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의 각도나 표정도 연습으로 똑같아질 수 있는 걸까? 인피니트가 웃음기 하나 없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때면, 발랄한 곡조도 곧 비장하게 들리고 만다. 각각의 이름은 낯설어도 일곱 명이 모이면 누구보다 또렷한 인상. 무대에서 보았던 진한 얼굴로 일류가 되고 싶다고 말할 때, 더 이상 소년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늘이 ‘내꺼 하자’ 마지막 무대였죠?
성규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스케줄이 또 잡혔어요.
우현 좀 더 하고 싶긴 해요. 공중파에서도 1등 하고 싶고. 그래도 더 좋은 앨범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다음 앨범 또 준비해야 해서…. 아쉽죠. 그래도 다른 쟁쟁한 분이 많이 계시니까, 저희 말고 다른 분들이 1등 해도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내꺼 하자’ 는 6주 만에 1위를 했어요. 요즘 추세치곤 반응이 늦은 편이었어요.
성열 아무래도 초조한 감이 있긴 했는데, 노래가 좋다고 생각했으니까, 노래 좋으면 언젠간 뜨잖아요. 꾸준히 기다리면서 무대를 했어요. 또 ‘내꺼 하자’란 네 글자가 강하잖아요. 임팩트가 있어서, 확신이 들었어요. 아 이 노래는 우리 꺼다. ‘대박’이다.
호야 노래도 노래지만 퍼포먼스에 자신이 있었어요. 저희가 인지도가 높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무대를 찾아보면서 서서히 인기가 올라갔다고 생각해요.
첫 정규 앨범이었죠. 어떤 부담이나 두려움도 있었겠죠?
성규 그냥 똑같이 열심히 했어요. 1위 하고, 잘 풀리고 하는 게 저희가 공을 들인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정말 여러 상황이 잘 맞아야 하는 것 같아요. 정규라서 저번보다 잘되어야 한다는 부담은 좀 있었어요.
우현 실패한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왜냐하면 사장님께서 이번엔 내가 너희들 꼭 잘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에, 저희는 기둥을 믿고 열심히….
하하, 아멘인가요? 처음 1위 한 날은 뭐 했어요?
엘 그냥 연습하고, 개인 스케줄 갔다 오고 그랬어요. 자기 전에 성규 형한테 축하한단 메시지도 받고. 한 명씩 격려해줬어요 형이.
성규 그냥 “축하해”라고만. 아, 술도 좀 마셨어요. 회식. 전 울진 않았어요. 안구건조증이라.
엘 전 좀 ‘하이’됐었어요. 기쁘면 웃어야지, 즐겨야지란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게 다예요.
성열 공중파에서 또 1위 하면 전 또 울 것 같아요. 그땐 제대로 못 울었어요. 아직도 한이 되더라고요. 아예 막 울고 싶었는데, 내려와서 실감이 나서요. 1위인데, 첫 1위인데.
‘군무돌’이라고 불리죠? 안무가 척척 잘 들어맞죠. 좀 자유롭게 하고 싶은 욕심도 있죠?
성열 군무를 해도 각자 ‘프리’하게 하는 부분이 한 꼭지씩은 있어요. 거기에 만족해요.
호야 처음부터 ‘군무돌’ 같은 걸 생각하고 나온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건데…. 앞으론 자유로운 모습도 많이 보여드릴 거예요. 고집하는 건 아니라서.
‘내꺼 하자’는 굉장히 발랄한 곡인데, 무대와 함께 보면, 좀 절박하게 들려요.
성규 뮤직비디오 촬영 당일 콘셉트가 바뀌었어요. 원래는 장난기도 좀 있고 좀 날라리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계속 주문하시더라고요. “더 강하게! 더 강하게!” 그래서 뮤직비디오가 나왔는데 괜찮은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하게 되었어요.
엘 그때 각자 콘셉트가 있었어요. 성규 형은 ‘상처받은 섹시 카리스마’, 전 좀 비열한 역할, 성열이 형은 장난기 뭐 이런 거 하하.
1위를 했고, 인지도도 올랐지만 아직 멤버들 개개인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경우가 많죠.
우현 개인 활동이나, 다른 쪽으로 인사도 많이 해야 하고. 노력할 부분인 것 같아요.
호야 호야가 많이 노출이 안 됐습니다. 꼭꼭 숨겨져 있는데요, 무대로 찾아뵐 것 같아요. 일단은 여기까지만.
안무로 주목받긴 했지만, 음악을 살펴보면 현재 가장 명망 있는 작곡가들과 작업을 많이했어요. 스윗튠이나 히치하이커 같은.
동우 네. 지누 선배님께서 주신 곡은 반복적인 소스인데도 되게 중독성이 강한 거예요. 직접 연주하는 걸 들었는데 와~ 진짜 다르던데요.
성규 다르단 걸 많이 느껴요. 일단 감성적인 멜로디라인?
호야 스윗튠은 말 그대로 소녀 감성이세요. 인터뷰하신 거 봤는데 진짜 소녀 감성으로 작곡하신다고 말씀하셨더라고요. 섬세하고 굉장히 여린 감성? 어떻게 보면 약간 복고풍 소스. “뿅뿅뿅”. 히치하이커는 되게 세련된 것 같아요. 강렬하고.
음악도, 콘셉트도 정확히 겨냥하는 팬덤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나 팬, 삼촌 팬같이확실한 타깃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호야 저희는 국민 그룹이 목표기 때문에, 가리지 않고 일류가 되는 게 목표에요.
성규 음…. 전 세계 대중들이 인피니트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엘 아직은 스타라고 느끼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이 저를 롤모델로 삼으면 그때.
- 에디터
- 유지성
- 포토그래퍼
- 안하진
- 스탭
- 스타일리스트 / 박지석, 헤어 스타일링/옥재, 메이크업/세나(강호 더레드카펫), 어시스턴트 / 문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