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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OF THE MONTH – 폭스바겐 골프 R

2015.09.01GQ

갖고 싶은 차가 너무 많아 곤혹스러울 때, 우리는 단 한 대의 차에 집중했다. 9월의 명예는 폭스바겐 골프 R이다.

VOLKSWAGEN GOLF R

엔진 → 1,984cc 직렬 4기통 싱글 터보 가솔린

변속기 → 6단 자동

구동방식 → 상시사륜구동

최고출력 → 292마력

최대토크 → 38.7kg.m

공인연비 → N/A

가격 → 미정

충격적이다. 폭스바겐 골프 R은 어디서나 거의 완벽하게 트랙을 재현해냈다. 북악 스카이웨이거나 유명산에서, 소월길이나 내장산에서라도 그럴 것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하다. 여전히 냉정하지만 어딘가는 완전히 폭력적이다. 펄펄 끓고 있다는 게 엉덩이 밑에서 느껴진다. 운전 모드는 노멀, 레이스, 에코, 개별 설정 등 네 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기어 변속은 변속기를 아래로 툭, 치는 방식으로 드라이브와 스포츠 모드를 넘나들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선 7,000rpm을 수시로, 우습게 넘나든다. 레이스 모드로 핸들과 엔진을 충분히 흥분시켜놓고 기어까지 스포츠 모드로 놓으면 호기심, 확신, 흥분, 절정을 넘어 공포에 도달할 때쯤, 머리에 피가 쏠려서 이 도시가 핑- 돌 때쯤 3단으로 스르륵 넘어간다. 도시에서 조심해야 하는 건 경찰의 단속, 가다듬어야 하는 건 운전 실력, 공부해야 하는 건 물리학과 역학일 것이다. 1,984cc 직렬 4기통 가솔린 싱글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292마력, 최대토크는 38.7kg.m이다. 시속 100킬로미터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4.9초. 포르쉐 박스터 GTS가 4.7초다. 하지만 골프에는 골프만의 달리기가 있다. 그 짜릿함을 수치로 비교할 순 없다. 폭스바겐 사륜구동 시스템 4모션은 끝까지 버텨준다. 누군가는 “길에 레일이 깔려 있는 줄 알았다”고 썼다. 호기심과 공포를 극복한 후에, 모든 쾌락을 넘어 마침내 시동을 껐을 때 남는 건 오로지 믿음 뿐이다.

INSIDE담백하고 구조적인 엔진룸이다. 억지로 꾸민 구석도 없고, 일부러 멋져 보일 마음도 없다. 보이는 그대로 폭스바겐이 만든 2리터 TSI 엔진이 믿음직하게 들어차 있다. 그 아래 ‘R’이라고 작게 쓰여 있다. 실내는 익숙한 듯 단순하고 고급스럽다. 곳곳에 파란색 세부를 섞어 단정한 멋을 냈다. 시트는 엉덩이와 허리를 꽉 잡아준다. 이렇게까지 내 옆구리를 꼭 안아주는 골프는 없었다. 매우 본격적인 느낌. 만만치 않은 운전이 될 거라는 걸 시동을 걸기 전에 알 수 있다. 폭스바겐의 2리터 가솔린 엔진과 6단 DSG의 궁합은 이제 의심하면 안 된다. 과감하고 능란하게 엔진의 힘을 조율해낸다. 

EVERY GOLF EVERY ME 지금 한국에서 고를 수 있는 골프는 여섯 종류다. 일단 일반적인 골프가 셋이다. 디젤 엔진이 둘, 가솔린 엔진이 하나. 1.6리터 디젤 엔진을 쓰는 골프는 3천1백10만원, 가장 익숙한 감각이다. 또 하나의 디젤 엔진 라인업은 2.0리터 엔진을 쓴다. 확실히 고급스럽다. 가격은 3천4백30만~3천8백40만원. 가솔린 엔진 골프는 1.4리터를 쓴다. 가격은 3천2백70만~3천6백70만원. 여기에 ‘베이비 포르쉐’라는 별명을 가진 고성능 골프가 두 종류 있다. 가솔린 싱글 터보 엔진을 쓰는 GTI는 4천4백80만원, 디젤 싱글 터보 엔진을 쓰는 GTD는 4천3백30만원이다. 해외에선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GTE도 팔리고 있다. 이번엔 골프 R을 더했다. 골프의 세계관이 이렇게 넓다. 압도적으로 다채로운 변주다. 기본기가 튼튼하니까 가능한 일, 이런 차는 누구도 배신하지 않는다.

 

YOUR SHOPPING LIST 도로에서 이 세대의 차를 만난다면 절대 업수이 여겨선 안 된다. 메르세데스-벤츠 A 45 AMG는 호쾌하게 넓은 품으로 ‘펑펑’ 터지는 소리를 내면서 달린다. 랠리 코스를 달리는 것 같은 기분. 아우디 S3 세단은 마냥 기분이 좋다. 강력한데 부드럽고, 간이 뚝 떨어질 것 같은데도 고급스럽다. 끝내 상쾌해진다. 미니 JCW는 오로지 재미를 추구한다. 제대로, 신나게 운전할 수 있다. 운전 자체가 놀이인 듯, 도시가 놀이터인 듯하다. 모두 내로라하는 고성능 모델이지만 운전의 결은 서로 매우 다르다. 가격이 기준이 될까? 폭스바겐 골프R은 (아마도) 미니와 아우디 사이에 위치할 것이다. 굉장한 설득력이 있다.

    에디터
    정우성
    포토그래퍼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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