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고 싶은 목표가 남아 있는 사람의, 은은한 스틸 소재 노틸러스 시계

2026.05.23.조서형, Josiah Gogarty

이번 주 초, 브라질 대표팀 명단 발표 순간 전설적인 공격수의 손목에는 모두의 부러움을 살 만한 파텍 필립이 있었다. 그의 발탁은 시계 팬들에게 이번 월드컵을 훨씬 더 흥미롭게 만들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중 한 명이라 해도 커리어는 결국 운명의 손에 달려 있을 수 있다. 운명의 손, 즉 축구 감독들 말이다. 네이마르 주니오르는 2023년 10월 브라질 월드컵 예선 경기 도중 왼쪽 전방십자인대를 다친 이후 좀처럼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올여름 열리는 자신의 네 번째 월드컵에 34세의 그가 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았다. 심지어 파니니조차 이번 대회 스티커 컬렉션에 그의 스티커를 제작하지 않았을 정도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브라질 26인 최종 명단에 그를 포함시킬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요일 발표 현장에서 그의 이름은 실제로 호명됐다. 아직 킥오프까지는 몇 주 남았지만, 벌써부터 거대한 복귀 서사가 만들어지고 있다.

비슷하게도 네이마르는 이미 시계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듣는 반응 영상 속에서 그는 감정이 북받친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는데, 그 순간 손목 위에는 아주 근사한 파텍 필립 노틸러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물론 스폰서인 레드불 로고가 박힌 모자도 함께였다. 정확한 모델명은 파텍 필립 노틸러스 트래블 타임 크로노그래프 5990/1A-001. 흔한 시간·날짜 표시 모델처럼 모든 프로 축구 선수들이 차는 그런 시계가 아니다. 이건 완전히 네이마르 급의 시계다.

우선 이 노틸러스는 꽤 존재감 있는 크기를 자랑한다. 케이스 지름은 40.5mm, 두께는 비교적 두툼한 12.5mm다. 그리고 크로노그래프와 GMT 기능을 동시에 탑재했다. 보통 다른 시계에서는 각각 독립적인 핵심 기능으로 들어가는 것들이다. 구성도 훌륭하다. 크로노그래프 서브 다이얼은 6시 방향에 자리하며 그 위에는 날짜 다이얼이 배치되어 있다. 현지 시간은 속이 빈 시침으로 표시되고, 홈 타임은 꽉 찬 시침으로 구분된다. 마무리 디테일도 매력적이다. “LOCAL”과 “HOME” 표기 아래 자리한 작은 창은 낮에는 흰색, 밤에는 파란색으로 변한다. 집에 있는 사람에게 새벽에 실수로 전화를 걸어 깨우는 일을 막기 위한 기능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뛰던 시절의 네이마르에게 실제로 필요했을 법한 기능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 시계는 과하게 화려해 보이지 않는다. 은은한 블루 그레이 그라데이션 다이얼이 그런 인상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귀금속 대신 스틸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이 시계는 이미 성공에 만족하며 즐기는 사람보다는 아직 이루고 싶은 목표가 남아 있는 사람의 시계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대표팀 발탁 당시 네이마르의 반응은 그가 분명 후자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손목 위의 승리가 그라운드 위의 승리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a href="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68041" target="_blank">'여름이 너무해'</a>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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