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은 의지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몸의 긴장을 낮추고 동시에 뇌를 이완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는 건 언제나 힘들다. 몇 시에 잠이 들든 마찬가지다. 피로는 하루 종일 가시지 않는데, 막상 침대에 누우면 정신이 또렷해진다. 잠깐 스마트폰을 본다는 게 어느새 몇 시간이 지나 있고, 애써 눈을 감으면 처리해야 할 온갖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갑자기 몇 년 전 저지른 실수가 떠올라 이불을 차버리게 되는 건 덤이다. 결국 또 수면 시간은 미뤄지고 만다. 대부분의 현대인이 겪는 만성 수면부족 사이클이다.
수면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몸과 뇌가 정반대의 양상을 띄어 벌어지는 일이다. 몸은 피곤한데 뇌는 각성 상태이기 때문이다. 숙면은 의지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몸의 긴장을 낮추고 동시에 뇌를 이완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숙면 방법 5가지를 아래에서 살펴보자.
따뜻한 샤워
‘수면 의학 리뷰’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잠들기 1~2시간 전 따뜻한 물로 진행하는 샤워나 목욕은 잠드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중요한 건 ‘따뜻한 물’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잠자리에 들 때쯤 체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타고난 생체 리듬의 여파 중 하나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갔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내려가는데, 이 때 뇌는 수면 시간이 다가왔다고 인지하게 된다. 덕분에 보다 빠르고 편안한 숙면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잠자기 전 루틴
매일 비슷한 시간에 불을 끄고 비슷한 행동을 반복하면 수면 패턴을 형성할 수 있다. 수면의학자들은 이런 루틴을 ‘수면 위생’이라고 부르는데, 불면증 환자들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치료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루틴은 다양할 수 있다. 책 몇 페이지 읽기, 잔잔한 음악 듣기, 간단한 명상 등 어떤 것도 가능하다. 중요한 건 루틴의 내용이 아닌 ‘반복’이다. 반복되는 루틴은 뇌에 ‘곧 잠들어야 할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 매일 같은 순서로 움직이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은 더 빠르게 수면 모드로 전환될 것이다.
스마트폰 끄기
질 높은 수면을 위해서는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야 한다. 이는 이미 널리 퍼진 사실이라, 이제는 상식에 가깝다. 스마트폰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숙면에 방해가 된다. 우선 스마트폰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생체 리듬을 흔들 수 있다. 또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짧은 영상, 뉴스, 메신저 알림은 뇌를 계속 각성 상태로 만든다. 생각을 멈추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해야 할 일은 미리 처리해 두고, 침대에 누웠을 땐 아예 가까이에 두지 않는 편이 좋다.

생각 적기
잠들기 직전 유독 생각이 많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내일 해야 할 일, 놓친 연락, 불안한 감정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면 수십 년 전 저질렀던 바보 같은 행동까지 떠오르고 만다. 이 때 도움이 되는 방법이 바로 ‘생각 적기’다. 미국 베일러대학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잠들기 전 해야 할 일을 간단히 적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더 빨리 잠들었다. 연구진은 이를 ‘인지적 오프로딩’이라고 명명했다. 머릿속 정보를 종이 위로 올리는 순간, 뇌는 더 이상 그 정보를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의미 없는 상상하기
억지로 잠을 청하려 하니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진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논리적 사고를 시작하는 순간, 뇌는 어떻게든 각성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일부 수면 전문가들은 의미 없는 이미지나 엉뚱한 생각을 해볼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가’로 시작하는 단어, ‘가야, 가수, 가방, 가발’ 등 전혀 관계가 없고 연결되지 않는 단어들을 나열한 뒤 각각의 사물을 시각화하는 방식이다. 뇌가 논리적 전개를 하지 못하게 해 사고 흐름을 느슨하게 만들어 수면을 유도한다. 이는 최근 ‘인지 셔플링’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