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공유 오피스의 장점과 단점

2019.08.22GQ

다정하고 세련된 인테리어, 적당히 풀어진 분위기, 분방한 동시에 치열하게 일하는 것 같은 사람들. 공유 오피스는 ‘일한다’는 행위에서 낭만적인 감성이 느껴지게 한다. 그곳에 가서 물었다. 정말 그래요?

최재영 디어아키텍트 대표

어디에서 일하고 있나? 위워크 삼성역. 이곳에서 정확히 1년을 보냈다. 무슨 일을 하나? 공간과 가구를 소재로 한 제품을 제작하는데 매년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은? 아침 10시 30분에 출근해 저녁 7시 30분에 퇴근하는 루틴을 지키는 편이다. 이전에 사용한 사무실은 어떤 공간이었나?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는 스타트업 오피스. 왜 공유 오피스인가? 일반적인 사무실은 혼자 일하기에 크게 느껴져 가볍고 쾌적한 공간을 찾았다.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점. 가장 만족스러운 건 뭔가? 외부 미팅이 잦은 편인데 위워크는 서울 곳곳에 지점들이 있어 미팅 후 인근 위워크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 ‘이건 좀 아쉽다’ 싶은 건? 주말에는 커뮤니티 라운지에만 냉난방이 된다. 요즘 열중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어린이의 잠자리 독립을 도와주는 가구 모형 블록 ‘Roomy’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장난감이다. 1인 기업에 공유 오피스는 어떤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오랫동안 일하다 보면 타성에 젖기 마련인데, 공유 오피스는 다양한 사람과 함께 일하는 기분이 들어 스스로 경계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된다. 자주 이용하는 시설이나 서비스는? 맥주가 무료로 제공된다. 업무 시간 틈틈이 맥주를 마신다. 맥주 없이 살 수 없다. 쉴 때는 무엇을 하나? 점심을 먹으면 빠짐없이 근처에 있는 선정릉 산책을 한다. 소화도 시키고 생각도 정리할 겸. 이곳을 처음 찾은 사람들의 첫 마디는? 일할 맛 나겠는데. 지켜줬으면 하는 에티켓이 있다면? 전화 통화는 꼭 폰 부스에서. 당신에게 생긴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출퇴근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다 보니 일과 생활이 자연스럽게 분리되는 효과가 있다. 누군가 공유 오피스를 알아보고 있다면 당신의 조언은? 입주 비용과 그곳에서 얻게 될 결과의 가치를 따져보길 바란다.

박정희 맨스웨어 에디터

어디에서 일하고 있나? 위워크 디자이너클럽. 무슨 일을 하나? 남성복 관련 글을 쓰고, 화보 진행을 하고, 콘텐츠를 기획한다. 패션 에디터로 일하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출퇴근 시간은? 오전 9시와 10시 사이 출근해 거의 매일 야근이다. 왜 공유 오피스인가? 프리랜서로 일하기로 결심했을 때 위워크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잘 알려진 데다 일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췄다고 들었다. 입주를 위해 까다롭게 따진 것은? 누군가를 초대해도 괜찮은 공간인가? 그리고 위치. 사람들이 나를 만나러 오는 길에 부담을 느끼지 않아야 하니까.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20점. 이곳에 처음 온 사람들의 첫마디는 거의 같다. “공간이 예쁘다”, “여기서 일하고 싶다”, “맥주 공짜예요?” 공짜 맞다. 가장 만족스러운 건 뭔가? 비록 1평 남짓한 1인실에서 일하지만 집중력이 오래 유지된다. ‘이건 좀 아쉽다’ 싶은 건? 위워크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UI가 좀 더 직관적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요즘 열중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맨온더분, 갤럭시, 쇼앤텔, 브루넬로 쿠치넬리 등 브랜드 콘텐츠 작업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을 혼자 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평소 출근 룩은? 수트 혹은 재킷과 셔츠. 캐주얼하게 입은 사람들이 대대수라 나만 드레스업한 것 같다. 공유 오피스에선 어떻게 입으면 좋을까? 뭘 입든 자유지만 집에서 자다 뛰어나온 듯한 옷차림은 아니다. 어쨌든 이곳도 일터니까. 쉴 때는 무엇을 하나? 라운지 소파에 반쯤 누워 천장을 바라본다. 층고가 높아 머리가 뻥 뚫린다. 지켜줬으면 하는 에티켓이 있다면? 타인에 대한 배려. 세상 혼자 일하는 것 같은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당신에게 생긴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나를 위한 일, 내가 해야만 하는 일,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사명감이 생겼다. ‘Do What You Love’라는 위워크의 슬로건대로 됐다. 누군가 공유 오피스를 알아보고 있다면 당신의 조언은? 이곳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

최창근 리미티드엑스 디렉터

어디에서 일하고 있나? 무신사 스튜디오. 무슨 일을 하나? 콘텐츠 디자인, 기획, 미팅. 방송 콘텐츠 디자인 일도 해 상암동에 스튜디오를 겸한 사무실이 하나 더 있다. 사무실이 있는데 이곳에 입주한 이유는? 스튜디오를 운영하다 보면 잡일이 많이 생긴다. 주요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이곳에 사무실을 하나 더 내서 부수적인 일을 모두 해결하고 있다. 입주한 지 얼마나 됐나? 1년 조금 넘었다. 출퇴근 시간은? 출근은 10시. 퇴근은 그때그때 다르게. 가장 만족스러운 건 뭔가? 깔끔하게 정리된 사무실. 청소, 컵 세척 등 업무 외 귀찮은 일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일반 임대 사무실이 아니라 공유 오피스에 입주한 가장 큰 이유다. 요즘 집중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대기업 브랜드의 SNS를 이용한 광고와 브랜딩. 이곳에서 얻은 참신한 생각 혹은 결과물이 있다면? 없다. 참신한 생각이 공간에서 나온다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가치는 이미 떨어진 거다. 새롭게 알게된 사람이 있다면? 공유 오피스라고 해서 다른 입주자들과 교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모두 바쁘고 사무실에 틀어박혀 마주칠 일도 별로 없다. 지켜줬으면 하는 에티켓이 있다면? 음악을 너무 크게 틀어놓는 것 정도만 빼면 신경 쓰이는 일이 그다지 없다. 공유 오피스지만 공간이 다 나뉘어 있어서 일반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임대료 얼마예요?” ‘이건 좀 아쉽다’ 싶은 건? 원래 신사동 가로수길에 사무실을 겸하는 스튜디오가 있었다. 유지 비용이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청소, 커피와 맥주 무한 제공 등 서비스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조목조목 따져보면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순 없다.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점. 임대료엔 큰 불만이 없지만 중앙 냉난방이 문제다. 개별 냉난방으로 바뀐다면 9점으로 올릴 것이다. 완벽한 사무실의 조건 세 가지는? 주 거래처와의 거리, 집과의 거리, 깨끗한 공기.

문성호 ‘문스워드’ 디자이너

어디에서 일하고 있나? 무신사 스튜디오. 내겐 첫 사무실이다. 무슨 일을 하나? 패션 브랜드 ‘문스워드’의 옷을 디자인한다. 출퇴근 시간은? 10시 무렵 출근해 새벽 1시쯤 퇴근한다. 일이 잘된다 싶으면 밤새도록 작업하기도 한다. 왜 공유 오피스인가? 작년 ‘대한민국 패션대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이곳의 입주를 지원받았다. 기간이 만료될 무렵 무신사에서 주최한 디자이너 오디션에서 ‘파이널 12인’에 선정되어 또다시 입주 지원을 받았다. 가장 만족스러운 건 뭔가? 지리적 이점. 동대문에 있어서 원단과 부자재 시장, 샘플실이 가깝다. 요즘 열중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다음 시즌 룩북 촬영을 위한 콘셉트와 세트 디자인을 고민하고 있다. 평소 출근 룩은? 내가 만든 옷을 주로 입는다. 보완할 부분을 발견할 수 있고,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도 있다. 새롭게 알게 된 사람이 있다면? 나처럼 브랜드를 론칭한 지 얼마 안 된 디자이너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그들에게 의견을 구한다. 이곳에서 얻은 참신한 생각 혹은 결과물이 있다면?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옷을 판매하는 입주자가 많다. 그들에게 SNS를 활용해 대중과 접점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배우기도 한다. 지켜줬으면 하는 에티켓이 있다면? 공용 라운지와 라이브러리를 사용한 뒤 깔끔하게 뒷정리를 할 것. 이곳에서 가장 분주한 곳은? 택배 발송실. 입주자는 한 건에 1천6백50원에 보낼 수 있어서 많이들 이용한다. 공유 오피스를 권한다면 이유는 뭘까? 완성된 인테리어, 쾌적한 미팅룸과 휴게실, 청소 서비스, 커피와 맥주. 공유 오피스에 대해 과대 평가된 게 있나? 별로 없다. 오히려 과소 평가됐다고 생각한다. 스튜디오, 재봉실, 메이크업 룸처럼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 2호점이 생긴다면 어디가 좋을까? 패션 분야에 특화된 공유 오피스인 만큼 편집 숍과 플래그십 스토어가 많은 신사동과 한남동. 당신 다음으로 이곳을 쓸 누군가에게 남겨주고 싶은 물건은? 디자인보드. 머릿속을 정리해서 한눈에 살펴보고, 현실화하는 데 필요한 도구다.

윤규 펫테크 스타트업 대표

어디에서 일하고 있나? 위워크 선릉역 2호점. 무슨 일을 하나? 동물병원 정보를 공유해 반려견의 의료비를 줄일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왜 공유 오피스인가? 1인 기업에서 비용과 효율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러 공유 오피스 가운데 이곳에 들어온 이유는? 반려견과 함께 출근할 수 있는 곳이다. 입주 전 다른 멤버들에게 동의를 얻고 예방 접종 여부를 증명하면 가능하다. 이전에 사용한 사무실은 어떤 공간이었나? 전형적인 임대형 사무실이었고, 직종을 바꾸면서 위워크 삼성역과 위워크 을지로를 거쳤다. 각 지점에 차이가 있나? 공유 오피스로서의 기능은 모두 같지만 내부 시설과 개성이 조금씩 다르다. 을지로점은 샤워 부스를 갖췄고, 서울역점은 고층에 위치해 조망이 끝내준다. 이곳에 특화된 게 있다면? 서울에 네 곳밖에 없는 ‘위워크 랩스’가 있다. 스타트업의 법무, 세무, 투자자 연계를 돕고, 회계와 마케팅 등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교육해준다. 가장 만족스러운 건 뭔가? 에스프레소 머신과 라운지 그리고 반려견용 배변봉투 제공. 공유 오피스를 어떤 사람에게 권하고 싶나? 멤버의 변화가 유동적인 스타트업 또는 초기 자본을 사무실 보증금이 아니라 온전히 비즈니스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

김민수 여행작가

어디에서 일하고 있나? 패스트파이브 강남2호점. 올해 1월에 들어왔다. 무슨 일을 하나? 여행 관련 글을 쓴다. 캠핑 전문이며 섬 여행도 다룬다. 현재 규슈의 캠핑장을 취재해서 가이드북을 집필 중이다. 왜 공유 오피스인가? 집중해서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집에서 집필을 하면 흐름이 자주 끊기더라. 출퇴근 시간은? 오전 11시쯤 나와서 밤 10시가 넘어 들어간다. 만족도는? 그날그날 다르다. 퇴근길에 열심히 일했다고 뿌듯함이 느껴지면 돈이 아깝지 않다. 어떤 날은 반나절 동안 한 줄밖에 못 쓰기도 한다. 이곳에서 얻은 참신한 생각 혹은 결과물이 있다면? 프리랜서들과 스타트업이 많이 입주해 있는데 어떤 분야든 점점 세분화, 전문화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착안해 독특한 여행 스타일을 지닌 사람들의 경험, 여행 철학, 장비 등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당신에게 생긴 변화가 있다면? 매일 일의 진도를 체크하고 시간 개념이 확실해졌다. 공유 오피스에 대해 과대 평가된 게 있다면? 네트워킹이 용이하고, 하루가 즐겁고, 창의성이 향상될 것 같다고들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얼마나 적극성을 갖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누군가 공유 오피스를 알아보고 있다면 당신의 조언은? 교통편과 식사 등 기본적인 조건들을 잘 따져야 한다. 모든 게 다 비용이다.

김기현 사진가

어디에서 일하고 있나?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 5개월 정도 됐다. 무슨 일을 하나? 논현동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하고, 이곳에선 후반작업과 미팅, 사진 강의를 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은?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그날의 업무를 마칠 때까지. 왜 공유 오피스인가? 개인 사무실을 얻는 것보다 가성비 면에서 뛰어나다. 보증금, 공과금 부담이 없고 별도의 사무기기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또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협업의 기회을 얻고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만날 수 있다. 가장 만족스러운 건 뭔가? 깔끔하고 세련된 공용 라운지 공간과 세미나실. ‘이건 좀 아쉽다’ 싶은 건? 크게 없다. 굳이 말한다면 공용 바의 시리얼과 우유가 금방 소진되는 것 정도? 요즘 열중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F/W룩북 촬영을 준비하고 10월에 예정된 개인전을 위한 작품을 구상하는 중이다. 평소 출근 룩은? 평범하게는 셔츠와 슬랙스. 기분에 따라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파나마 햇을 쓰기도 한다. 자주 이용하는 시설이나 서비스는? 세미나실. 입주 멤버들을 대상으로 사진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잘 찍는 법과 디지털 카메라 사용법 등을 가르친다. 당신에게 생긴 변화가 있다면? 장소를 옮겨 가며 했던 외부 미팅을 이곳에서 진행하면서 업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같은 건물의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면서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 공유 오피스에 대해 과대 평가된 게 있다면 뭘까?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 협업의 기회가 많지만 기본적으로 업무 공간이기 때문에 다들 바쁘게 지낸다. 채널에 올라오는 각종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다.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지켜줬으면 하는 에티켓이 있다면? 사용한 공용 컵은 설거지 좀 합시다.

    에디터
    이영재, 이재현
    포토그래퍼
    이현석, 설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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