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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Dynamite’의 감상포인트 세 가지

2020.08.25박희아

나오자마자 차트 최상단에 착 달라붙은 BTS의 ‘Dynamite’를 더 풍성하게 감상하기 위해 아래 세 가지를 체크해본다.

1 영어 가사가 주는 안정감

앞서 방탄소년단은 ‘MIC DROP’의 리믹스 버전이나, 해외 뮤지션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면서 영어 가사 위주의 곡을 여럿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정식 활동곡으로 기자간담회까지 열면서 영어로 된 신곡을 발표한 경우는 처음이다. 멤버들이 “영어로 된 가사가 더 어울려서”라고 설명했다는 사실에 덧붙이자면, 해외 작곡가에게 받은 많은 아이돌 그룹 음악의 데모 버전에서 임의로 붙인 영어 가사가 사실상 원곡의 느낌을 잘 살려주는 경우가 대다수다. 음절과 멜로디의 느낌에 따라 각국의 단어, 접속사 등이 품은 고유의 서사와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인데, ‘Dynamite’의 가사를 한국어로 번역해보면 뮤직비디오 안 정국의 방처럼 미국 하이틴 스타의 노래를 듣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부분들이 많다. ‘Dynamite’의 히트로 인해 K팝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가 남는데, 이 곡이 지닌 정서는 분명 팝의 정서에 가깝고 그로 인해 느껴지는 안정감 또한 부정할 수 없다.

2 파트마다 색다른 코러스의 맛

방탄소년단의 ‘Dynamite’를 들을 때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멤버 각자의 파트마다 겹쳐지는 다른 멤버의 목소리다. 보컬에 다채로운 튠을 입힌 상태로 두세 명의 멤버가 코러스 역할로 엮여 드는 곳이 많은데, 안정적인 저음을 받쳐주는 RM의 랩이 보컬 멤버들의 코러스가 된다거나 1절과 2절에서 같은 싱잉 랩 파트를 맡고 있는 슈가가 RM의 코러스가 된다거나 하는 식이다. ‘DNA’ 때부터 멤버들 각자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일곱 명의 목소리에 각기 다른 공간감을 부여한 것과는 달리, ‘Dynamite’에서는 서로를 받쳐주는 든든한 코러스들이 작은 조각보들처럼 모여 하나의 곡을 완성한다.

3 방탄소년단이 전하고자 하는 어른의 이야기

이 곡에서 핵심이 되는 한 부분을 꼽으라고 하면 “I’mma light it up like dynamite” 대신 “Ladies and gentlemen, I got the medicine so you should keep ya eyes on the ball, huh”를 선택할 것이다. RM이 맡은 이 파트는 나에게 해결책이 있으니 당신은 편하게 즐기라는 뜻으로, 그저 마음 놓고 이 노래를 들으라는 의미다. 다이너마이트처럼 불빛을 뿜어내려면 강한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지금 코로나19 사태와 경기 침체 등 여러 가지 문제들 앞에 선 사람들에게 이 말은 사실 공허한 위로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보다 여유롭고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자신에게 기대 편하게 즐겨보라는 RM의 한 마디가 더 안부 인사에 가까운 다독임처럼 느껴질 것이다. 나아가 꾸준히 “Love yourself”를 주장하던 방탄소년단의 지난 이야기가 이 한 줄을 통해 ‘Dynamite’를 나에서 상대방으로 시야를 확장한 어른의 이야기로 발전한다. 여유를 나눠주는 어른이 된 소년들의 현재가 담긴 이야기로.

    에디터
    글 / 박희아(대중문화 저널리스트)
    사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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