 어떤가요?
‘글이 중요하다’는 말씀, 백 번 동감합니다. <플레이보이>가 한때 보여줬던 놀라운 감식안과 그보다 한 술 더 뜨는 마케팅 능력도 존중합니다만‘, 벗은 여자’라면 모를까‘, 문화적으로 뭔가할수있는’것이라면, <플레이보이> 말씀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더구나 <GQ>는 한국말로 쓰여‘여기’를 향하니까요. 꼭 돈 문제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093 신영일(아나운서) <GQ>는 다른 잡지하고 색깔 자체가 워낙 다르긴 하죠. 일단 기사 자체가 재미있어요. 섹스 칼럼도 실리잖아요. 조금 더 자극적으로 가도 될 것 같은데 어때요? 기왕 하는 거 좀더 수위를 높일 생각은 없나요?
매달 섹스 칼럼은 어떤‘개척 정신’을 필요로 합니다. 담당 에디터의‘불굴의 의지’도 충만해야 하고요. 예를 들어, 현재는 물론 예측 불가능한 미래의 여자친구 부모님께서 절대 읽지 못하시도록 해야 하는 생각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하니까요. 수위는 낮거나 높거나 기획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범람하진 않도록 애쓸 겁니다.
094 이석준(배우) 뮤지컬 배우로서, <GQ>는 왜 뮤지컬에 소홀한지 물어볼게요.
소홀해야지 한 적은 없습니다. 이슈에 반응하든, 이슈를 만들든 문화에 반응하는 매체로서 뮤지컬은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필요불가결한 장르입니다. 정말 놀라운 작품을 기대합니다. 그럴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에도 <GQ>의 몫이 있겠지요?
095 류덕환(배우) 키 작은 남자를 위한 패션 좀 알려주세요.
키가 작다는 생각을 잊으세요. 그럼 그 때부터 당신만을 위한 멋진 옷이 보일 겁니다.
096 장미란(역도선수) 남자들도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써요?
그럼요. 누구에게 예쁘게 보이겠다는 건 아니에요. 외모에 신경 쓰는 건 예절 같은 거지요. 혹시, 남자친구 생겼어요?
097 원빈(배우) 아직도 <GQ>의 첫 번째 한국인 표지모델이었다는 사실이 설레고 고맙습니다. 화보 촬영을 난생 처음했어요. 열심히 했지만 모델로서는 초보였달까요. 그래서 궁금해요. 그날, 제가 잘했나요?
원빈을 첫 커버 모델로 택한 건 두고두고 기뻤습니다. 배우와 잡지가 만나서 처우와 대가가 아닌 어떤 좋은 뜻을 나눌 수 있는 즐거움이 무엇보다도 컸죠. 하지만 배우 원빈이 촬영장에서 보여준 태도들, 이를테면 털코트를 입고 몇 시간을 기다려도 웃었던 것, 다른 스태프들을 먼저 챙긴 것, 촬영 후에 사진가나 에디터가 아닌 어시스턴트들에게 먼저 악수를 건넨 것에 더 기뻤습니다. 좋은 배우이기 이전에 먼저 좋은 남자라는 믿음이 들었고 <GQ>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단 확신이 생겼으니까요.
098 권상우(배우) 인터뷰 한 번, 패션 화보 한 번 요청한 적 없다가 저한테 갑자기 이런 건 왜 물어보세요?
100호잖아요. 100호는 우리 생전에 딱 한 번이잖아요.
099 이효리(가수) <GQ>가 무슨 뜻이에요?
….
100 송호창(변호사) <GQ>가 생각하는 남성의 가장 아름다운 멋은 무엇인가요?
편집장은 관용, 침묵, 파워라고 자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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