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젊어보이려 하지 않고, 깔끔하고 예쁘게 옷 잘입는 남자 꿀팁

2026.05.23.조서형, Mahalia Chang

펩 과르디올라는 맨체스터 시티를 떠난다. 하지만 그가 프리미어리그에 남긴 건 우승컵만이 아니었다.

축구 감독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우승을 차지하는 감독이 있는가 하면, 펩 과르디올라 같은 존재도 있다. 펩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맨체스터 시티 시대가 끝났다고 발표했다. 10년 동안 무려 17개의 주요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그중에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6회도 포함된다. 어쩌면 여기서 그의 축구 철학과 전술 혁신, 그리고 끝없는 우승 이야기를 길게 써야 할지도 모른다. 영광과 디테일,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던 전술까지 말이다. 물론 그럴 자격이 충분한 감독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당신과 나를 위해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생각이다. 무엇보다 나는 축구 전문가는 아니다. 펩이 어떻게 축구의 판 자체를 바꿨는지, 혹은 엘링 홀란드를 더 무시무시한 북유럽 골 머신으로 만들었는지 설명할 자신도 없다.

대신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스타일이다. 그리고 운 좋게도 펩은 스타일이 정말 다양하다.

사실 그게 가장 놀라운 부분이다. 물론 17개의 트로피는 대단하다. 하지만 나에게 펩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결국 스타일이다. 왜냐하면 펩 역시 다른 감독들과 똑같은 세계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검은 슬랙스, 검은 패딩 재킷, 슬림핏 수트, 집업 니트 같은 전형적인 감독 유니폼 말이다. 실제로 과거 사진들을 보면 펩 역시 그런 옷들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차이는 그가 거기 머무르지 않았다는 데 있다.

어느 순간부터, 아마 여섯 번째 우승쯤이었을까, 펩은 더 이상 뻔한 감독 스타일을 입고 싶어 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그는 다른 감독들에게 스톤아일랜드 재킷과 스트레치 팬츠를 남겨두고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은 훨씬 흥미로웠다. 존 롭의 가죽 부츠와 미니멀한 푸마 스니커즈, 그리고 로로 피아나와 브루넬로 쿠치넬리 같은 이탈리아 브랜드의 울 스웨터와 정갈한 팬츠들. 여기에 IWC, 리차드 밀, 브라이틀링, 랑에 운트 죄네 시계까지 더해진다. 연봉 408억 원을 받는 세련된 50대 남성이 입을 법한 완벽한 럭셔리 스타일이다.

하지만 펩 스타일의 진짜 재미는 또 다른 쪽에 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스웨덴 브랜드 아워 레가시의 일부러 낡아 보이게 만든 플란넬 셔츠, 그리고 디스퀘어드 카고 팬츠에 크롭 후디를 매치하는 식의 예상 밖 조합 말이다. 비 오는 날 입는 재킷조차 평범한 스포츠 브랜드 대신 C.P. 컴퍼니의 테크웨어 스타일이었다.

물론 좋은 옷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것을 어떻게 입느냐다. 그리고 펩은 그걸 정확히 알고 있었다. 거친 플란넬 셔츠 안에 고급스러운 블랙 이너를 매치해 균형을 맞추는 법, 후디와 트랙 재킷을 입으면서도 억지로 젊어 보이려는 느낌을 피하는 법, 뉴트럴 컬러와 서로 다른 질감을 자연스럽게 섞는 법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엄청 과장된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 의미 없는 것도 아니다. 검은 패딩과 스키니 진 차림 감독들 사이에서, 나는 영국 터치라인 위의 펩 과르디올라 스타일을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축구에 대해 많이 몰라도, 그 정도는 확실히 알겠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a href="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68041" target="_blank">'여름이 너무해'</a>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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