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청소가 하고 싶어요! ‘슬램덩크’의 정대만처럼 무릎 꿇고 부르짖는다. 청소가… 청소가 너무 하고 싶어요. 이미 하고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요. 단, 마감이 코앞일 때만. 혹은 내일모레 면접을 앞뒀을 때만.

이 웹툰이 그렇게 재밌었나? 내가 이 영화를 좋아했었나? 희한하게도 결전의 날이 가까워질수록 평소엔 시큰둥하던 딴짓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물론, 그 딴짓에 매몰돼 있다가 결전의 날 아침을 맞이하면? 그땐 재미없어지는 거다. 진한 후회만 뱃속 가득 차오를 뿐. 이 패턴을 반복하며 고통받길 수년, 최근 이러한 행동 양상을 가리키는 용어를 발견했으니 바로 ‘자기 방해(Self-sabotaging)’다.
4명 중 1명은 ‘자기 방해’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일을 앞두고 손수 브레이크 레버를 당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연구팀이 전 세계 2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약 4명 중 1명은 나쁜 결과가 닥칠 것을 인지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강박 패턴을 보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무려 85% 응답자가 마음에 브레이크가 걸렸을 때 혼자의 의지만으로는 극복하기 매우 어렵다고 응답했다. 한번 걸리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셈이다.
자기 방해, 일상에서 이렇게 나타난다
승진 시험, 입사 시험, 면접, 회의, 발표, 마감, 연봉 협상 등을 앞두고 있으며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만 아무 준비도 하지 않는다. 지인, 친구, 연인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싸움을 걸거나 상대방을 비난해 관계를 파괴한다. 이처럼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 망치는 행위가 모두 자기 방해에 해당한다.
실패·거절에 대한 두려움과 방어기제가 원인

중요한 걸 뻔히 알면서 회피하는 이유 중 하나는 ‘면죄부’다. 열심히 노력했다가 실패하면 자신이 무능하고 무력한 존재가 될까 봐, ‘노력하지 않아서 안 된 것’이라는 핑계를 만드는 것이다. 또 심리학 저널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따르면 인간관계에서 자기 방해를 하는 경우, 거절에 대한 공포나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어 상대방이 자기를 버리기 전에 먼저 관계를 망치는 방어기제가 작동한 것일 수 있다.
반복 시 커리어 무너질 위험 있어, 극복은 ‘이렇게’
과학 매체 사이언스는 이 사소한 자기 파괴적 행동이 반복되면 커리어 전체가 흔들리거나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니 이 고약한 ‘자기 방해’를 해결하는 일만큼은 ‘자기 방해’하지 말아보자. 거창할 필요는 없다. 모든 결과가 완벽해야 한다는 완벽주의를 내려놓는 것이 시작이다. 다음으로 외면했던 것을 딱 10분, 딱 한 단락, 딱 한 번만 한다는 마음으로 부드럽게 시작해보자. 과제를 극도로 쪼개면 뇌가 위협을 감지하지 못해 방어기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관계에서는 상대방에게 공격적으로 대하거나 손절하는 대신, 내가 가진 불안과 두려움을 적절하게 설명하는 것이 극단적 파국을 피하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