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오프로드의 마세라티, 르반떼

2017.01.06장우철

1월을 대표하는 붉은 심장. < GQ >가 선택한 이달의 차는 마세라티 르반떼다.

MASERATI LEVANTE Diesel

크기 5003×2158×1671mm

엔진 2,987cc V6 터보 디젤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네바퀴굴림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61.2kg.m

공인연비 리터당 9.5킬로미터

가격 1억 1천만원

KEYNOTE 르반떼가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네바퀴굴림 시스템 Q4 덕분이다. 기본 사양인 Q4 시스템은 평소 일상 주행 중에는 토크를 100퍼센트 뒷바퀴에 몰아 쓴다. 그러다 길이 미끄럽거나 급가속, 급코너링 시 뒷바퀴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네 바퀴에 토크를 나눠 쓴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구동 배분 상황은 모니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휠 속도와 조향, 출력, 속도, 제동, 휠 그립, 주행 스타일 등 광범위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취합하고 분석해 이상적인 주행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다.

맞닥뜨린 르반떼는 실로 우람하고 공격적이었다. 강건한 얼굴, 떡 벌어진 어깨, 붓으로 한 획에 그린 듯 날카로운 눈매, 한껏 벌린 프런트그릴에 놓인 포세이돈의 삼지창 엠블럼은 포악스럽기까지 했다. 반면 뒤태는 온화하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을 앞쪽에 집중시키고는, 둥글고 평화로운 뒷모습을 만들었다. 덕분에 SUV에게 좀처럼 기대하기 힘든 공기역학 성능을 챙겼고, 연료 효율도 높였다.

르반떼는 1백 년 마세라티 역사상 최초의 SUV다. 크고 높은 차를 만들지 않던 마세라티가 작심하고 만든 첫 SUV가 공개된 건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였다. 2003년 쿠뱅 콘셉트로 SUV 진출을 예고한 후 무려 14년 만. 기다림은 길었지만, 결과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르반떼는 기블리 플랫폼에서 태어났지만, 모든 게 새로웠다. 뒤뚱한 SUV를 마세라티답게 만들기 위해 보닛을 최대한 길게 뽑고, 실내 공간은 뒤로 바짝 밀었다. SUV라기보다, 차고가 높아 타고 내리기 쉽고 운전이 편한 새로운 마세라티였다. 당신의 취향이 특별하다면, 28가지로 조합할 수 있는 맞춤 인테리어를 두고 고민할 수도 있다.

특유의 고급스럽고 다부진 운전 감각은 SUV라고 다르지 않았다. 무게를 줄이고 단단함을 높인 뼈대, 정확히 반으로 나눈 앞뒤 무게, 토크 벡터링과 네바퀴굴림 시스템 Q4 덕이다.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서스펜션은 차고를 여섯 단계로 조율할 수 있는 에어스프링과 전자 제어 댐퍼가 기본이다. 덕분에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브랜드 고유의 성격을 잃지 않는다.

세 가지 엔진(가솔린 두 개, 디젤 한 개)은 ZF 8단 자동변속기와 호흡을 맞춘다. V6 3.0리터 가솔린엔진은 430마력과 350마력으로 나뉘고, 275마력을 내는 V6 3.0리터 디젤은 1리터로 9.5킬로미터를 달린다. 라인업에 상관없이 드라이브 모드도 고를 수 있다. 노멀 Normal, I.C.E.(Increased Control & Efficiency), 스포트 Sport, 오프로드 Off-road는 모드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 서스펜션, 전자 제어 장치를 조율해 상황에 따라 능란하고 정확하게 대처했다.

르반떼는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뜻이다. 이 바람은 대체로 잔잔한 듯 온화하다가, 때가 되면 갑자기 사나워지는 성질을 가졌다고 한다. 아무 일도 없을 거라는 듯이 평화롭고 달콤하다가 순식간에 매콤한 마력을 드러내는 마세라티 르반떼를 그렇게도 닮은 이름이다.

    에디터
    장우철
    포토그래퍼
    정우영
    이병진 ('car' 매거진 수석 에디터)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