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프로야구 타자 TOP 10은?

2015.08.26GQ

시즌 종반, 올 시즌 가장 잘 치고 달리는 타자 10명을 뽑았다.

1위 – 에릭 테임즈

타율 0.383, 홈런 37, 타점 105, OPS 1.312, WAR 8.75 101경기를 소화한 현재(8월 14일 기준)까지 타율 0.383(1위), 37홈런(2위), 105타점(2위). 지금 추세라면 1999년에 댄 로마 이어(한화)와 호세 페르난데스(SK)가 세운 기록인 외국인 타자 시즌 최다 홈런(45개) 기록을 가볍게 넘어설 듯하다. 같은 해 펠릭스 호세(롯데)가 세운 외국인 타자 최다 타점(122개) 또한 충분히 가시권에 있다. 테임즈의 홈런과 타점을 저지하려면 결코 그 앞에 주자를 내보내선 안 된다. 주자가 있을 때, 테임즈의 성적은 무려 타율 0.390, 19홈런, 87타점이다. 그렇다고 주자가 없을 때의 성적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타율 0.376, 18홈런, 18타점. 어떤 상황에서도 명실상부 올해 최고의 타자다. 

 

2위 – 박병호

타율 0.350, 홈런 41, 타점 108, OPS 1.165, WAR 7.09 올 시즌 박병호는 ‘괴물’ 그 이상이다. 타율은 0.350으로 리그 3위, 홈런(41개)과 타점(108개)은 1위, 장타율(0.730)과 출루율(0.435)은 4위에 올라 있다. 게다가 최다안타 부문에서도 141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141 안타 중 내야안타는 고작 9개뿐. 이제껏 홈런과 최다안타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한 선수는 단 4명뿐이다. 1988년의 김성한, 1991년의 장종훈, 1997년의 이승엽, 2010년의 이대호. 박병호는 지금 그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3위 – 유한준

타율 0.369, 홈런 19, 타점 83, OPS 1.063, WAR 5.77 최근 2년 동안 유한준은 괴소문에 시달렸다. 일부에서 “뭔가의 힘을 빌린 게 분명하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결국 다른 선수로 밝혀졌지만). 2005년 데뷔 이후 3할 은커녕 10홈런 이상도 치지 못했던 베테랑 타자가 2014년 갑자기 타율 0.316, 20홈런, 91타점으로 맹활약했으니 의심을 살 법도 하다. 하지만 유한준은 올 시즌 더욱 뛰어난 모습으로 그의 전해 성적이 약물이 아닌 노력 덕분임을 증명하고 있다. 타율(0.369)과 안타(136개)는 리그 2위, 홈런(19개)은 공동 13위, 타점(83개)은 9위, 출루율(0.440)은 3위, 장타율(0.623)은 4위. 유한준은 특히 ‘A급 투수’들에게 무척 강하다. 그는 평균자책점이 2점대인 투수들을 상대로 타율 0.412(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4위 – 강민호

타율 0.309, 홈런 28, 타점 70, OPS 1.086, WAR 5.82 2014 시즌을 앞두고 그는 원 소속팀 롯데와 초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타율 0.229, 16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야구팬들은 그를 홍현우, 진필중 등과 같은 선상에 올려놓고 ‘희대의 먹튀’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강민호는 올 시즌 입이 쩍 벌어지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타율 0.309, 70타점에 홈런은 28 개로 이미 자신의 최고기록을 넘겼다. 무엇보다 올 시즌 강민호는 타석에서 부쩍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강민호는 앞 타자가 삼진으로 물러났을 때의 성적이 매우 안 좋았다. 1홈런, 1 타점이 전부였다. 타율도 0.225에 불과했다. 올해는 같은 상황에서 6홈런, 9타점, 타율 0.245를 기록하고 있다. 앞 선수가 루상에 나갔든 아니든 정신 바짝 차리고 자신만의 야구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5위 – 김태균

타율 0.332, 홈런 18, 타점 86, OPS 1.086, WAR 5.04 WAR을 우리말로 풀어쓰면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다. 즉, 김태균은 다른 대체 선수보다 5승 정도를 한화에 더 안긴 셈이다. 이 5승은 한화에 꽤 의미 있는 승수다. 53승 51패로 리그 5위인 한화의 성적이 만약 48승 56패였다면, 지금 한화는 롯데와 8위 싸움을 펼치고 있을 것이다. 시즌 전 김성근 감독은 김태균에게 두 가지를 당부했다. 하나는 20 홈런, 다른 하나는 해결사 역할을 해달라는 것 이었다. 실제로 김태균은 2008년 31홈런을 기록한 뒤 한 번도 홈런을 20개 이상 치지 못했다. 승부처에서의 활약도 이름값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18홈 런, 86타점, 득점권 타율 0.285, 결승타 9개. 지금 추세라면 7년 만의 20홈런과 10년 만의 100타점 동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6위 – 최형우

타율 0.319, 홈런 27, 타점 93, OPS 0.985, WAR 4.16 최형우는 리그에서 가장 저평가된 타자다. 그는 2008년부터 2015년 8월 14일까지 가장 많은 홈런(197개)과 타점(737개)를 기록했다. 장타율과 OPS도 각각 0.541, 0.928로 1위다. 올 시즌도 예외 없이 걸출한 성적을 내고 있다. 홈런 5위, 타점 4위, OPS 6위. 특히나 리그 최고의 해결사라 부를 만하다. 결승타를 무려 15개(리그 1위)나 쳤다. 동점 상황 타율 (0.404) 또한 독보적인 1위다. 

 

7위 – 양의지

타율 0.338, 홈런 16, 타점 68, OPS 0.969, WAR 4.46 아마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포수 부문이 가장 치열할 것이다. 강민호가 홈런과 타점에서 앞서고 있지만, 양의지는 타율과 안타로 맞서는 상황. 공격적인 타격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래서인지 몸에 맞는 공도 무척 많다. 19개로 리그 1위. 넥센 박철영 배터리 코치는 “포수는 체력 소비가 크고 잔 부상이 많아 웬만한 포수들은 몸 쪽 공이 날아오면 피하기 일쑤”라며 “양의지처럼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 포수는 박경완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2010년 SK 박경완은 몸에 맞는 공 27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리고 그해 SK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8위 – 박석민

타율 0.324, 홈런 18, 타점 80, OPS 0.976, WAR 4.71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타율 0.310, 18홈런, 72타점 이상을 기록한 박석민은 꾸준함의 상징이다. 특히 wOBA(가 중 출루율)을 살펴보면 그가 왜 보이는 수치 이상으로 뛰어난 타자인지 잘 드러난다. wOBA는 타석당 득점 기대치로 풀이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0.320 이상이면 평균적인 타자, 0.400 이상이면 강타자로 분류한다. 박석민의 wOBA는 0.432로 리그 6위, 삼성에선 당당히 1위다. 

 

9위 – 야마이코 나바로

타율 0.270, 홈런 33, 타점 97, OPS 0.937, WAR 4.14 10개 구단 공히 100경기 이상을 치른 지금, 타율 3할 이상을 기록 중인 타자가 27명이나 된다. 좋은 타자의 기준을 3할로 잡는다면, 삼성의 나바로는 ‘A급 선수’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다른 지표들을 살펴보면 분명 그는 리그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타자다. WAR만 따져보면 최형우와 엇비슷하고, 홈런과 타점과 득점 모두 3위에 올라 있다. 

 

10위 – 브렛 필

타율 0.328, 홈런 17, 타점 79, OPS 0.896, WAR 1.76 필은 KIA 선수들 중 타율, 안타, 타점, 장타율, 출루율 1위다. 홈런은 2위. 심지어 도루도 제일 많이 했다. 무엇보다 결승타를 11개나 치며, 팀 승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9회 성적을 살펴보면 정답이 나온다. 타율 0.407(리그 2위), 4홈런(1위), 13타점(1위). 특히 필이 9회에 친 홈런 4개 중 2개는 팀의 역전승과 직결됐다. 글 / 박동희() 

    박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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