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균한 섹스.
샤워부터 꼼꼼하게
‘해병대 훈련’ 하는 느낌으로 1분만에 샤워하고 화장실을 빨리 나가고 싶은 그 급한 마음, 이해한다. 샴푸 하던 거품으로 몸까지 스치듯 씻는 척 해보는 꼼수는 절대 금지. 뽀득소리가 날 때까지 전신을 비누 샤워한 후, 손과 발 그리고 신체 주요 부위는 흐르는 물에 30초 거품 세정을 한다. 특히 오늘 좀 손을 써야겠다 싶을 땐 손톱 아래까지 세균을 박멸할 것.
양치는 필수
몸 씻는데 몰두하느라 양치질을 깜빡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입 속에 번식 중인 세균을 생각하면 가당치도 않다. 대충 민트향 느낌만 내려고 가글만 하는 실수는 절대 하지 말 것.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이빨 사이에 낀 음식물을 키스하는 상대방의 혀가 발견해버린다면 그 날로 우리 만남은 끝이니까. 가능하다면 치실까지 활용해서 꼼꼼하게 3분 양치를 권장한다. 혓바닥까지 닦아주고, 마무리로 가글을 해준다면 구강 청결은 완전 정복.
실내에선 실내화
호텔에 투숙 중이라면, 더욱 더 실내화 착용이 필수다. 방방곡곡 외출하다 돌아온 신발들이 무수히 밟고 지나간 카페트라는 점을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들 거다. 굳이 내가 양말 바람으로, 혹은 맨발로 밟을 필요가 있을까? 호텔 룸에 입장 하자마자 신발부터 벗어던질 생각 말고 옷장 근처에 놓인 일회용 실내화를 꺼내 신는다.
침대에선 차라리 알몸
하루 종일 외부에서 다양한 미세먼지와 세균들을 묻혔을 외출복을 입고, 애인의 침대에 무단 침입 해서는 안된다. 귀여운 척 애교를 떨어도 소용없다. 침대에 들어오고 싶다면 차라리 옷을 홀딱 벗어라. 외출복 차림으로 침대에 뛰어드는 건, 음식 냄새 잔뜩 밴 머리를 베개에 부비적 거리는 것 만큼이나 유해한 행위다.
카섹스는 지양
밀폐된 실내에서 비말 감염이 쉽다는 건 요즘 시대의 상식이다. 카섹스는 너무나 참기 힘든 유혹인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내가 실내 손 세차를 언제했던가’를 떠올려보며 최대한 참길 바란다. 자동차 좌석 시트부터 바닥, 창문틈 사이 먼지 등이 호흡기로 들어가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그렇다고 마스크를 착용하기엔 숨이 많이 가쁠 것이다. 마지막 뒷처리는 또 어떤가. 피톤치드 향이 나는 숲속에서 차 문을 활짝 열어놓고 할 거 아니면 지양하길.
끝나자마자 욕실로
섹스를 마치고 난 뒤 서로 끌어안고 여운을 즐기고 싶겠지만, 그럴 시간이 없다. 콘돔 등의 뒷처리를 휴지로 대충하고 땀과 다양한 체액이 묻어있는 몸으로 침대 시트에서 뭉개는 건 옳지 않다. 당장 욕실로 달려가 맨 처음 마음가짐 그대로 샤워를 실시한다.
흔적까지 살균
마지막까지 무균에 도전하고 싶다면, 침대나 소파 등 함께 맨 몸으로 뒹굴었던 패브릭 소재의 모든 곳을 살균하는 것이 좋다. 살균 효과가 가장 높다는 에탄올 75%를 뿌리는 것으로 ‘무균한 섹스’를 마무리 해보자.
- 에디터
-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