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에 참고하기 딱 좋은 90년대 남자 스타일링, 쉽고 오래 입는다

2026.05.25.조서형, Adam Cheung

브래드 피트의 낡은 가죽 재킷부터 덴젤 워싱턴의 완벽한 리바이스까지.

패션 역사에서 90년대만큼 꾸준히 사랑받는 시기는 많지 않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 시기를 스타일의 황금기로 여긴다. 미니멀리즘과 맥시멀리즘이 공존했고, 셀러브리티들은 레드카펫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냈으며, 옷은 실제로 오래 입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또 하나의 특징은 다양성이다. 전체적인 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컬러풀하면서도 미니멀했고, 팝적이면서도 펑크적이었으며, 타이트하면서도 동시에 오버사이즈였다. 다시 돌아올 것 같지 않았던 이 스타일은 버버리, 구찌, 톰 포드, 발렌티노 같은 브랜드를 통해 다시 파리와 밀라노 런웨이에 등장하고 있다.

왜 90년대 스타일이 다시 주목받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쉬움’이다. 아카이브를 조금만 들여다봐도 당시 스타일의 핵심이 단순함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영감을 얻고 싶다면, 남성복을 영원히 바꿔놓은 1990년대 스타일의 순간들을 살펴보자.

브래드 피트 (1991)

1991년의 브래드 피트는 지금도 SNS에서 많은 남자들이 따라 하고 싶어 하는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여기에 도수 없는 메탈 프레임 안경, 낡은 가죽 재킷, 그리고 그 아래에는 애시드 워시 티셔츠를 레이어드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90년대니까.

다니엘 데이 루이스 (1990)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언제나 핏의 정석이었다. 지금도 뉴욕에서 칼하트를 입고 자연스럽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30년 전 그는 풍성한 헤어스타일로도 유명했다. 이 정도 머리숱이 아니더라도, 그가 입었던 더블 브레스트 울 코트는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

데이비드 베컴 (1999)

데이비드 베컴의 본격적인 패션 아이콘 시기는 2000년대지만, 90년대부터 그 조짐이 보였다. 버즈컷과 탑노트 이전, 그는 커튼 뱅 스타일을 시도하고 있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남자들이 그 분위기를 따라 하고 있다.

데이비드 보위 (1990)

90년대 스타일을 이야기하면서 데이비드 보위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그는 레이어링의 대가였다. 수트를 입었다면 그 위에 코트를 더해 더 흥미로운 스타일을 만들었다. 또한 액세서리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보여준다. 강렬한 레드 캐시미어 스카프가 그 증거다.

데이비드 슈위머 (1996)

요즘 가죽 재킷은 어디에나 있지만, 대부분 차분하고 절제된 스타일이다. 1996년 데이비드 슈위머는 밝은 블루 컬러로 제대로 남과 다름을 보여줬다. 오버사이즈 핏, 대비되는 블랙 버튼까지 완벽하다. 다행히 뒷면에 이상한 문구도 없다.

덴젤 워싱턴 (1993)

덴절 워싱턴은 지금 존재하는 거의 모든 90년대 스타일 무드보드의 주인공 같은 인물이다. 그리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여기 LAX 공항에서 포착된 그는 뉴욕 양키스 볼캡에 화이트 티셔츠, 그리고 리바이스의 블루 진을 매치했다. 요즘 가장 멋진 사람들이 입는 스타일이 사실상 이런 느낌이고, 세계 최고의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들이 참고하는 기본 공식이기도 하다.

조지 클루니 (1995)

요즘 레드카펫은 남성복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가장 근사한 수트와 부츠로 가득하다. 하지만 1995년의 조지 클루니는 달랐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던 레스토랑 플래닛 할리우드의 그래픽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애정을 드러냈다. 여기에 블레이저와 블랙 진을 겹쳐 입으며 특유의 쿨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지아니 베르사체 (1991)

지아니 베르사체가 자신의 브랜드를 위해 만든 옷들은 화려했다. 관능적인 실크 셔츠와 길 건너에서도 눈에 띌 만큼 강렬한 프린트들까지. 하지만 정작 그의 개인적인 옷차림은 놀랄 만큼 담백했다. 블레이저, 티셔츠, 청바지, 좋은 구두 정도가 전부였다. 바로 그 대비가 이 스타일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그는 언제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하는지, 또 언제 완전히 덜어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자레드 레토 (1997)

자레드 레토는 원래부터 구찌 패밀리에 들어갈 운명이었던 것처럼 보인다. 1997년 당시 그는 캐주얼한 셔츠와 스웨터 조합 위에 오렌지 틴트의 에비에이터 선글라스를 더했는데, 모두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 구찌 제품이었다. 전체적으로 아주 노름코어한 분위기인데,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에메 레온 도르나 키스의 룩북에서 볼 법한 스타일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90년대 옷장 추천템

90년대 스타일을 지금에 적용하는 건 쉽지 않다. 과하면 코스튬처럼 보이고, 실루엣이 어긋나면 다른 시대가 된다. 필요한 아이템과 스타일링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배기 진

그냥 루즈핏만으로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이미 그렇게 입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데님의 컬러를 의도적으로 고르면 그 시대의 무드를 살릴 수 있다. 90년대에는 저런 짙고 깊은 인디고 블루 컬러가 유행했고, 요즘 청바지는 상대적으로 밝은 블루나 블랙 계열이 많다. 제대로 90년대 감성을 내고 싶다면 빈티지 티셔츠와 오버사이즈 셔츠를 함께 매치하고, 조금 현대적으로 풀고 싶다면 좋은 니트 하나를 더해보자.

가죽 재킷

90년대의 멋진 남자들은 모두 가죽 재킷을 입었다. 당시에는 라펠과 스냅 버튼이 달린 모토 스타일 실루엣이 유행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조금 더 미니멀하고 날렵한 스타일로 가는 편이 좋다. 깔끔한 레더 봄버 재킷은 티셔츠 위에 툭 걸쳐도 좋고, 셔츠와 타이 위에 살짝 지퍼를 올려 입어도 멋스럽다. 물론 에비에이터 선글라스는… 신중하게 착용하시길.

너무 크지 않은 사이즈의 블레이저

90년대에는 지금 같은 슬림핏 집착 따위는 없었다. 블레이저는 길었고, 어깨선은 자연스럽게 흘러내렸으며, 가슴 부분도 여유롭게 벌어졌다. 몇 년 전 뉴욕을 휩쓴 파워 수트 스타일의 영향이었다. 그렇다고 그 시절처럼 과하게 갈 필요는 없지만, 블레이저 핏을 조금 느슨하게 가져가면 세탁 잘못해서 줄어든 사람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비슷한 무드를 낼 수 있다.

무테 선글라스

90년대 스타일에서 선글라스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너무 뻔한 선택은 피하자. 에비에이터와 오클리 랩어라운드 스타일이 유행하긴 했지만, 조금 더 니치하게 접근해도 좋다. 예를 들어 아킬라 같은 브랜드의 림리스 그라데이션 렌즈 선글라스는 그 시절 감성을 품고 있으면서도, 지금 입는 초어 재킷과 카고 팬츠 스타일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하이탑 스니커즈

90년대 스니커를 떠올리면 대부분 투박한 청키 스포츠 슈즈를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컨버스 척 테일러도 잠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레트로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훨씬 날렵하고 현대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비즈 목걸이

그리고 티셔츠 목선 사이로 살짝 보이는 비즈 목걸이보다 더 은근하게 90년대스러운 아이템이 또 있을까? 위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떠올려보자. 푸카 셸 목걸이, 실버 체인, 당시 여자들이 좋아하던 꼬인 초커 스타일 같은 아트 앤 크래프트 무드의 액세서리가 유행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2026년에도 여전히 잘 어울린다. 페요트 버드의 멀티 컬러 스톤 목걸이 정도면 코스프레처럼 보이지 않을 만큼 충분히 세련됐다.

결국 90년대 스타일의 핵심은 어렵지 않다.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그리고 편안하게 입는 것.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a href="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68041" target="_blank">'여름이 너무해'</a>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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